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라이프 의상을 즐기는 3단계 법칙
이번 시즌 매력적인 변신에 성공한 줄무늬 의상을 근사하게 즐기는 3단계 법칙! 1단계, 마린 룩으로 대표되던 줄무늬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린다. 2단계, 형형색색의 화려한 줄무늬 의상을 눈여겨본다. 3단계, 줄무늬에 줄무늬를 더하는 스타일링을 즐긴다.
줄무늬 의상에 대한 기대치는 대체로 이렇다. 줄무늬 패턴이 주는 경쾌함, 흰색과 네이비색의 조화가 이루어내는 마린 룩의 클래식함 정도. 그런데 이번 시즌 런웨이를 점령한 줄무늬의 멋은 그 기대치를 훌쩍 넘어섰다. 가로 또는 세로로 똑 떨어지는 줄무늬의 담백함은 눈부신 형광색과 대범한 실루엣, 자유분방한 믹스앤매치 스타일링과 만나 180도 변신에 성공했다. 세련된 리조트 룩이나 클래식 룩 연출에 주로 활용되었던 줄무늬 의상이 발랄한 핀업 걸룩부터 1970년대 레트로 룩, 스포츠 룩 등 다채로운 무드를 넘나들며 팔색조의 매력을 발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변신의 일등공신은 눈이 부시도록 화려한 형광색 팔레트! 핑크, 주황, 노랑, 연두 등 환한 빛을 머금은 형광색 줄무늬는 몸의 굴곡에 따라 리드미컬한 움직임을 연출해 활기 넘치는 분위기를 완성한다. 또 허리를 슬쩍 드러내거나 몸에 밀착되는 저지소재나 살갗이 비치는 시스루 소재와 만난 줄무늬는 글래머러스한 멋을 발산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줄무늬 의상을 입는 방식이 대범해졌는데, 줄무늬에 줄무늬를 더하는 스타일링은 다채로운 색상과 모양의 조합으로 상식을 깨는 유쾌한 연출을 제안하고 있다.
줄무늬의 반전을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프라다 컬렉션은 마린 룩으로 대표되던 줄무늬에 대한 고정관념을 시원하게 깨뜨렸다. 오렌지와 핑크, 파랑과 보라 등 이글거리는 태양을 연상시키는 형형색색의 줄무늬는 프라다 쇼의 가장 화려한 액세서리로 사용되었다. 다양한 색상이 조합된 줄무늬 원피스나 폭이 다른 줄무늬의 크롭트 재킷과 스커트를 매치한 룩은 부담스럽기보다는 경쾌했고, 줄무늬와 트로피컬 패턴을 매치한 룩은 바로크 무드라는 새로운 코드로 집결되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줄무늬 의상을 매치했음에도 불구하고 결코 복잡하거나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생생한 색상의 산뜻한 조합과 줄무늬의 폭을 다르게 연출해 부각한 율동감, 그리고 허리를 잘록하게 드러내는 여성스러운 실루엣이 조화롭게 어울렸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즘 무드를 형광색으로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질 샌더 컬렉션에서도 줄무늬의 새로운 매력을 만날 수 있는데, 특히 세로 줄무늬의 검은색 시스루 톱에 핑크색 가로 줄무늬의 맥시 스커트를 매치한 룩은 정적인 실루엣 속에서도 기하학적인 조합의 줄무늬가 강한 힘을 전달한다.
이번 시즌 또 하나의 메가 트렌드인 1970년대 스타일에서도 줄무늬는 근사한 힘을 발휘한다. 70년대 핀업 걸 룩을 발랄하게 표현한 마크 바이 마크 제이콥스는 허리를 잘록하게 조인 A라인 풀 스커트와 원피스에 줄무늬를 가미했고, 가늘고 긴 실루엣의 70년대를 표현한 토리 버치는 강렬한 붉은색의 줄무늬를 팬츠 슈트와 패전트 드레스에 드리웠다. 또 장 폴 고티에는 70년대의 글램 록 아이콘인 데이비드 보위를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요소로 줄무늬를 적극 활용했다. 스포츠 룩의 멋을 더욱 세련되고 경쾌하게 표현하는 데에도 줄무늬는 제격이었다. 럭비와 야구를 모티프로 한 쇼를 선보인 이자벨 마랑의 컬렉션에서는 스웨트 셔츠와 메시 톱 등에 줄무늬 피케 셔츠, 줄무늬 저지 원피스와 스커트 등을 매치하는, 보다 웨어러블한 스트라이프 룩 연출법을 만날 수 있다. 간결한 실루엣에 에스닉 무드를 더하는 요소로 줄무늬를 선택한 세린느 컬렉션과 베르수스 컬렉션에서도 훌륭한 팁을 얻을 수 있는데, 세 가지 이상의 비비드 색상을 조합한 줄무늬는 에스닉한 분위기를 발산한다는 점. 그리고 가늘고 긴 실루엣에 선명한 색상의 세로 줄무늬를 가미하면 한결 날씬해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 점이다.
줄무늬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덕분에 입고 싶은 아방가르드 무드를 완성해낸 컬렉션도 있다.볼륨감 있는 가로 줄무늬 원피스에 폭이 다른 줄무늬 레깅스를 매치한 준야 와타나베 컬렉션의 세일러 룩은 줄무늬를 더한 덕분에 한층 젊어 보였고, 남성 와이셔츠를 재해석한 빅터앤 롤프 컬렉션의 핀 스트라이프 드레스도 한층 우아해 보였다. 이 밖에도 정열적인 라틴 룩을 연출한 모스키노, 사랑스러운 니트 룩의 소니아 리키엘, 파자마 스타일의 하이더 아커만, 도트무늬에 줄무늬를 매치한 70년대 풍의 펜디, 형광색 사선 줄무늬로 다이버 룩을 선보인 마르니, 영국식 스쿨 걸 룩을 표현한 마가렛 하웰 등 컬렉션 곳곳에는 다채롭고 새로운 줄무늬의 매력이 만연해 있었다.
앞서 설명한 줄무늬 의상들의 공통점은 줄무늬의 정석과도 같았던 마린 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것이다. 이제껏 흰색과 네이비색이 섞인 줄무늬 티셔츠에 흰색 팬츠를 매치하는 식의 담백한 스트라이프 룩을 즐겼다면 이번 시즌만큼은 과감해져도 좋겠다. 예를 들어 기분을 좋게 만드는 선명하고 환한 핑크색과 오렌지색, 노란색이 섞인 멀티 스트라이프의 펜슬스커트에 허리 위로 살짝 올라오는 흰색 티셔츠를 매치하고, 큼직한 골드 체인 목걸이를 두른다. 그리고 여기에 남자의 것 같은 투박한 옥스퍼드 슈즈를 매치하면 신선한 믹스앤매치 스트라이프 룩이 완성된다. 현란한 줄무늬 의상이 부담스러울 때는 함께 매치하는 아이템을 흰색으로 선택하면 안전하며, 허리는 가늘게 연출해야 날씬하고 세련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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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박선영
- 포토그래퍼
- Photo / KIM WESTON ARNO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