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 그리고 시작 <2>
데이식스는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한 한 해를 보냈다. 2017년을 함께한 ‘Every Day6’ 프로젝트는 이제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제가 운영하는 ‘제이식스’ 유튜브 채널은 오직 데이식스
홍보를 위한 거예요. 몇몇 사람과 촬영을 해보면서
어떤 게 좋은 콘텐츠인지 알아가기 시작했어요.” – 제이
데이식 스 곡들 중에 이 노래만큼은 언젠가 역주행을 했으면 좋겠다! 하는 노래가 있다면?
모두 Congratulations요!
영케이 저는 노래 자체는 좋은데 가사가 조금 그래요. 특히 랩 가사가 지금 들으면 너무 오그라들기도 하고 표현이 너무 센 거 같아요. 저는 그래서 ‘예뻤어’를 고를래요.
제이 사실 저희가 진짜 소중하게 아끼는 곡이 몇 개 있는 거 같아요. ‘그렇더라고요’도 그중 하나고요. 홍대에 있는 클럽들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공연장을 경험해오고 있잖아요.
가장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았던 공연장을 꼽아줄 수 있어요?
영케이 같은 공연장이어도 분위기가 다 달라요. 같은 콘서트여도 날마다 다르고요. 매번 다른 게 라이브의 매력이죠.
원필 저는 악스홀하고 연세대가 기억에 남아요.
영케이 악스홀은 첫 단독 콘서트를 진행했던 곳이어서 더 그렇죠. 성진 우리 곡만으로는 공연 시간을 다 못 채우던 시절이었는데. 영케이 일년 뒤에 다시 그 공연장에서 공연했는데 그때는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 곡으로 채울 수 있었거든요.
성진 언젠가 야외에서도 단독공연 한번 해보고 싶어요. 저희 곡들이 자 연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 있거든요.
많은 공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한순간을 꼽자면?
영케이 동국대 축제에 갔을 때요. 제가 지금 4 학년 1학기, 햇수로는 거의 5년을 다닌 학교거든요. 모교에서 축제 할 때 라인업에 언젠가 내 이름이 있었음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멋진 사람들하고 부끄럽지 않은 음악으로 무대에 서서 뿌듯했어요. 친구들 앞에서,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거 자체가 자랑스러웠어요.
성진 제일 처음에 했던 버스킹이 기억에 남아요. 저희가 콜드플레이를 좋아하게 된 이유도 공연에서 모든 사람이 노래를 다 같이 따라 부르는 장면 때문이거든요. 처음 버스킹을 했을 때 와주셨던 분들이 저희의 모든 곡을 다 같이 불러줬어요.
원필 저는 연세대에서 한 단독공연이요. 늘 스탠딩 공연만 해서 좌석만 있는 이곳에서 공연한다고 할 때 좀 의아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팬들이 잘 놀 수 있게끔 해야겠다 했거든요. 막상 해보니까 진짜 너무너무 재미있었고 여느 공연장들보다 더 잘 놀았어요. 그래서 이상하게 3일 내내 뭔가 울컥했어요. 이 공연장에서 같이 놀고 즐겨주는 팬분들에게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고 마지막 멘트하는데 또 뭉클하고. 공연에 진영이 형도 오셔서 팬 이벤트를 같이 하고 계시더라고요. 귀여웠어요.
제이 저희가 첫 번째 해외 공연으로 대만을 갔거든요. 저는 원래 공연할 때 잘 안 울어요. 그때, 대만에서 딱 한 번 울었어요. 우리 다 펑펑 울었잖아. 진짜 데뷔했구나, 데뷔한 게 몰래 카메라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공감해주는 걸 처음 느꼈어요.
원필 저는 그때 비행기를 어떻게 타는지도 몰랐어요.
성진 저희가 놀렸어요. 신발 벗고 타야 된다고, 비행기 창문의 윗부분이조금 열린다고도 하고.
원필 사실 신발은 안 속았고 창문은 좀 속았어요.
도운 저는 정규 앨범 쇼케이스 때. 우리가 별별 일이 되게 많았잖아요. 다 들 힘들었지만 저보다 형들이 더 힘들었을 거예요. 그런데 데뷔 무대였던 공연장에서 정규 앨범을 내고 공연을 한 거잖아요. 저는 드럼 담당이 니까 형들의 뒷모습을 보게 되는데 ‘우리 참 잘 걸어왔네’ 그런 생각이 들어서 울컥했어요.
공연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어떤 거예요?
성진 저는 노래! 원필 제 진심이 노래에 다 전해지면 좋겠는데 안 그렇다고 느껴지면 그 때부터 굉장히 신경이 쓰여요.
영케이 에너지요. 그게 신나든 슬프든 내가 전달하고 싶은 에너지가 정 확하게 전달됐는지와 관객들이 받은 에너지가 우리에게 되돌아오는지가 중요해요. 데뷔 초에는 못 느꼈는데 공연을 계속하다 보니까 그게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이 프로젝트 초반까지는 노래, 에너지, 기타 연주 다 신경 썼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냥 놨어요. 제가 즐거워하면 다른 사람들도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물론 노래나 연주를 틀릴 때마다 뜨끔해서 도운이를 보긴 하지만 요.(웃음)
도운 저는 드럼이다 보니까 박자가 제일 중요하죠.
제이 다들 습관인지 모르겠는데 틀리면 도운이 쪽을 보면서 눈치를 봐요. 그런데 넌 틀리면 누구 봐?
도운 저는 틀리면 고개 숙여요. 그냥 웃거나. 가끔씩 드럼 도와주러 오는 형님들이 무대 왼쪽에 있는데 그쪽 쳐다보고 아! 하고.
무대에서 내려다보는 관객들의 모습은 어떤가요?
성진 그때그때 다르긴 한데 귀여울 때도 있고 예쁠 때도 있어요. 이제는 공연할 때도 팬들이랑 합이 잘 맞아서 든든해요.
원필 요새는 정말 귀여워요.
영케이 이번 공연에 섹시 댄스를 추는 게 있었는데, 팬들 사이 간격이 좁 으니까 손을 들어 올려서라도 섹시함을 표현하더라고요. 그리고 또 저희가 자리에서 콩콩콩 세 번 뛰어보자고 했었는데 뛰는 모습을 위에서 보니까 진짜 귀여웠어요. 공연의 묘미죠.
무대에서 노래 부르다가 감정이 폭발할 때는 어떤 식으로 마음을 다 잡나요?
원필 아직 감정 컨트롤을 잘 못하겠어요. 노래를 들으러 오신 관객분들을 위해 노래를 해야 하니까 내 감정에 취하면 안 된다고 최면을 거는데 도 아직 어려워요.
성진 이런 마음을 멤버들이 서로 알아서 옆에서 누가 울려고 하면 장난을 걸어요. 감정을 깨주려고 하죠.
“드럼 위치상 형들보다 좀 더 높은 위치에서 공연장을 보게 되는데
모든 광경이 더 예쁘게 보여요. 공연하는 동안 팬들이 야광 밴드를 들어
올리고 있거든요. 그 불빛을 보고 있으면 마치 도시의 밤이 펼쳐지는 것 같아요.” – 도운
밴드의 기본 코드는 ‘청춘’인 것 같아요. 청춘을 완성하기 위해 필요 한 건 뭐라고 생각해요?
성진 저는 열정이요.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까지가 청춘이라고 생각하 는데 가장 열심히 살아야 되는 시기잖아요. 열정이 있어야 뭐든 할 수 있 고 그렇게 해야 청춘이 지나간 뒤에 조금 더 안정된 삶을 살 수 있거든요. 청춘은 열정으로부터 비롯되는 거 같아요.
영케이 내가 느끼는 감정들, 예를 들면 실패나 성공, 기쁨, 희열, 혹은 슬 픔을 느끼는 모든 순간이 다 청춘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저희도 청춘을 대변하는 가사를 쓰고 청춘을 노래하잖아요. 저희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청춘에 대한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어떤 감정을 느끼는 순간이 있으면 그때가 내 청춘이라고 생각할 수 있죠.
원필 꿈을 꿀 수 있으면 청춘이라고 생각해요. 주변에서 ‘그걸 어떻게 해?’라고 할 정도로 터무니없어 보이는 큰 꿈이 좋은 꿈인 거 같아요. 누가 봐도 이건 할 수 있는 꿈이라고 하면 재미가 없잖아요. 남들이 너는 못 이룬다고 하는게 진짜 좋은 꿈이라고 생각해요.
제이 저도 비슷한데 청춘은 아무것도 모르는 게 매력이지 않을까요? 그러면서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청춘인 거 같아요.
도운 저도 원필이 형이랑 비슷해요! 형이 말한 게 되게 멋있네요.(웃음)
밴드로 활동한다는 게 가장 행복할 때는 언제인가요?
원필 무대 위에서 라이브를 할 때. 그리고 저희 음악을 들을 때 가장 행복하고 감사해요. 악기 구성이 굉장히 좋아서 모든 장르를 할 수 있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거든요.
영케이 정말 다행인 건, 드러머의 존재죠. 드러머도 장르를 표현하는 데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거든요. 데뷔하기 직전에 들어온 도운이가 그걸 잘해줘요. 처음엔 안 익어도 결국엔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요. 멤버들이 자랑스러웠을 때는요?
성진 공연할 때요. 다들 멋있어요. 평상시에는 얘도 사람이구나 하지만 무대 위에 있을 때는 이런 애들과 같이 음악을 한다는 게 자랑스러워요.
프로젝트가 끝나고 휴가가 주어지면 각자 하고 싶은 일이 있어요?
성진 여행. 뭐 어디든 상관없어요.
원필 저는 편하게 집에서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못 만났던 친구들도 만나 고 싶어요. 곡 컨펌 같은 거 신경 안 쓰고 마음이 편한 상태에서 온전히 쉬고 싶어요.
영케이 저도 그냥 집에만 있으면서 쉬고 싶어요.
도운 우리 멤버들, 아니면 다른 친구들이랑 스키장처럼 그냥 노는 곳에 가고 싶어요.
제이 저는 친구들 다 데리고 알래스카 가고 싶어요. 오로라를 보는 게 꿈이거든요.
훗날 돌이켜봤을 때 2017년은 어떻게 기억될 거 같아요?
성진 정말 열심히 살았다. 제가 살면서 이렇게까지 열정을 쏟았을 때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될 거 같아요.
제이 최선을 다했다. 진짜 열심히 하긴 했다.
원필 진짜 이걸 했으니까 딴 건 뭐든 다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2018년에는 데이식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길 바라요?
역주행! 1위!(음원 차트 1위요?) 빌보드 1위! 슈퍼볼 하프타임 공연! 다 해! 다 가! 그래미도 가고!
“저는 어쿠스틱한 사운드로 시작해 장대하게 끝나는,
사운드가 크고 호소력이 짙은 음악을 예전부터 좋아해서
그런 노래를 더 불러보고 싶어요.” – 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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