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벌어도 잘사는 여자의 습관

아직 사회초년생인가? 연봉이 높지 않다고 투덜거리는 건 아닌가? 저축의 법칙은 간단하다. 수입보다 지출이 적으면, 돈은 모인다. 이제는 잘 쓰는 법을 익혀야 할 때.

Rule 1 먼저 저축하고 남은 돈을 쓴다
모든 재테크 서적과 칼럼, 기사들은 당신에게 엄마처럼 귀에 못이 박히도록 잔소리를 할 것이다. ‘먼저 저축하고, 그 다음에 소비하라.’ 이것은 재테크 세상의 영원한 룰이다. 지난호<언니의 조언>에도 썼지만 아무렇지 않는 것 같은 이 소비 습관이 3년, 5년, 10년이 흐르면 그 격차는 몇 천 만원까지 벌어질 수 있다. 적어도 고정적인 수입이 생긴 후에는, 그게 한 달에 10만원이든, 월급의 50%이든 먼저 저축할 부분을 떼어낸 후 나머지가 당신의 돈이라고 생각하라. 쓰고 남은 돈을 저축하는 건 나쁜 소비 습관이다. 특히 매달 자신이 돈을 얼마만큼 쓰는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먼저 저축하는 습관은 재테크의 기본 중 기본이다.

Rule 2 불필요한 것은 사지 않는다
재산과 경영을 둘러싼 재벌가의 암투를 그린 드라마 <황금의 제국>에서, 거대 재벌의 며느리는 남편에게 이렇게 말한다. “백화점에 왜 시계가 없는 줄 알아요? 왜 유리창이 없는지 모르죠? 여자들이 몇 시인지 모르게 하려고 그래요. 여자들은 자기가 마음에 안 들면 백화점으로 와요. 명품 옷을 입은 나는 마음에 들까. 명품 가방을 든 나는 마음에 들까? ” 이 대사는 사람들이 심리적으로 부족함을 느낄 때 더 소비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려준다.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소비는 어느 정도 정신적 만족을 준다. 일을 하는 사람, 바쁘게 일하는 사람이 더 잘 소비하는 것도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일하느라 피곤한 자기 자신에게 보상하려는 심리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흥미로운 것은 딱 만족스러운 소비를 지나치면 소비 자체가 스트레스를 준다는 것이다. 이것을 ‘만족 곡선’이라고 하는데, 만족의 정점을 찍은 다음에는 소비할수록 만족도가 추락한다. 특히 사고 후회하는 경우는 스트레스가 두 배다. 돈은 이미 썼는데 만족도는 떨어지니까 말이다. 소비의 기본 원칙 중 하나는 불필요한 것을 사지 않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를 파악해야 한다. 옷장이나 신발장, 책상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도 그래서 필요하다. 옷장을 열었는데 비슷비슷한 옷이 잔뜩 걸려 있다면 이제 적어도 ‘셔츠 드레스’는 사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이다. 예쁜 것에 혹해 필요하지도 않은 잡동사니를 사들이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 소비는 중독이며 독감 바이러스처럼 치료의 대상이라고 주장하는< 소비중독 바이러스 어플루엔자>는 한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다. 소비중독이 얼마나 심각한 질병인지를 쇼핑이 싫어질 만큼 구구절절 늘어놓으니까.

Rule 3 꼭 필요한 것의 우선순위를 정한다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마침 여름 내내 갖고 싶어 하던 샌들이 세일가로 나와 있고, 겨울을 대비해 올해야말로 구스다운 점퍼를 들일까 고민 중이라면? 아이패드 미니를 갖고 싶고, 또 랩톱도 바꿀때가 된 것 같다. 도대체 어떤 것부터 사야 할까? 자, 그럼 노트에 당신의 우선순위를 정해보자. 이 모든 것을 충분히 살 돈이 있다고 해도, 우선순위부터 적어보는 습관을 들여라. 그리고 사흘 뒤, 일주일 뒤 우선순위와 위시리스트를 점검해본다. 그사이 변수는 얼마든지 생길 수 있다. 더 예쁘고 멋진 것이 눈에 들어오거나, 가을을 위한 트렌치코트를 사고 싶다가도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 마음을 접게 되니까. 그러니 늘 질문을 던져야 한다. 어떤 것을 먼저 사야 할까? 어떤 것이 꼭 필요하고 당신에게 오랜 만족감을 줄까? 우선순위가 필요한 것은 업무뿐만이 아니다. 그때그때 마음이 내키는 대로 신용카드를 긁기 시작하면, 그 다음 갖게 되는 건 카드값 폭탄일 뿐이니까.

Rule 4 필요한 것은 저렴하게 산다
일단 필요한 것을 정했다면, 다음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떻게 저렴하게 사느냐’다. ‘잘 쓰는 여자’들의 구매 행동을 눈여겨봤더니 이렇다. 이들은 정보 수집이 빠르고, 손품과 발품에 능하며, 똑같은 물건도 훨씬 저렴하게 산다. 예를 들어 당신이 어떤 브랜드의 값비싼 백을 사기로 마음먹었다고 치자. 하지만 그 브랜드는 세일을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럼 보통은 신용카드 등으로 결제하고 포인트나 마일리지를 쌓는 것, 또는 무이자 할부를 찾아보는 것으로 그칠 것이다. 하지만 계산기를 두드려본 여자들은 현금을 들고 상품권 판매소를 찾아간다. 상품권을 사고파는 곳에서 1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약 3~5%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렇게 구입한 상품권으로 산다면 결국 상품권 구입금액과 실제 구매금액의 차이만큼 할인을 받은 셈이다. 만약 1백만원짜리 제품이라면 적어도 3만원을 할인 받은 셈이다. 이런 식으로 조금의 수고를 더하면 조금 더 싸게, 조금 더 저렴하게 사는 기회는 어디든 있다. ‘아이허브’는 그 덕분에 한국에서 엄청난 마니아를 거느리게 되었다. 각종 비타민과 건강용품, 세제 등을 오프라인 매장보다 훨씬 저렴하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으로 세계 어디든 쇼핑이 가능한 지금은 한 번의 구글링만으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니 더 스마트한 쇼핑의 문이 24시간 열려 있는 셈이다. 싸게 사는 아이템은 패션, 뷰티 아이템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식품 매장은 마감할 때면 떨이 판매에 들어간다. 스마트TV 등도 백화점 가격과 가전제품전문점, 온라인 가격이 모두 다르다는 건 익히 아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지만 싸게 사는 데는 수고와 손품, 발품이 필요하다.

Rule 5 더 이상 쓰지 않게 된 물건은 다시 돈으로 만든다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언제든 생겨난다. 만약 당신이 새로운 스마트폰을 장만했다고 하자. 예전 스마트폰을 그냥 책상 속 어딘가에 두고 방치한 것은 아닌가? 조금 낡고 금이 가긴 했지만, 여전히 ‘스마트한 활동’에는 지장이 없다면 이 세상에 있는 누군가는 그 폰을 필요로 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해보길. 실제로 ‘중고나라’ 같은 중고매매 사이트에서는 쓰던 폰을 사고파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자동차, 값비싼 시계, 디지털카메라, 카메라렌즈만 환금성이 있는 건 아니다. 미국에서 재테크관련 베스트셀러에 오른 <돈 사용 설명서>의 저자들은 소유한 물건 역시 자산으로 본다. 그들은 한번쯤 자신의 소유품을 금액으로 환산해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단계에서 얼마나 많은 물품을 소유하고 있는지 기가 질리게 되지만, 해볼 만한 가치는 있다. 특히 온라인 장터는 쓰지 않는 물건을 약간의 현금으로 바꾸는 데 아주 유용하다. 아기 엄마들은 더 이상 아이들이 가지고 놀지 않는 장난감을 팔고, 자취생들은 자신들이 쓰던 밥솥을 판다. 특히 이런 방식은 세상에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인다는 점에서도 아주 바람직한 일이다. 좁은 집에 무작정 끌어 안고 있거나, 쓰레기통으로 직행하는 대신 중고장터를 알뜰하게 이용해보자. 만약 그럼에도 팔리지 않거나, 개인 대 개인 간의 거래가 부담스럽다면 여러 구호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아름다운 가게’처럼 이미 유명한 재활용 센터도 있지만 여러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안 쓰는 물건을 기부하는 여러 행사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서초구는 구청에서 여는 클래식 음악회 등의 입장료를 돈 대신 안 쓰는 물건으로 받고 있다. G마켓에서는 비영리단체 기아대책 ‘행복나눔’과 함께 중고물품 기증 서비스 ‘기부마켓’을 시작했는데, 의류, 각종 생활잡화, 도서•음반, 소형가전, 식료품 등 다양한 중고 물품을 받고 있다. 기부에 따른 대가가 주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물품은 착불 택배나 서울•경기 일부 지역의 경우 직접 방문해서 수거해 간다. 또 친구들과 함께 소모임을 조직해 벼룩시장에 참여해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특히 이런 과정을 거쳐서 어떤 물건이 내게 필요하고, 어떤 물건이 내게 불필요한지 점검해볼 수도 있다. 물건을 사는 건 잠깐이지만, 다시 세상으로 내보내려면 아주 오래 걸린다는 것!

즐겨찾기의 룰
비교 구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집 안에 필요한 생활용품은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땐 검색이 필수다. 네이버 지식 쇼핑 등을 이용하면 쇼핑몰별 최저가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으며, 배송비는 무료인지, 할인이나 적립이 가능한지도 알 수 있다. 또 차곡차곡 쌓은 쇼핑 마일리지를 현금으로 사용할 수 있어 자주 애용한다.
소셜커머스 소셜커머스에도 ‘셀렉팅’이 필요하다. 패션, 리빙, 뷰티 등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의 소품을 선별해 특정기간 동안만 할인가격에 판매하는 사이트 타이니빅(tinybig.com)은 신진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이라면 눈여겨볼 만하다. 수량과 시간이 한정되어 자꾸만 사이트에 들어가보게 된다는 건 함정!
전 세계 직배송 미국 뷰티&헬스 제품을 취급하는 전문 사이트 아이허브(iherb.com)는 국내에 들어오지 않은 갖은 식재료와 비타민을 탐험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유기농, 친환경제품, 건강보조식품, 다이어트 식품 등 3만5천여 가지 제품을 만날 수 있다. 한국어 지원을 해주어 더 편리하고, 전 세계 직배송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에 매우 저렴하게 ‘득템’ 할 수 있어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해외 직구 사이트 국내에 바잉되지 않는 패션 아이템을 쇼핑하기 좋고, 세일을 자주해 합리적인 쇼핑이 가능한 곳이 많다. 특히 런던에 예약을 통해서만 방문할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LNCC(ln-cc.com)는 책과 음반의 셀렉션이 좋다. 매치스(matchesfashion.com)도 추천할 만한 곳이다.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으로도 유명한 길트(gilt.com)는 리빙 아이템을 구입하는 데도 유용한 사이트다. 9월 현재 구름 위에서 자는 것처럼 보드라운 침구류를 80%까지 세일하고 있고, 다이나 데커의 캔들과 디퓨저도 우리나라 편집숍의 절반 가격에 살 수 있다.

    에디터
    피처 에디터 / 허윤선
    아트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션/허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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