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의 퍼포먼스는? 볼만한 전시 추천 리스트

코로나 시대의 퍼포먼스

회화나 사진이나 조각처럼 어떤 식으로든 고정된 형태의 작업물과 달리 퍼포먼스는 그때, 그 시간, 그곳에서 완성되는 동시에 사라져버린다. <하나의 사건>은 특유의 비정형성과 비물질성으로 인해 미술관의 도전 과제로 남아 있는 동시대 퍼포먼스를 주목한다. 전시는 팬데믹으로 생겨난 불확실성의 직접적인 영향 아래에 놓인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미술관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까? 4명의 기획자가 ‘기록, 현장, 시간, 신체적 현존’이라는 개념으로 장르에 접근했고, 이는 다시 ‘부재의 현장성, 마지막 공룡, 무빙-이미지, 이탈’이라는 구성으로 나뉜다. 전시의 시작과 끝을 하나의 퍼포먼스로 간주하고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단절된 이미지가 흐르는 시간 속에서 현장성을 획득한 퍼포먼스라는 새로운 형태를 제안한다. 퍼포먼스 일부는 서울시립미술관 인스타그램(@seoulmuseumofart)을 통해 라이브 스트리밍된다. 또한 자가 격리 중인 관객의 소환으로 퍼포먼스를 펼치는 작가 스티브 콱의 작품 ‘콘택트’를 통해 사회 상황을 즉각적으로 반영하는 예술 장르로서 관객이 직접 퍼포먼스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시 관람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 시스템(yeyak.seoul.go.kr)을 통한 사전 예약제로 회차당 60명만 입장할 수 있다. 굳게 닫혀 있던 미술관이 다시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한없이 멈춰 있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듯.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본관에서 11월 15일까지.

teamLab: LIFE, Seoul © teamLab

기술발전 시대의 예술

팀랩(teamLab)은 집단적 창조를 통해 아트, 사이언스, 테크놀로지, 자연의 교차점을 사유한다. 아티스트를 비롯해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CG 애니메이터, 수학자, 건축가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팀랩의 작품은 프레임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작품에 대한 감상자의 직접적인 개입을 유도하며 이로 인해 내재된 창의성을 깨닫고,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융화되는 경계가 허물어진 미술의 영역을 제안한다. 사람들이 작품에 다가가거나 작품 위에 서면 작품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실시간으로 그려져나간다. 기록된 영상을 재생하는 것이 아니며, 이전의 데이터를 복제하는 것도 아니다. 감상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모하고 나아간다. <teamLab: LIFE>라는 제목의 전시로 세계관을 펼쳐낸다. SNS에는 이미 세계 각지에서 열린 팀랩의 전시에 압도된 사람들의 인증 사진이 차고도 넘친다. 다들 뭐에 홀린 것 같은 얼굴로. 동대문 DDP에서 9월 18일부터 내년 3월 28일까지.

삶은 다른 곳에

젊은 작가 김동희, 김희천, 노상호, 손광주, 조재영이 <다른 곳>에 바라본다. 다른 곳을 향한 시선은 ‘지금, 여기’라는 막연하고 다급한 현장을 외면하는 듯하지만, 실제로는 현실이라는 폐쇄적인 울타리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묻거나 규정한다. 벗어날 수 없지만 벗어나길 꿈꾸는 예술가의 태도를 반영하면서. 이들의 시선이 향하는 ‘다른 곳’은 어디일까. 현실의 바로 옆자리일 수도 있고 평행세계처럼 존재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일지도 모른다. 다섯 명의 작가는 개인이 가장 좋아하는 방식으로 현실을 포착하거나 심리와 무의식의 영역을 탐험해보기도 한다.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8월 28일부터 10월 25일까지.


NEW EXHIBITION

<A’strict>

삼성역 6번 출구 앞 거대한 화면에 성난 파도를 재현한 디스트릭트의 미디어 아티스트 유닛인 에이스트릭트가 기술과 예술이 융합된 초현실적 풍경과 미디어를 활용한 압도적 예술의 현재를 제시한다.
장소 국제갤러리 K3 기간 9월 27일까지

<상상의 기술>

서로 다른 매체를 다루는 예술가의 호기심과 질문이 발아해 회화, 사진, 설치, 그리고 예술가의 책으로 다양하게 변주되는 과정을 담았다. 이들에게 책이란, 사유의 창작 공간으로서 터전이 되어준다.
장소 다크룸/디프런트 스페이스 기간 10월 31일까지

<신승렬: 바람극장>

무대미술가로서 작가 신승렬은 자신의 주된 매체인 ‘극장’을 둘러싼 시스템을 전복하고 실험한다. 관객이 참여하는 전시장에 퍼져 있는 빛, 소리, 시간, 공기의 흐름, 그리고 관객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작동한다.
장소 백남준아트센터 기간 10월 4일까지

    에디터
    최지웅
    포토그래퍼
    COURTESY OF SEMA, HERMES KOREA, TEAMLAB, KUKJE GALLERY, NAM JUN PAIK ART CENTER, D'ARK ROOM/D'FRONT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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