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잘 씻고 잘 닦아야 한다
온 세상이 산뜻해져야 마땅한 봄이다. 우리의 피부가 봄기운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도록, 봄이라서 더욱 조심해야 하는 피부 트러블의 원인과 이를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알아봤다. 역시나 가장 쉬운 해결책은 제대로 잘 씻는 것이었다.
반갑지 않은 봄 손님, 황사
이제 그만 올 때도 됐는데 매년 봄이면 꽃 향기보다 먼저 찾아오는 황사.그 원인을 모르는 건 아니지만 하늘 위로 넘어오는 먼지를 막을 수도 없는 노릇이니 어떻게 하면 피부 트러블 없이 황사로 뒤덮일 봄을 날 수 있는지 알아보자. 황사 때문에 누렇게 변한 하늘을 보고 있으면 분명 피부에 좋지 않을 거라는 건 알겠는데,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나쁜 영향을 끼치는지 궁금하다. 크리니크 교육부의 전진영 과장은 황사가 피부에 안 좋은 이유로 피부 산화의 가속화를 꼽는다. “황사 가루가 피부에 달라붙어 산화 물질로 작용해 피부 본래의 보호막을 해치는 게 문제예요. 황사는 단순한 모래 바람이 아니기 때문이죠. 황사는 모래와 먼지는 물론 중금속, 실리콘, 알루미늄 등의 오염 물질이 엉켜 있는 세균 덩어리입니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 먼지가 우리의 피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분비하는 피지와 엉켜 피부 속으로 침투하는 것에 있다. 게다가 기온이 오르면서 추운 겨우내 닫혀 있던 모공도 열리고, 활발해진 신진대사 때문에 피지의 분비가 더욱 왕성해진다. 이처럼 황사가 얼굴에 자석처럼 들러붙는 최적의 여건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클렌징과 피부 자체의 방어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황사에 노출된 피부는 심할 경우 가렵고 따갑고 부어 오르는 접촉 피부염의 원인이 되고 피부 균형이 깨지면서 발진이나 발열, 부종으로 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래서 더욱 완벽한 세안을 요하게 되는 것이다. 가장 우선시돼야 하는 건 얼굴과 손, 목 등 옷으로 가려지지 않고 황사에 그대로 노출되는 부위를 자주 씻는 것이다. 미온수로 자주 헹구는 것도 좋지만,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 한번할 때 깨끗하게, 집에 돌아오는 대로 조금이라도 빨리 씻는 것으로 만족하자. 자극이 강한 스크럽은 당장은 깨끗할지 몰라도 피지샘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거품을 내는 클렌저로 마사지하듯 노폐물을 씻어내는 게 좋다. 기초 스킨케어에서도 각질을 정돈하는 토너를 사용하는 게 좋고, 황사는 피부를 건조하게 하기 때문에 딥 클렌징을 한 뒤 보습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환경오염이 점점 더 심해지면서 공해로부터 피부를 보호해주는 제품과 피부 스스로의 힘을 키워주는 제품도 많이 출시됐으니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볼 때다.
알고도 당하는 알레르기
알레르기는 꽤나 귀찮은 존재다.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항원을 피하는 것 외에는 예방책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원인 항원도 유전이라 태어날 때부터 알레르기를 안고 평생을 주의하며 살아야 한다. 최근에는 생활 환경의 서구화와 화학물질에 대한 노출 증가, 공기의 오염 같은 환경적 요인 때문에 알레르기성 피부염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환절기만 되면 피부 트러블이 생기는 사람도 있고, 봄에 날리는 꽃가루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다. 이러한 알레르기도 피부가 건성이거나 지성인 것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까?“소위 말하는 민감성 피부가 알레르기 반응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피부 내부는 각질세포, 혈관, 신경 등의 다양한 구조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피부 알레르기가 생길 경우 이러한 조화에 문제가 생겨 습진이라는 증상이 발현된다고 간단히 설명할 수 있죠. 피부가 건조하고, 민감하면 피부 장벽이 약해서 더 쉽게 알레르기 원에 노출되고 증상도 심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루이 피부과 이해웅 원장의 말이다. 또한 성인의 경우는 음식보다는 흡입 항원에 의해 알레르기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원인이 어떻든 일단 알레르기가 생기면 피부과에 가서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미지근한 물로 세안을 한 다음, 시원한 물로 헹궈서 피부를 진정시키는 게 최선이다. 화장품으로 알레르기자체를 예방할 수는 없지만, 피부를 진정시키고 오염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데에는 분명 도움이 된다. 진정 효과가 있는 보습제와 오염으로부터 피부를 씻어줄 저자극 클렌저, 면역 체계 및 보호막을 강화하는 제품이 그 좋은 예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직 알레르기를 심하게 겪어본 적이 없어서 혹시나 갖고 있을지 모를 알레르기를 알아보는 방법이 궁금해졌다. “알레르기 피부 반응 검사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즉시형 피부반응검사, 첩포검사, 광검사 등이 알레르기 타입에 따라 시행되며, 시간은 보통 40~50분이 걸리고, 첩포 검사의 경우는 48시간 이후 한번 더 판독합니다. 비용은 종류와 가짓수에 따라 다양하게 책정되지만 보통5~10만원 정도입니다.” 예인 피부과 김유진 원장의 말이다.
피부의 주적, 자외선
자외선이 피부 노화의 가장 큰 원인이라거나, 자외선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는 방법 같은 것은 이미 숱하게 다뤄왔기에 여기에선 자외선 차단제에 따른 효과적인 클렌징에 대해 이야기하기로 하자. 보다 정확한 이해를 위해 하나 짚고 넘어갈 것이 있는데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와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의 차이점이다. 쉽게 말하면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 표면에 보호막을 만들어 자외선을 반사하는, 자외선의 흡수 자체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화학적인 자외선 차단제는 피부 속으로 침투해 자외선을 흡수하고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자외선 차단 방법의 차이는 그 안에 들어 있는 성분의 차이를 뜻하는데 자연적으로 피부 위에 막을 씌우는 물리적 차단제가 더 지우기 힘든 게 사실이다. 또한 워터 프루프인지 아닌지, 자외선 차단지수가 높은지 낮은지에 따라서도 차이가 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자외선 차단제를 제대로 바르려면 하루에도 몇번씩 덧발라야 하기 때문에 클렌징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워터 프루프 제품은 말할 것도 없고, 물리적 차단제에 들어 있는 징크 옥사이드나 티타늄 다이옥사이드 같은 성분은 일반적인 클렌저로는 말끔하게 지워지지 않기 때문에 피부 유분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클렌징 오일을 사용하는 게 좋다. 이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깔끔하게 지운다고 너무 오랜 시간 문지르면 안 된다는 것이다. “클렌징 오일을 바르고 너무 오랫동안 문지르면 노폐물과 오일의 유분이 다시 모공 속으로 스며들 수 있어요. 그래서 물로도 잘 헹궈지는 오일을 선택해야 하죠.” 리엔케이 브랜드팀 방혜진 대리의 말이다. 또한 아보벤존이나 멕소릴처럼 자외선 차단에 효과적인 화학적인 성분은 비교적 산뜻한 사용감으로 피부에 흡수된다. 물리적자외선 차단제를 발랐을 때 생길 수 있는 백탁 현상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애용하는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의 대표적인 이 성분은 물이나 땀, 피지에도 쉽게 지워진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사용하는 클렌저로도 충분히 말끔한 클렌징이 가능하다.
피부 건강에도 나쁜 스트레스
스트레스가 건강에 안 좋은 것은 매일 몸으로 느끼고 있을 테니 쉽게 이해가 되지만, 과연 피부에도 악영향을 끼칠까? 연세 스타 피부과 정원순 원장은 이렇게 말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의 몸에서는 스트레스에 저항하는 호르몬이 나오는데 이 호르몬이 피부에 악영향을 끼칩니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피부 면역력을 감소시키며 여드름 같은 뾰루지를 유발하거든요.” 스트레스는 백해무익하다는 것을 알아도 쉽게 피해갈수 있는 요소가 아니다. 그래서 운동을 꾸준히 하거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예방책 외에 화장품으로 도움을 받고자 한다면 우선 피부에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한다. 또 데톡스 효과나 항산화효과를 주는 제품으로 피부를 정화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데톡스나 항산화의 경우 직접 먹어서 섭취할 수 있는 이너 뷰티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있는데 화장품과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크리니크 교육부의 전진영 과장에게 물었다. “피부를 위한 항산화 효과는 피부에 직접 바르면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비타민 C와 E로 대표되는 항산화 성분이 듬뿍 든제품을 바르는 거예요. 이때 공기 중에 노출되는 즉시 산화되기 때문에피부 속까지 효과를 전하는 제품을 골라야 해요. 물론 먹는 것과 함께 병행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죠.” 또 스트레스를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게 아로마 효과다. 심리적인 측면에서 분명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체질과 맞지 않는 경우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니 천연 성분을 자랑하는 제품이라고 해도 손등에 발라보는 테스트 단계를 꼭 거치는 게 좋다. 기분 좋자고 바른 아로마 오일 때문에 피부가 상할 수도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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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뷰티 에디터 / 황민영
- 포토그래퍼
- 안진호
- 기타
- 도움말 | 김유진(예인 피부과 원장), 이해웅(루이 피부과 원장), 정원순(연세스타 피부과 원장), 전진영(크리니크 교육부), 방혜진(리엔케이 코스메틱 브랜드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