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연인의 연애
오래 연애하는 이들에게는 분명 그것을 가능케 하는 비법이 있다. 장기 연애 중인 이들이 권태기를 극복하는 방법과 다툼의 기술, 그리고 현명하게 화해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7년째 연애 중. 유학과 군 입대로 2년간 떨어져 있었고 현재 안정적인 동거 중 | 한은성(28세)
장기 연애, 이래서 가능했다 우리가 오래 사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같은 대학, 같은 과, 같은 동아리 출신이기에 졸업 이후에도 동일한 인간관계 안에 속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은 같은 집에 살고 있다. 이 자체가 노력이라면 노력일 수 있지만 반대로 헤어지는 이유가 될 수 있기에 관리가 필요했다. 인간관계와 취향은 겹치는데 ‘일’은 거의 겹치지 않는다. 이 겹치지 않는 부분을 최대한 존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 매일 얼굴을 보는 이상, 여행과 데이트 등으로 무리하게 둘만의 특별한 시간을 가지려고 애를 쓰지 않는다. 한마디로 서로의 생활, 취미, 인간관계 등을 ‘동기화’한 다음, 그 이후의 인생은 각자 좋을 대로 한다는 뜻이다. 이런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는 건 쉽지 않지만, 일단 만나게 되면 헤어지는 것 역시 쉽지 않다.
권태기 각자 다른 시기에 권태기가 찾아왔다. 복학생이 된 그가 학교 앞에 자취방을 잡았는데, 그 집에 가기 싫어하는(정확히 단둘이 있는 상태를 싫어하는) 나를 발견하면서 이게 권태기인가 보다 했다. 그가 복학해 무엇을 할까 들떠 있을 때 나는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그러한 불균형한 상황이 마음을 멀어지게 한 것 같다.
최대 고비 사귄 지 3년째 되던 해에, 다른 남자를 몰래 만났고, 얼마 안 있어 남자친구가 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남자와는 바로 관계를 정리했는데, 남자친구는 이상하게도 ‘바람’을 들킨 직후가 아닌 몇 개월 뒤부터 나를 무시하기 시작했다. 새벽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는 날이 많아졌고 남자친구에게 그렇게 방치 당한 경험이 없었던 나는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절정에 이르렀던 한 달쯤은 매일 헤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대 고비 극복하기 첫째, ‘홧김에’ 말하지 않았다. 위에서 말한 위기 시점에서는 상대방에게는 물론 친구들에게도 털어놓고 싶은 말을 계속 억눌렀다. 그건 나의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기도 했다. 둘째, 연애를 하다 보면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다(물론 진짜로 유효기간 끝난 경우와 헷갈려서는 곤란하다). 셋째, 서로 냉랭하던 시기에 친구의 고양이를 맡아 기르게 되었는데, 우리의 사이가 좋아지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함께 돌봐야 할 대상이 생기면서 두 사람의 귀가 시간이 빨라졌고, 각자 품고 있었던 앙금을 해소할 수 있었다.
다툼의 기술 ‘비 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을 믿는 사람들은 다툴 때, 서로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순간 역시 중요하다고 말하지만, 그보다 애초에 다투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나쁘게 말하면 ‘갈등 회피형’ 인간인 우리는 7년간 한 번도 다툰 적이 없는데, 이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투면 상황이 악화될 뿐 좋아질 가능성은 절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기 연애 커플은 이래서 좋다 여자 나이 28살에 ‘남자인 친구’들의 적극적인 대시를 받지 못한다는 것 빼고는 다 좋다. 20대의 거의 모든 기억을 함께하고 있어서 좋고,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나를 기억해줘서 좋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집에 돌아가면 맞아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다. 비상사태가 생겼을 때 나 대신 움직여줄 사람이 있어서 좋고, 아무렇게나 앉아있는 모습도 사랑스럽게 봐주어서 좋다. 무엇보다 의지할 것 없는 외로운 세상에서 이토록 확실한 한 사람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다.
6년째 연애 중. 6년 동안 아주 짧은 두 번의 이별을 겪은 후 한층 돈독한 연애를 유지 | 노경언(30세)
장기 연애, 이래서 가능했다 서로의 휴대폰을 절대 보지 않는다. 서로 다른 짓 하는 걸 눈감아준다는 게 아니라 오해가 생길 일말의 여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의지다.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 넘쳐나는 SNS 속에서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은 나만의 프라이버시 역시 당연히 있기 마련인데 남자친구가 수시로 내 모든 것을 체크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괜히 부끄럽고 민망하다. 상대방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
권태기 내가 이야기를 꺼낼 때까지 먼저 만나자고 하지 않는 그를 느꼈을 때, 이것저것 함께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던 연애 초기와는 달리 ‘우리 오늘 뭐할까?’라고 말하며 시간을 보낼 때, 둘이 함께 있을 때보다 친구들 몇 명을 불러야만 분위기가 좋아질 때, 지금 생각해보니 그 순간들이 권태기였던 것 같다.
최대 고비 서로에게 다른 이성이 눈에 들어올 때다. 6년 연애 기간 동안 한 번쯤은 있을 법한 일이었지만 그 당시에는 세상에서 가장 큰 시련이 우리에게 닥친 것마냥 큰일이었다.
권태기 극복하기 후회할 짓 해보고, 잘못한 것을 스스로 깨닫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어차피 우리는 다시 만날 테니까 후회할 짓을 한번 해보자’는 계획은 아니었지만 순간의 감정에 혹해서 저지른 일인 만큼 금방 돌아올 수 있었다. 그때 이후로 서로가 가장 소중한 사이임을 깨달았으니 우리 커플을 더욱 단단하게 엮어준 셈이다. 한 번의 실수도 하지 않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누구든 실수를 하면서 산다. 그걸 생각하면 크게 화날 일이 없다. 물론 실수가 반복되면 극단의 조치가 필요하겠지만.
다른 남자에게 대시를 받았을 때 이성 친구가 있다고 말했는데도 다른 이성이 꼬이는 건 그 앞에서 남자친구 흉을 보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눈웃음을 치거나, 은근슬쩍 스킨십을 하는 등 100퍼센트 그를 헷갈리게 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올바른 사고를 가진 남자라면 남자친구의 존재를 확실히 밝히는 여자에게 대시하지 않는다.
다툼의 기술 서로에게 가장 큰 불만이 무엇인지 각자 생각해본 후, 특정한 날을 잡고 가감 없이 말한다. 중요한 건 그 시간 이후로는 그에 관한 이야기를 끄집어내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상대방이 나의 어떤 점을 싫어하는지 알기 때문에 후에 같은 상황이 닥쳤을 때 스스로 조심하고 자제하게 된다.
현명하게 화해하기 아무리 미워도 얼굴을 보고 풀어야 한다. 전화로 화해하면 상대방의 표정변화나 기분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감정을 깨끗하게 정리하기 어렵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다 보면 아무리 심각한 문제라도 그의 입꼬리 한쪽이 실룩거린다든지, 얼굴에 뭐가 묻었다든지 등의 사소한 것들로 갑자기 웃음이 터질 수 있다. 친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연애를 오래 하다 보면 서로의 친구들을 공유하기 마련이다. 혼자 해결하기 어려울 때 두 사람을 잘 알고 있는 그들에게 객관적인 조언을 구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5년째 연애 중. 많은 시행착오와 두 번의 헤어짐 끝에 오는 9월 결혼식을 올릴 예정 | 이성미(32세)
장기 연애, 이래서 가능했다 서로의 라이프스타일을 배려한다. 3~4시간마다 통화를 하거나 문자를 보내곤 하는 나도 그가 힘든 날만은 좀 참는다. 그가 일 때문에 예민할 때에는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꾹 참는다. 대신 내가 바쁠 때에 그는 나의 모든 짜증을 받아준다.
권태기 남자친구가 너무 바쁘던 시절, 평일 데이트는 꿈도 못 꾸고 주말 낮에 잠깐 만나서 밥을 먹거나 퇴근 전에 잠시 집 앞에 들러 산책하는 것이 전부였다. 아무리 바빠도 섹스를 하려고 노력했던 예전과는 달리 횟수도 현저히 줄었다. 그렇게 몇 달을 보내고 나니 연애와 결혼에 대한 회의가 밀려왔다.
최대 고비 바쁜 남자친구를 견디지 못하고 이별을 선언했던 적이 있다. 이별을 통보한 것은 나였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한 켠에는 그가 다시 연락을 할 거라 굳게 믿고 있었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는 것이 아닌가! 남자들은 술의 힘을 빌려 연락을 한다는데 그가 술을 즐기지 않는 것이 이유였을까? 결국, 한 계절이 지나고 난 뒤에야 그가 취기를 빌려 연락을 해왔고, 나는 기다렸다는 듯 그를 받아들였다.
권태기 극복하기 서로 무엇이 힘든지 이야기를 나눈 결과, 나는 그의 바쁜 일상을 받아들이지 못했고, 그는 바쁜 자신을 이해 못하는 날 힘들어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리고 섹스를 할 때도 우리는 서로에게 원하는 것들을 말하지 않고 상대방의 기분을 맞추기에 급급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는 아무리 바빠도 일주일에 하루를 무조건 내게 할애하기로 했고, 난 그가 바쁠 때에는 가능한 한 건드리지 않기로 했다. 잠자리에서도 대화가 늘었고, 섹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 후 우리는 훨씬 행복해졌다
다툼의 기술 감정이 격해 있을 때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 뒤부터 화가 나면 각자 시간을 갖고 생각을 정리한 뒤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서인지 7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언성을 높이는 큰 다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현명하게 화해하기 초기에는 다투고 나서 조금 지나면 머뭇머뭇하며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갔다. 저녁에 화를 낸 뒤 아침에 ‘잘 잤어?’라고 문자를 보내는 식이었다. 미안하다는 단어가 어색했기 때문일 거다. 하지만 사과하는 것이 자존심을 버리는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고, 꼭 ‘미안하다’는 말로 그 일을 정확하게 마무리한 뒤 다시 손을 잡는다. 다툼에는 분명 누군가의 잘못이 있고, 사과를 하고 넘어가야 아주 작은 앙금이라도 마음에 남는 일이 없다.
결혼을 결심한 이유 모든 것이 마음대로 풀리지 않던 어느 날, 새벽 3시에 퇴근한 내게 또 한 번의 시련이 찾아왔다. 보일러에 물이 넘쳐 온 방이 물바다가 되었던 것이다. 그 얘기를 들은 남자친구가 한걸음에 달려왔고, 3시간 동안 물을 걷어냈다. 그날 두 가지 포인트에서 내 인생을 맡겨도 좋겠다는 확신을 얻었다. 힘들 때 그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는 점. 그리고 그는 정말 집안일을 잘한다는 점이다.
1년 사귀고 헤어진 뒤 3년 만에 다시 만나 5년째 연애 중 | 손유정(28세)
장기 연애, 이래서 가능했다 그가 하는 말,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항상 귀를 기울인다. 남자친구 어머니의 내시경 검사 결과는 나왔는지, 자동차 범칙금은 냈는지 물어본다. 여름이 되면 쿨링 셔츠를, 겨울에는 기모 내의 등 소소한 것까지 챙겨주니 언제부턴가 그도 나를 자연스럽게 챙겨주게 되었다. 서로에게 정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생활의 편의를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이가 되었다. 받을 것을 계산하지 않고 아낌없이 준 것이 비결이다.
권태기 내가 21살이고, 그가 26살일 때, 1년 정도 만났을 때였다. 권태기랄 것도 없이 일방적으로 차였고, 아주 가끔 메일로 안부를 묻다가 4년 후 우연히 다시 만나게 되었다. 날 버리고 갔던 나쁜 남자는 30대의 유순한 남자가 되어 나타났고 “너 같은 여자도 없다”는 다소 식상한 말과 함께 다시 만나게 되었다. 긴 헤어짐 끝에 다시 만나서인지 권태기 없이 평탄한 6년을 순항 중이다.
최대 고비 둘 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 아니다. 하지만 둘 다 결혼을 하고 싶어 한다. 돈을 열심히 모아야 결혼할 수 있는 상황이라 결혼 얘기만 나오면 서로 예민해지곤 한다. 적금을 늘려도 모자란 판에 쓸데없이 쇼핑을 한다고 나의 잔소리가 점점 심해지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자꾸 미루기만 하는 그의 모습에 속상하고 화나서 자잘하게 다툰 적이 많다.
권태기 극복하기 모든 금전 상황을 서로 터놓기에 이르렀다.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 등 굵직한 빚을 알 수 있었고, 처음에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덕분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다. 함께 있을 때 외식이나, 유흥으로 지출되는 비용을 의식적으로 줄여나갔고,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자금이 확실해지니 걱정 없는 데이트가 가능해졌다. 지금은 공동 명의로 결혼을 위한 저축도 하고 있다.
다툼의 기술 서로의 화를 돋우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그가 씩씩거리며 싸움을 걸어올 때에도 그냥 아무렇지 않게 반응한다. 처음에는 그런 나를 황당해했지만 그도 좋은 게 좋은 거라는 걸 깨닫고 유유히 넘어간다. 내가 싸움을 걸면 그는 “그래 내가 잘못했네”라고 순순히 인정한다. 그럼 또 그냥 그렇게 풀어진다.
현명하게 화해하기 서로 마사지를 해준다. 팔다리와 어깨를 꾹꾹 눌러주면서 수행의 시간을 갖는다. 연인끼리의 스킨십은 백마디 사과보다 빠른 해결법이 될 수 있다.
장기 커플은 이래서 좋다 가식도 없고 밀당도 없는 이 편안함이 좋다. 명품백 따위 받은 적도 선물해준 적도 없지만, 늦은 밤에 눈이 맞으면 어디로든 떠날 수 있고, 아무 말을 주고받지 않아도 어색하지 않다. 무엇보다 다시 안 볼지도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 서로를 떠보는 소개팅을 하지 않아도 되니 얼마나 좋은가!
오래가는 연인은 이렇게 한다
1 첫째도 믿음, 둘째도 믿음 장기 연애를 위한 필요 충분 조건은 바로 믿음이다. 먼저 상대방을 믿어야 상대방도 당신을 믿어준다. 오래 사귀는 연인들에게서 시시때때로 휴대폰을 검사하고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애정이 식어서도, 관심이 없어서도 아니다. 오랜 시간을 쌓아온 서로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2 일과 취향에 대한 이해 연인의 다툼은 자신의 취향을 강요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처음에는 “당신이 좋아하는 거면 나도 좋아”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해가 거듭될수록 그가 좋아하는 곱창과 전쟁 영화는 쳐다보기조차 싫어질지도. 영화나 운동 등 취향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없다면 그 시간만큼은 각자 해결하고 만나는 것이 좋다. 또 같은 분야의 일을 하고 있지 않더라도, 최소한 상대가 어떤 일을 하고 있고 무엇을 힘들어 하는지 정도는 파악해야 잦은 싸움을 피할 수 있다.
3 이기려 애쓰지 말기 싸우지 않는 건 힘들지만 싸울 수밖에 없다면 제대로 싸우는 법을 알아야 한다. 가장 위험한 건 싸울 때 홧김에 내뱉는 말이다. 그 말이 상대방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말이라면 싸움이 끝나고 화해를 한 후에도 뿌리 깊은 상처로 남아 이별로 발전할 수 있다. 때로는 잘못한 게 없어도 져주는 대인배의 태도가 필요하다. 상대방을 이기는 일은 결코 연애의 목적이 될 수 없다.
4 서로의 카운슬러 오래 사귄 연인들은 상대를 소울메이트, 베스트 프렌드라 부르곤 한다. 연인으로서의 긴장감이 없어졌다는 뜻이 아니다. 사랑의 감정을 바탕으로 함께 삶을 헤쳐나가는 동료, 세상에 둘도 없는 친구의 의미가 더해졌다는 의미다. 그 관계의 바탕에는 ‘대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이야기만 하지 말고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주라는 거다. 일방적인 관계는 어느 한쪽이 지칠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있어 세상에 둘도 없는 카운슬러가 되어야 한다.
5 끊임없는 애정 표현 연애 기간이 길어질수록 서로에 대한 사랑을 당연하게 여기기 때문에 서운한 것이 많아진다. 서로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 잘 보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끊임없이 되새겨보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위험한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하는 생각이다. 나는 무뚝뚝하니까, 우린 눈빛만 봐도 아니까, 하고 합리화해서도 안 된다. 오랜 연인일수록 아낌없는, 끊임없는 애정 표현은 필수다.
6 함께 키우는 애완동물 부부가 아이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정립하듯 애완견을 키우는 것은 권태에 빠진 두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강아지가 새롭게 터득한 애교와 배설물의 색깔을 논하는 등 부쩍 줄어든 대화는 활기를 띠게 될 것이고, 강아지의 산책을 핑계로 집 안에서만 시간을 보내던 데이트 패턴에 변화가 찾아올 것이다.
7 당신을 길들이기 당신의 남자와 절대 헤어질 수 없다면 그가 당신이 없는 삶을 상상할 수 없도록 만들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매일 아침 모닝콜을 하거나, 때마다 반찬 챙겨주기 등 소소하지만 꾸준한 정성으로 그를 길들인다면 예쁘고 깐깐한 여자보다 조금 덜 예뻐도 착한 당신과 오래오래 연애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거다
당신의 연애에 도움이 되는 영화
1 헤어질 때 이것만은 피하자 <연애의 온도> 연애 3년 차인 이동희와 장영의 연애, 그리고 이별은 뻔뻔하리만큼 현실적이다. 둘도 없는 연인처럼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헤어질 때는 ‘누가 더 많이 상처 주나’ 경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무섭게 공격한다. 한때 서로의 모든 것을 공유한 사람인 만큼 헤어질 때도 최소한의 예의는 갖춰야 한다. 아무리 술에 취해도 두 사람처럼 서로 욕하고 치고 박고 싸우는 일은, 서로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 사랑했던 순간은 잊어도 헤어지던 순간은 잊지 못하는 법이다.
2 완벽한 결혼은 없다 <5년째 약혼 중> 바이올렛은 만난 지 1년 만에 멋진 레스토랑에서 프러포즈를 받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지만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이 결혼에 골인하지 못하고 5년 동안 약혼 상태를 이어간다. 영화는 우리가 너무 완벽한 상태에서 결혼하기 위해 욕심을 내는 게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사랑하지만 결혼에 대한 확신이 없는 사람들, 혹은 결혼만이 연애의 목표라 생각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던져준다.
3 새로운 사람에게 흔들린다면 <우리도 사랑일까> 결혼 5년 차인 작가 마고는 유머러스한 요리 작가 루와 행복한 생활을 이어간다. 그러나 우연히 다니엘을 만나게 되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강렬한 끌림을 느낀다. 결국 마고는 다니엘을 선택한다. 누군가에게 마고는 용기 있는 여자일 테고, 또 누군가에게는 부도덕한 여자일 거다. 분명한 건 아무도 그의 인생을 비난할 수 없다는 거다. 어디까지나 그건 마고의 인생이니까. 혹 당신에게 그가 아닌 새로운 사람이 나타난다면 당신은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4 결혼과 소개팅에 대한 다른 시선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 동거 7년 차에 접어든 닐과 베스 커플. 닐은 베스를 사랑하지만 프러포즈를 하지 않는다. 현재의 연인과 결혼에 대한 생각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면 서로의 다른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거다. 한편 소개팅한 남자에게서 연락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면 지지와 코너의 에피소드에 집중하자. 지지가 코너에게서 연락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가 그녀에게 반하지 않았으니까. ‘또 만나요’ 하고 헤어지고는 잘 들어갔냐는 문자조차 없는 괘씸한 남자에 대한 미련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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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조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