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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어요” 그가 말간 얼굴로 말했다. 묵묵히 원하는 길을 걷고, 현재를 열심히 살아가고 싶다고 말하는 라이관린의 오늘.
아시아 팬미팅 투어를 막 끝냈어요. 어떤 기분이 들어요?
워너원의 마지막 콘서트 이후로 팬들 앞에 서는 게 굉장히 오랜만이라, 팬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많이 준비했어요. 크게 어려운 점은 없었는데, 각 나라의 언어와 문화가 전부 다르다 보니 조심스러워질 때도 있었어요.
언어가 통하지 않는 무대에서는 어떻게 마음을 전하나요?
무조건 최대한 많은 걸 보여주려고 해요. 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제 모습을요. 제가 무얼 하든 팬들이 좋아할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팬미팅을 준비했어요.
대만에도 다녀왔다면서요. 가족과 시간을 보냈나요?
스케줄 때문에 오래 머무르지는 못해서 함께 식사만 했지만 그래도 즐거웠어요.
타지에 떨어져 지내는 게 외롭지는 않아요?
제가 선택한 길이니까 괜찮아요. 설사 외롭다고 해도 가족들에게는 말하지 않아요. 괜히 걱정할 것 같아서요. 주변에 또래 친구는 없지만 형들이 많아요. 워너원, 펜타곤, 비투비 형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도 해요. 그래서 외롭지 않아요.
워너원으로 정상에 올랐고, 최근에는 아시아 투어를 하며 많은 광고 촬영을 했어요. 언젠가는 이렇게 성공할 거란 믿음이 있었어요?
저는 그저 하고 싶은 일을 열심히 하고 있을 뿐이에요. 사실 저는 바라는 게 아무것도 없어요. 물론 제가 한 일들을 많은 사람이 좋아해주면 좋겠지만, 설사 그렇지 않아도 크게 실망하지 않아요. 언젠가 잘될 수 있을 거라는 부담을 느끼기보다는 저의 일을 즐기고 있을 뿐이죠.
“늘 데뷔 조 안에 있는 게 당연한 건 아니다”라는 명언은 그런 생각에서 나왔군요.
물론 데뷔가 목표였지만 국민 프로듀서들이 저를 반드시 뽑아야 할 이유나 책임은 없다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그저 최선을 다했을 뿐이고, 그런 날 좋아해준다면 감사한 일이지만, ‘내가 이렇게 노력했는데 왜 이렇게 등수가 낮을까’라는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어요. 그냥 나만 잘하면 돼요. 그 결과는 부메랑처럼 돌아올 것이라 믿거든요.
강한 멘탈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나요?
여러 경험 덕분이에요. 내가 직접 겪은 일 뿐만 아니라, 예전에 만났던 사람들이 제게 해준 이야기나 고전에서 읽은 것들을 매순간 떠올려보려고 노력해요. 이런 상황에서는 이렇게 행동해야겠다 하고요. 다시 그 경험이 쌓여 다른 깨달음을 주곤 하죠.
<손자병법>과 <삼국지>를 말하는 건가요?
<삼국지>나 <손자병법>은 병법을 다룬 책이지만, 누군가와 싸울 때나 전쟁할 때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사람을 대할 때나, 사람과 이야기할 때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책 속 인물은 누구예요?
관우요! 우직해서 왠지 안심이 돼요. 제가 <삼국지> 속에 있었다면 항상 관우 뒤에 서 있었을 거예요.(웃음)
관우처럼 우직하고 신중한 사람이 되고 싶은 건가요?
아주 나중에 좋은 아빠가 되려면 그래야 할 것 같아요. 지금은 제갈량? 아니, 저는 그냥 라이관린이 되겠습니다.(웃음)
앞으로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어요?
지금처럼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면서 했으면 해요. ‘이걸 하면 사람들이 날 좋아해줄 거야’ 하면서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하고 싶지는 않아요. 저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존중하면서 부족한 점들을 고쳐나가고 싶고요. 최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 일할 방법을 찾고 있어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는 편이에요?
타인에 대한 기대는 적지만, 스스로에 대한 기대는 크거든요. 내가 생각하는 그림이 있는데 막상 작업을 해보면 제 기대치에 못 미칠 때가 많아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어요. 게다가 힘든 일이 있어도 주위 스태프들에게 말하지 않는 편이에요. 매니지먼트 실장님들이나 헤어, 메이크업, 스타일리스트 실장님 전부 현장에서 저보다 더 고생하시거든요. 저 때문에 고민할 거리를 또 하나 드리는 게 싫어요.
최근에 라이관린을 오래도록 고민에 빠지게 한 작품이 있었죠. 드라마 <초연나건소사>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회사에서 답답해할 정도로 오래 고민했어요.(웃음) 가수가 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으니까 계속 여기에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컸거든요. 내가 연기를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있었고요. 감독님도 만나뵙고 혼자서도 많은 고민을 했어요. 하지만 지금 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 같아서 결국 도전하게 됐죠.
촬영을 모두 끝낸 지금, 그 결정에 후회는 없어요?
네. 운이 좋게도 좋은 감독님을 만났어요. 덕분에 많은 것들이 수월해졌죠. 4개월 동안 즐겁게 촬영했어요.
어떤 드라마인가요?
대학 캠퍼스를 배경으로 한 풋풋한 청춘들의 이야기예요. 제가 첫사랑을 당하는 입장이죠.(웃음)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했어요?
제게 평범한 학창 시절의 기억이 별로 없어서 고민이 많았어요. 그래서 학교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많이 봤어요. 평소에는 액션물을 좋아해서 잘 보지 않던 로맨스물도 많이 보고요.
학창 시절에는 어떤 학생이었어요?
너무 조용했어요. 그래서 인기도 별로 없었고요.
추억이 많지 않아 아쉽지는 않아요?
사실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요. 학교보다 훨씬 더 많은 걸 배우고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학생 역할을 연기하려고 보니, 이제야 아쉽더라고요. 경험이 없어서 더 어려웠어요.
학교 밖에서는 어떤 걸 배울 수 있었어요?
또래 친구들은 이제 대학 시험을 봐야 해요. 지금 어느 순간보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시기죠. 그런데 저는 이미 하고 싶은 일을 정했고 꿈을 열심히 좇고 있으니까요.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죠. 오늘도 화보 촬영과 인터뷰를 하고 있잖아요. 매일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접한다는 자체가 제게는 모두 배움이죠.
드라마 촬영 현장은 또 다른 세계일 것 같아요. 적응은 쉬웠어요?
제가 낯을 엄청 가리거든요. 남자 주인공인 만큼 현장 분위기를 리드했어야 했는데, 그걸 처음에는 잘 못했어요.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이곳에서 어떤 걸 해야 하는지, 사람들과 어떻게 지내야 하는지 많이 배웠어요. 전부 함께한 스태프들 덕분이에요.
연기까지 도전하는 아이돌 가수가 되었지만, 원래는 농구 선수를 꿈꿨죠. 겁이 나지는 않았어요?
겁이 났지만 후회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다만 조심히, 신중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디뎌야겠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어요.
케이팝은 여전히 극심한 경쟁 사회죠. 힘든 점은 없어요?
워너원으로 데뷔할 때 <더 유닛>과 <믹스나인>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바로 시작하더라고요. 정말 단 한순간도 안심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느 면에서는 그게 우리를 좀 더 성장하게 만든 것 같기도 해요.
<프로듀스X 101>이 방영 중이에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제가 출연했을 때보다 훨씬 잘하는 연습생들이 많더라고요. 너무나 잘하고 있다고, 응원하고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가수가 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 있다면요?
아주 나중에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 있다면, 가수가 되길 잘했다고 스스로의 선택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줄 것 같아요. 지금은 그런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과정이고요.
현재를 살아가는 라이관린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제 음악을 들어주는 사람들이요. 제 음악을 들어준다는 자체가 너무 힘이 되고 좋아요.
올해 19살이에요. 빨리 어른이 되고 싶어요?
아뇨. 그냥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어요.(웃음) 빨리 성인이 되어서 해보고 싶은 게 별로 없거든요. 그냥 현재를 즐기고 싶어요.
그나저나 한국어가 정말 많이 늘었네요.
많이 줄어든 거예요.(웃음) 얼마 전에 민현이 형이 보고 싶어서 전화를 했더니, 형이 “관린아, 너 한국말 실력이 너무 많이 준 거 아니니?”라고 해서 엄청 웃었거든요.
언어 습득력이 좋다면서요. 본인만의 공부법이 있어요?
언어는 소통을 위한 거니까 아는 단어와 문장이 있으면 많이 말해보려고 해요. 쓰는 것보다 말하는 게 훨씬 공부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잘하든 못하든 부끄러워하지 않고 무조건 뱉어요.
한국어 작사에 대한 욕심은 없어요?
다양한 언어로 작사를 할 수 있다면 제가 표현할 수 있는 기회가 훨씬 많이 늘어나게 되는 거잖아요. 그 기회를 놓칠 수 없으니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라이관린의 앨범을 기대해도 좋은가요?
지금 열심히 고민 중이에요. 사람들의 귀를 편안하게 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은데, 쉽지 않더라고요. 좋은 스태프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준비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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