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의 새마을 운동

멋진 동네는 멋진 사람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멋진 동네는 멋진 사람 없이는 만들어지지 않는다. 뉴욕의 미트패킹 스트리트도, 파리의 마레도 그곳에 살고 있었던 아티스트의 손길과 오라가 없었다면 그저그런 동네에 불과했을 것이다. <이태원 주민일기>는 이태원에 살고 있는 9명의 아티스트의 동네 생활 보고서이기도 하고, 자발적인 새마을 운동이기도 하다. 거창한 목표를 세운 것은 아니지만 이 아티스트들은 조금씩 동네에서 재미있는 활동을 하기 시작한다. 나난은 시멘트나 보도블록 틈에서 자라나는 식물에게 화분을 그려주었고, 곽호빈은 이태원 전체를 쇼룸으로 삼았다. 이태원에 버려지는 물건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박길종은 스스로를 ‘할머니의 경쟁자’라고 일컫는다. 집이 부서지기 직전에 스튜디오로 개조한 ‘사이이다’도 있다. 균일하지 않은 아티스트의 개성이 어우러진 이 책은 그래서 흥이 있다. 부쩍 북적거리는 북촌과 달리 한산해서, 그래서 더 다행스럽게 느껴지는 서촌의 주민 블로거들이 발행하는 지역 소식지 <서촌 라이프>도 3월 1일 발행을 단행했다. 소박하게 1천 부 찍었다고 하지만 앞으로가 기대된다. 서촌에 살지 않는다면 당장은 <서촌 라이프>를 보기 힘들 것 같다. 하지만 일찌감치 트위터는 만들어두었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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