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루어 남자 대탐구 – 남자가 생각하는 섹스
이 지구에서 남자와 평화롭게, 때론 뜨겁게 공존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은 섹스, 연애, 우정, 재테크, 패션, 그루밍을 가리지 않는다. 남자에 대해 뭐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할까 싶은 것까지 세세하게 끌어 모은 <얼루어>의 남자 대탐구.
미안하다 야동본다
세상보다 야동을 먼저 알았다는 남자가 보낸 야동을 위한 변명.
‘세상을 알기 시작했다’는 무렵부터 남자는 야동을 본다.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에는 각 학교의 교실마다 그 분야의 ‘본좌’가 있었으며, 어린 양들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인체의 신비를 시청각으로나마 알게 되는 것이다. 야동을 처음 본 날, 신세계가 열렸다. 이날부터 남자는 혼자 있을 때마다 인간‘성’ 탐구에 탐닉하게 된다. 왕성한 시기에 공부만 강요받은 대부분 남학생에게 야동은 필수품일 수밖에 없다. <아메리칸 파이>는 그 호기심을 잘 그리고 있는데 어떤 녀석들은 ‘파이’ 대신 비누거품, 바나나껍질에서 소고기 등심, 따뜻한 물과 비닐봉투, 그리고 베이비 오일이라는 맥가이버급 응용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땐 대학교만 가면 영화의 주인공처럼 할 수 있을 거라고 믿었다.
성인이 되어도 야동을 본다. 중요한 차이점은 ‘이걸 왜 봤을까?’라는 후회가 항상 함께한다는 것이다. 결국 키보드의 오른쪽 화살표 키를 막 눌러대다가 끝까지 보지도 않을 것을 왜 다운 받을까. 남자란 동물은 여자친구나 아내가 있어도 혼자 있을 때 자주 섹스를 생각한다. 그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게 바로 이 바로 ‘야동’이 아닌가 싶다. 컴퓨터가 있고, 팔 한쪽만 있으면 되는 아주 간편한 도구이니 말이다.
여자들은 잘 모르는 야동의 세계는 아주 깊고도 넓지만, 열악한 제작물들이 반복 생산되며 수많은 남자를 슬프게 하고 있다. 가뜩이나 남자배우는 다리 사이에 팔이 하나 더 달려 있을 정도로 비현실적이어서 괴리감이 드는데 말이다. 그래서인지 최근에는 ‘농밀 시리즈(실제 연인의 섹스처럼 연출한 시리즈로 여자친구와 함께 보기 좋다)’와 ‘X Art(음악과 영상 등 ‘미학’에 집중한 시리즈로 난생처음 야동보다 감동했다는 후기가 많다)’ 등 새로운 장르가 나와 기존 야동에 질린 남자들을 위로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게 다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과 ‘어멋 이건 꼭 봐야 해!’라는 생각이 섞인 채로 결국은 다운부터 받고 보는 건? 야동은 여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남자들만의 세계인 것이다. 절대 떨어질 수 없는 그림자 같은 존재. 결국 야동은 소위 ‘알면서도 속는’ 그런것이다. 신체 건강하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없다면 갖고 있는 게 당연하고 보는 게 당연한 것이다.
여자들이 막장 드라마를 욕하면서 보듯, 우리도 야동을 욕하면서 본다고 하면 쉬울까. 야동을 본다고 해서 당신을 사랑하지 않는 건 절대 아니다. 여동생의 남자친구가 야동을 보지 않는다면, 난 그게 더 걱정이다. 글 | 정윤성
‘S’ SURVEY
궁금하지만 차마 묻지 못한 질문을 던졌다. 철저히 익명을 보장해준다는 다짐 아래 30명의 남자가 털어놓은 뜨거운 속마음.
여자들은 남자라면 언제라도 동물적으로 섹스를 원할 거라고 생각한다. [95% YES]
“생물학적으로 남자는 하루에 일억의 정자를 생산하고 여자는 한 달에 난자를 하나 내보낸다. 당연히 성충동에도 그 차이가 있을 것이다.” ◆“가까운 누군가가 하늘나라로 가서 눈물이 쏟아질 때. 마라톤을 한 것과 같은 체력소모가 있어서 탈진 상태에 이르렀을 때 등의 극한의 상황이 아니라면 남자는 언제든 섹스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모든 신경을 한곳에만 발휘해야 할 때가 아니라면 대부분 남자들의 머리 속에는 여자와 섹스 생각이 가득 차 있다고 확신한다.” ◆“남자는 늘 고프다. 단, 당신이 누구인지 혹은 당신의 외적인 조건에 따라 퍼센트의 수치가 요동친다.”
마음에 드는 남자를 남자친구로 만드는 것 보다 한 번 자게 만드는 게 더 쉽다. [85% YES]
“사귀는 것은 육체적 사랑이 합쳐진 형태다. 육체적 사랑만 추구한다면 반은 따고 들어갈 수밖에.” ◆“그 남자와 사귀고 싶다면 섹스를 가진 뒤 눈물을 글썽이며 ‘지금 날 하룻밤의 노리개로 갖고 논 거냐’고 윽박질러라.” ◆“한번 자는 건 쉽다. 그러나 그를 남자친구로 만들긴 더 어려워질 것이다.” ◆“남자에게 새로운 섹스는 언제나 흥미로운 주제다. 그 기회를 거절하는 남자가 과연 많을까.”
그녀와의 첫 키스 때, 남자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지극히 평범한 생각
◆“다음 단계는?” ◆“자자고 어떻게 해야 말할 수 있을까?” ◆“브래지어 훅을 한 손으로 멋지게 푸는 법 시뮬레이션 중.” ◆“잠깐 눈을 뜨고 봐도 될까.”
차마 하자고 말하지 못하고 있는 섹스 판타지
◆“콘돔 안 끼고 질 내 사정하고 싶다.” ◆“코스튬에 도전하고 싶다. 가터벨트, 망사 뭐 그런 것 환영이다.” ◆“항문 오럴섹스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다. 일명 ‘똥까시’라고 하는데, 한번 겪어본 남자는 그 맛을 잊지 못한다. 하지만 사람의 배변기관에 혀를 갖다 대는 것은쉽지 않은 일이니, 먼저 해주고 요구할 것.” ◆“야외 공간에서 하고 싶다. 카섹스 말고 야외 공간.”
남자가 가장 좋아하는 체위 인기도
여성상위 – 후배위 – 두 체위의 수많은 변형 [99% FALSE]
◆“여자가 뒤로 돌아서 있을 때, 어깨 – 등골 – 허리 – 엉덩이 – 양쪽 허벅지로 쭉 빠지는 미끈한 라인이 아, 좋다.” ◆“여자를 뒤로 끌어안고 화장실이나 화장대의 거울을 바라보며 하는 체위.” ◆“대체로 남자들은 얼굴이 보이는 자세를 선호한다.” ◆“여성상위로 할 땐, 내 속의 깊은 자원이 오직 그녀로 인해 추출되는 느낌.”
섹스할 때 몸매나 속옷 따위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 [99% FALSE]
◆“몸매나 속옷에 관심을 두지 않는 다면 왜 날씬한 여자나 스커트를 입은 여자에게 눈이 돌아갈까?” ◆“남자는 세상에서 가장 정교한 스캐너다. 몸매에 관한 한.” ◆“복근까진 바라지 않으니 제발 뱃살은 빼달라.” ◆“섹스 전에는 큰 관심, 하고 난 후에는 상관없음.”
콘돔을 사용할 때와 사용하지 않을 때는 분명히 다르다. [100% TRUE]
◆“질 내에 수분 접촉이 없기 때문에 성기가 건조해지고 답답해진다.” ◆“엄청난 차이는 아닌데 약간의 차이 때문에 엄청 아쉬움.” ◆“어쨌든 안에 들어가면 따뜻한 느낌이 든다.” ◆“여자들은 어떤지 궁금하다.”
20대의 섹스와 30대의 섹스의 차이
◆“기술적으로 대단한 진보가 있었다.” ◆“20대의 섹스는 환상과 로망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젠 좀 더 리얼리티에 집중하게 되었다” ◆“20대에는 그저 올라타서 헉헉거리는 것이 전부였다면, 지금은 그녀와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전 과정을 즐긴다. 그녀와의 술자리, 거기서 건네는 농담, 섹스로 유도하는 자잘한 스킨십까지… 남자는 여자를 만날 때 항상 이 여자와 자고 싶다는 생각을 하니까.” ◆“지금은 피곤하면 하룻밤에 한 번이 힘들 때도 있다.” ◆“30대인 지금은 여자의 만족도가 섹스의 완성도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20대 초반에는 듣고 본 것들을 몸으로 체화하려 몸부림쳤다면, 지금은 잘하고 좋아하는 것들 위주로 신속 정확하게.”
나보다 잘하는 여자와 할 때
◆“사귀는 사이라면 당황할 것 같고, ‘원나이트’라면 좋을 것 같다.” ◆“할렐루야! 그저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가 못하는 게 아닌가 내심 걱정한다.” ◆“전 남자와도 이랬나? 대체 얼마나 많은 남자와 관계를 가진 거지?” ◆“할 때는 마냥 좋고, 끝난 후엔 과거가 의심스럽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크게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니다.”
여자의 입에 사정하고 싶다
◆“절대 싫다. 잘못하면 내 입에 들어갈 수도 있는데 왜.” ◆“야동이 남자를 망쳤다.” ◆“내게 헌신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자들이 가는 퇴폐유흥업소 중에 ‘입싸방’이라는 게 있다. 왜 있겠나.” ◆“입이나 얼굴에 사정하는거나 항문 성교는 판타지라기 보다는 ‘저게 정말 가능할까?’ 하는 수준의 단순한 궁금증일 때가 많다.” ◆“남자는 나를 산 정상에 올려준 그곳 그 안에 사정하고 싶어 한다. 오럴 섹스 중이라면?”
남자를 설레게 하는 여자 속옷
◆“레오퍼드에 자극받는다.” ◆“앞에서 풀 수 있는 바라를 좋아한다. ‘열려라 참깨’ 같은 맛이 있다고나 할까.” ◆“속옷은 거들뿐.” ◆“캘빈 클라인의 심플함. 레이스 싫더라.” ◆“이 말만 하겠다. 남자인데 에블린 VIP다.”
- 포토그래퍼
- 정우영, 이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