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낯에 가까운 내추럴 메이크업이 올가을 트렌드의 중심에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고급스럽게 말간 얼굴을 갖기 위해선 그 어떤 메이크업보다 꼼꼼하고 철저하게 계산된 연출이 필요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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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샘물의 리파이닝 아이 섀도우 더블 네이키드 샌드. 7.5g 3만2천원. 2 샹테카이의 필란트로피 치크 섀이드 컬렉션 래프터 위드 코랄. 2.5g 5만8천원. 3 3CE의 멀티 팟 디오티마. 4.2g 2만2천원. 4 베쏘네의 슬릭 메쉬쿠션 SPF33/PA+++. 15g 3만2천원.

매해 백스테이지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 키워드인 ‘내추럴.’ 특히 이번 시즌에는 이자벨 마랑이나 버버리 쇼의 모델들처럼 브로우, 아이라인, 마스카라, 심지어 립까지 바르지 않는 제로에 가까운 미니멀 메이크업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고 런웨이 위 모델의 얼굴만 보고 올가을에는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는 말자. 현실 세계에서는 진짜 생얼로 나섰다간, 내추럴 룩이 아닌 허겁지겁 서두르다 메이크업을 하지 못한 사람으로 치부되기 십상이니까. “뛰어난 뷰티 제품들 덕분에 메이크업을 통해서 마치 메이크업을 안 한 듯한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맥의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린 데스노이어의 말처럼 내추럴 메이크업은 발전된 메이크업 제품의 기술력을 잘 활용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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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로라 메르시에의 블러쉬 컬러 인퓨전 그레이프프룻. 6g 가격미정. 6 에스쁘아의 페이스 마그넷 피팅 스틱. 17g 2만8천원. 7 메이크업포에버의 울트라 HD 마이크로피니싱 루스 파우더. 8.5g 5만4천원. 8 디올의 루즈 디올 울트라 루즈 485 울트라 더스트. 3.2g 4만3천원대.

그렇다면 치밀하게 계산된 내추럴 룩은 어떻게 연출해야 할까? 당연하게 피부 표현에 가장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2018 가을/겨울 시즌을 위해 아론 드 메이는 J.W. 앤더슨 쇼에서 보송보송하고 자연스럽게 빛나는 피부를 연출했다. “메이크업을 간결하게 할수록 피부는 벨벳처럼 연출해야 해요. 이런 피부 표현이야말로 어떤 사람이든 우아해 보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답니다.” 이때 매트함과 답답함은 한 끗 차이다. 잘 정돈된 내 피부처럼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싶다면 파운데이션의 질감과 양 조절이 관건! 너무 매트하거나 커버력이 높은 제품은 마치 가면을 쓴 듯 발리기 십상이다. 올가을 밀착력이 높고 입자가 고와 보송보송하게 마무리되는 파운데이션이 꼭 필요한 이유다. 기존에 가지고 있는 파운데이션을 사용할 때 한 가지 팁을 주자면, 파운데이션을 바르기 전 톤업 베이스로 자연스럽게 혈색을 정돈하자. 적은 양의 파운데이션으로 효과를 낼 수 있다. 콩알만큼 소량의 파운데이션을 브러시로 얇게 펴 바르는데, 특히 턱선과 움직임이 많은 눈 주위, 입 주위는 최대한 투명하게 바르는 것이 관건이다. 주근깨나 잡티도 다 가리지 말자. 완벽하게 커버하려다 자칫 자연스러운 매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아무것도 묻어 있지 않은 라텍스 스펀지로 남아 있는 유분기를 눌러준다면 파우더를 바르지 않고도 자연스러운 벨벳 피부를 완성할 수 있다. 다만 아무리 피부를 완벽하게 연출했다 하더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눈썹과 속눈썹! 아이브로우 마스카라 혹은 투명 마스카라로 깔끔하게 빗어 결을 살려낸 브로우 연출과 더불어 꼼꼼하게 컬링한 아이래시는 메이크업에 생기를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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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세르주 루텐 블러셔 파 아쥬. 9g 20만2천5백원. 10 손앤박의 얼티메이트 커버 쿠션 스틱. 1g 1만4천원. 11 샹테카이의 퓨쳐 스킨. 30g 11만8천원.

자, 이제 전체적으로 미니멀한 연출의 기본을 다했다면, 메이크업 아티스트 카림 라만의 조언처럼 눈이나 입술에 광채를 더해보자. 샘 브라이언트 역시 메이크업에 컬러감이 없을 때는 텍스처가 생기와 재미를 주는 역할을 한다고 동조한다. 그래도 얼굴에 컬러를 하나도 입히지 않으려니 영 혈색 없이 칙칙해 보이는 것 같다고? 내추럴 메이크업을 위해 단 하나의 컬러 포인트만 고르라면? 단연 블러셔다. 상기된 볼은 더욱 맨 얼굴 같은 느낌을 연출해주기 때문이다. 피부 표현의 텍스처 그대로 어우러질 수 있도록 크림 타입의 MLBB 블러셔로 얼굴 중앙에 가까운 앞볼을 감싸듯 터치하고 투명 파우더로 피부를 가볍게 눌러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귓불과 코끝에 소량의 컬러를 더해 연출하면 더욱 상기된 듯 매력적인 민낯 얼굴이 완성될 것이다.

“내추럴은 실패가 아닙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테리 바버의 말처럼 화려한 컬러감이 아닌, 최소한의 메이크업만으로도 승부를 거는 내추럴 룩은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하는 것보다 덜어내는 것에 더 많은 정성이 필요하다는 사실. 이것이 바로 내추럴 메이크업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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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맥의 대즐섀도우 리퀴드 에브리데이 이즈 선샤인. 4.6g 3만4천원. 13 클라란스의 SOS 프라이머 01 로즈. 30ml 4만5천원. 14 베네피트의 김미 브로우 플러스. 3g 3만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