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의 재탄생
둔탁한 기계음과 노동자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던 그 터에는 향긋한 커피와 담소 나누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공장의 변신은 무죄다.
어반소스
630평이 넘는 엄청난 규모의 이곳은 20년 동안 봉제 공장으로 사용됐다. 그리고 지금은 레스토랑 겸 카페, 베이커리가 됐다. 오픈한지 3개월이 채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이 자자하다. 주인장은 공장의 모습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중에서도 정원은 손을 전혀 대지 않고, 테이블과 의자만 두었다. 또한 철제 문은 전문가들도 인정할 만큼 오래되고, 튼튼해 예전 모습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공장에서 사용하던 발전기, 건물 내부에 있는 계단, 바닥 역시 고유의 느낌을 간직하고 있다. 공간에 맞게 테이블, 의자 등 소품도 주문 제작했다. 대문을 그대로 눕혀서 테이블로 사용하거나 나무 컨테이너를 조립해서 의자를 만드는 식이다.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3길 9 문의 02-462-6262
오롯
30년 동안 인쇄 공장이었던 이곳은 디자이너 세 명의 손길이 닿자 이름처럼 모자람 없이 온전한 상태의 카페가 됐다. 카페 로고는 물론 제품, 가구까지 디자인하는 세 명의 주인장은 인쇄 공장의 명판을 별도로 제작했을 만큼 공간에 대한 애착이 크다. 두 건물이 연결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의 이곳은 밖에서 볼 때는 하나의 공간이지만 막상 들어가보면 서로 독립된 새로운 공간이다. 커피와 빵 그리고 브런치 메뉴를 판매하는데, 특히 빵은 편집숍처럼 주인장이 엄선해 구성했다. 논현동 임브레드, 성수동 본노엘, 반포동 아이프의 시그니처 빵을 소량으로 판매하고 있다. 천연효소로 건강한 빵을 만드는 동네 빵집과 상생하기 위한 시도인 셈이다. 가게 한쪽에서는 카페에서 직접 만든 소품도 판다. 주소 서울 성동구 상원6나길 7 문의 02-2292-2223
오르에르
수제화로 유명한 성수동의 가죽 거리에 위치한 곳답게 오르에르 건물 1층에는 가죽 공장이, 2층에는 신발 공장이 있었다. 건물 밖에 있는 독립 공간은 현재는 팝업 스토어로 사용하고 있지만 원래는 가죽을 쌓아두던 창고였다. 대부분 기존 공장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눈길을 끄는 것은 다이아몬드형 창문이다. 빈티지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총 4층 규모의 이곳은 2층에 커다란 스피커와 테이블이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다. 지하에는 갤러리를 만들 예정이다. 주소 서울 성동구 연무장길 18 문의 02-462-0018
라크라센타
1940년대 일본인이 만든 공간으로 철강소에서 제지 공장, 그리고 지금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변신해왔다. 빨간 벽돌과 외벽, 바닥, 그리고 적산가옥 특유의 천장 형태를 보존하고 있다. 획일적이고 깔끔한 인테리어보다는 거칠지만 재미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주인장의 마음을 담았다. 제지 공장에서 사용했던 지게차는 인테리어 소품으로 제 역할을 훌륭히 하고 있다. 전체적인 공장 구조는 그대로다. 100평 규모로 2층의 일부는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다. 수용 가능한 인원이 250명가량 되며 파티는 물론이고 패션쇼와 같은 행사도 이따금 열린다. 점심에는 파스타, 피자 등 브런치 메뉴를 즐기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저녁에는 펍으로 변신한다. 주소 서울 영등포구 문래로 92-5 문의 02-2676-6202
보사노바
검게 그을린 벽과 천장이 남아 있는 이곳은 금속을 만들던 공장이었다. 2층에는 공장 직원들의 기숙사였지만, 지금은 카페의 숨은 공간이 됐다. 그을음뿐 아니라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차단기, 구멍이 나 있는 중간 벽이 옛 공장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카페 한쪽에 넓은 계단을 만들고 거기에 테이블을 배치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그곳에서는 신발을 벗고 편하게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강릉 커피 거리에 있는 본점처럼 직접 구운 콩으로 커피를 만들기 때문에 맛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다. 주소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20길 22-4 문의 02-2633-0038
- 에디터
- 전소영
- 포토그래퍼
- Cha Hye Kyung, Choi Yeon Ke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