정유미의 감성적인 순간
커튼 사이로 따사로운 볕이 드는 나른한 오후, 장미 향가득한 공간에 홀로 남은 정유미의 감성적인 순간.
배우 정유미에게는 다양한 모습이 있다. ‘윰블리’라는 애칭으로 대표되는 사랑스러운 모습부터 인터뷰마다 드러나는 티 없이 맑고 순수한 모습, 영화 <부산행>과 <우리 선희>, 드라마 <연애의 발견> 등 상업 영화와 독립 영화, 드라마를 넘나들며 필모그래피를 탄탄히 쌓아온 12년 차 여배우의 아우라까지. 모니터 안에 담긴 정유미의 다양한 얼굴을 포착하면 할수록, 평소 그녀의 모습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11월 햇살 좋은 어느 날, 낡은 주택을 개조한 조용한 스튜디오에서 정유미를 만났다. 평소 좋아하는 장미 향이 가득한 공간에서 촬영한 그녀는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평소 꾸밈없이 자연스러운 모습이 자주 포착돼요. 촬영을 하지 않을 때 메이크업은 주로 어떻게 하나요?
—아무래도 촬영할 때 메이크업을 진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평소엔 메이크업을 거의 하지 않아요. 요즘은 날씨가 워낙 건조해서 수분크림에 페이스 오일을 섞어 바르는 정도로만 간단하게 피부를 정돈하고 있어요. 촬영이 없을 때는 메이크업을 하는 대신 향수를 뿌리며 기분전환을 하는 편이에요.
평소에 뿌리는 향수는 뭔지 궁금해요.
—원래 장미 향을 비롯한 플로럴 계열의 향을 좋아해요. 그중에서도 시간이 지나면서 시시각각 변하는 장미 향 향수를 자주 사용해요. 장미 향은 한없이 우아하다가도 상큼하고, 달콤한 향이 나는 등 정말 다양한 매력이 있죠.
오늘 촬영에서는 끌로에의 플레르 드 퍼퓸의 뮤즈가 되었죠. 이 향수의 첫인상은 어땠나요?
—끌로에의 플레르 드 퍼품 향은 여자라면 누구나 좋아할 만한 향인 것 같아요. 따스함이 느껴지는 향이라 가을이나 겨울에 사용하기도 좋을 것 같고요. 오늘 촬영할 때도 이 향수를 계속 뿌렸는데, 조금 더 여성스러워진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요?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어요.
향을 즐기는 유미 씨만의 방법이 있다면요?
—향수를 뿌리는 건 기분을 전환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죠. 왜 향으로 사람을 기억하기도 하잖아요. 보통은 향수를 귀밑이나 손목에 뿌리는데 저는 손목에 자주 뿌려요. 가끔은 공기 중에 확 뿌린 뒤에 그 아래 서 있기도 해요. 이렇게 하면 향수의 향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더라고요.
어린 시절의 추억이나 과거 행복한 순간을 떠오르게 하는 특별한 향이 있나요?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향이 있다기보다는 해외여행 갈 때마다 여행지에 도착한 첫날 향수를 꼭 하나씩 사요. 그러곤 여행 내내 그곳에서 산 향수만 뿌리죠. 나중에 시간이 지난 후 그곳에서 뿌린 향수 냄새를 맡으면 저절로 여행지에서의 추억이 떠오르거든요. 그때 뿌린 향수로 인해 여행의 기억들이 저절로 떠오르니까 저에게 향수는 ‘기억’인 것 같아요.
- 에디터
- 김지수
- 포토그래퍼
- 안주영
- 스타일리스트
- 최경원
- 헤어
- 박선호
- 메이크업
- 고원혜(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