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여행을 간다면

코로나19만 아니었더라면 이미 여러 번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패션 피플에게 물었다.

1 다시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다면 어느 도시에 가고 싶어요?
2 어떤 신발을 신고요?
3 왜요?

앞코가 뾰족한 슬링백은 1백30만원대, 마놀로 블라닉(Manolo Blahnik).

이선화 | 프리랜스 에디터

1 밀라노
2 마놀로 블라닉 샌들
3 여행지에서는 이방인이고 싶지 않다. 그곳에 사는 사람처럼 분주하지 않고 여유롭게, 뾰족한 구두를 신고 자연스럽게 걷고 싶다. 그래도 구두는 오래 걷기에 부담스러울 테니 또각또각 날렵한 굽이 있고 생기 있는 색을 지닌 예쁜 샌들이면 좋겠다. 그리고 하루 종일 느긋하게 밀라노의 미술관을 거닐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것.

글래디에이터 샌들은 16만8천원, 닥터마틴(Dr. Martens).

박주영 | 세트 디자이너

1 세노테
2 글래디에이터 샌들
3 두 번의 남미 여행을 다녀왔지만 멕시코는 아직 내게 미지의 세계다. 게으른 여행자인 내게 여행 중에 멋을 부리기란 쉽지 않은 일. 신기만 해도 척하니 멋스러운 글래디에이터 샌들을 신고 그곳으로 가련다. 바다사자와 스쿠버다이빙도 하고 세뇨테 특유의 비 내림을 감상하며 수영도 해야지.

자연스러운 빈티지 염색이 특징인 캔버스 슈즈는 6만원, 빅토리아 슈즈(Victoria Shoes).

최이연 | 자이요가명상 인스트럭터

1 암스테르담
2 캔버스 운동화
3 미국과 유럽의 정서가 절묘하게 섞인 도시를 좋아한다. 여유롭고 행복한 분위기의 암스테르담이 그렇다. 여행이 가능해진다면 전 세계 페스티벌도 다시 열릴 것. 캔버스 운동화는 평소 즐겨 입는 레깅스나 쇼츠에 잘 어울린다.

접지력이 좋은 청키한 아웃솔의 트레킹화는 12만9천원, 노스페이스(North Face).

김혜진 | 컴퍼니에프 아트 디자이너

1 페로제도
2 트레킹 슈즈
3 많이 걷고 산에 오르는 것을 좋아하는 내게 가볍고 착용감 좋은 트레킹화는 여행의 필수 조건이다. 트레이닝복은 물론 청바지나 원피스 등에도 잘 어울리는 멋스러운 트레킹화를 신고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페로제도에 가고 싶다.

핑크 컬러의 ‘척 70 빈티지 캔버스’는 8만9천원, 컨버스(Converse).

이기란 | M퍼블릭 홍보 담당자

1 바르셀로나
2 컨버스 운동화
3 골목길을 따라 무작정 걷는 것을 좋아하고 무엇보다 신발을 험하게 신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대의 편한 운동화를 선호한다. 컨버스 운동화를 신고 유유자적 걸어 바르셀로나 몬주익 공영 수영장에 갈 테다. 물론 도착해서는 즉각 운동화를 벗어 던지고 수영장 속으로 뛰어들겠지만.

착용감 좋은 러닝화 ‘프리 런 플라이니트’는 14만9천원, 나이키(Nike).

안상미 | 포토그래퍼

1 베를린
2 나이키 프리런 플라이니트
3 휴양지보다 도시가 좋다. 생소한 거리를 하염없이 걸으며 생경한 모습과 마주하길 기대한다. 많이 걷기 위해서는 적합한 무게와 탁월한 착용감의 운동화가 필요할 거라 생각했다.

에어를 장착한 플랫폼 샌들 ‘에어맥스 코코 샌들’은 11만9천원, 나이키.

장해인 | 헤어&메이크업 아티스트

1 치앙마이
2 나이키 에어맥스 코코 샌들
3 여행지에서 신발을 선택하는 기준은 딱 두 가지다. 많이 걸어도 편한 신발, 물놀이하고 쉽게 마르는 신발. 이 샌들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킨다. 더욱이 양말과 함께 신어도 예쁘다.

천연 가죽 소재의 샌들은 각각 50만원대, 버켄스탁 1774 컬렉션(Birkenstock 1774 Collection).

정재옥 | 패션&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제인마치 대표

1 제주도
2 버켄스탁 샌들
3 엄마와 여행을 하려는데 건강이 좋지 않으셔서 장거리 여행은 힘들 것 같다. 서울에서 접근성도 좋고 아름답기로 두말이 필요 없는 제주도행을 계획 중이다. 엄마와 예쁜 커플 샌들을 신고 해변을 거닐면 일상에서 침전된 스트레스가 말끔히 치유될 것 같다.

핫핑크 별 장식과 레오퍼드 패턴이 조화로운 스니커즈는 71만8천원, 골든 구스(Golden Goose).

최은선 | 스피커 프로젝트 매니저

1 뉴욕
2 골든구스 운동화
3 가장 먼저 볼 것, 즐길 것이 충만한 뉴욕에 가고 싶다. 패셔너블한 디자인의 운동화를 선호하는 편이라 식당을 가거나 쇼핑을 하거나 전시를 볼 때 등 데일리 룩으로 제격인 골든구스 운동화를 선택하겠다.

6cm의 입체적인 아웃솔을 자랑하는 ‘클래식 베이 클로그 우먼’은 6만원대, 크록스(Crocs).

김보라 | 프리랜스 패션 에디터 & 빈티지 편집숍 RCRC 대표

1 하와이
2 크록스 클래식 베이 클로그
3 코로나19를 겪으며 환경과 자연에 경외감을 느꼈다. 미세먼지가 잦아든 서울 하늘, 60년 만에 맑은 모습을 되찾았다는 베네치아 운하 등. 산과 바다가 충만한 하와이에서 수영하고 트레킹을 하고 싶다. 최근에 크록스 클래식 베이 클로그를 샀는데 아웃솔이 높아 무엇을 입어도 다리가 길어 보인다.

    에디터
    김지은
    포토그래퍼
    HYUN KYUNG JUN, COURTESY OF AN SANG MI(BERLIN), CHOI YI YEON(AMSTERDAM), LEE KI RAN(BARCELONA), LEE SUN HWA(MIL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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