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두, 그것이 알고싶다 1
그냥 ‘부츠’라고 써도 될 것을 앵클 부츠, 레이스업 부츠, 사이하이 부츠 등 괜히 어려운 용어를 사용한다고 불만이 많았다면 각각의 구두가 가진 탄생의 이야기를 들어보길. 이름을 제대로 불러줘야 할 이유는 충분할 테니까.
Ballet Flat Shoes
발레리나의 토슈즈를 닮은 플랫 슈즈다. 이 슈즈를 대중화한 이는 오드리 헵번과 브리지트 바르도였다. 오드리 헵번은 영화 <사브리나>(1954)에서 발레 플랫 슈즈를 신어 세계적인 유행을 이끌었다. 브리지트 바르도는 영화 <그리고 신은 여자를 창조했다>(1956)에 출연하면서 로즈 레페토에게 발레 슈즈를 제작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녀의 이름을 본뜬 레페토의 BB 발레 플랫 슈즈가 탄생했다.
Trend 스웨이드, 송치, 페이턴트 가죽 등 다양한 소재가 눈에 띈다. 앞코에 리본을 단 전형적인 디자인도 여전히 인기지만, 동물 모양 장식이나 화려한 프린트를 곁들인 개성 있는 디자인도 주목받고 있다.
Smoking Slipper
턱시도를 뜻하는 프랑스어 ‘스모킹’에 실내용 구두 ‘슬리퍼’가 합쳐진 단어로, 턱시도를 갖춰 입은 우아한 신사들이 카펫 위에서 신던 구두를 의미한다. 1800년대 영국 빅토리아 여왕과 결혼한 앨버트 공이 즐겨 신어 ‘앨버트 슬리퍼’라 부르기도 한다. 당시 상류층 남성들 사이에서 고급스러운 벨벳에 실크 안감을 더한 스모킹 슬리퍼가 크게 유행했다. 구두 발등에는 본인의 이니셜이나 가문을 상징하는 엠블럼 장식을 새겨 넣어 개성을 드러냈다.
Trend이번 시즌 트렌드를 반영한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이다. 밀리터리 무드의 소재와 프린트 등으로 다양하게 선보였다. 카무플라주 프린트, 남성복에서 볼 법한 소재와 프린트 등으로 다양하게 선보였다.
Oxford Shoes
옥스퍼드 슈즈는 발등 부분에 신발끈을 넣는 구멍이 3개 이상 있는 구두다. 장식이 없는 디자인부터 구두 발등에 구멍 장식이 있는 것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1800년대 옥스퍼드 대학교 학생들이 ‘옥소니언(Oxonian)’이라는 부츠를 즐겨 신으며 유행하기 시작했다. 옥소니언은 사이드 슬릿이 더해진 하프 부츠로, 당시 하프 부츠 높이에 불만을 가진 대학생들이 발등 높이로 개조해 지금의 옥스퍼드 슈즈가 탄생했다.
Trend 매니시 룩의 유행과 더불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 클래식한 것부터 스터드 장식을 더한 과감한 디자인까지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Loafer
로퍼는 1800년대 중반, 노르웨이 남서부 지방 애울란의 농부와 어부들이 신었던 모카신이 시초다. 1930년대 ‘애울란 모카신’으로 유럽에 전파됐으며, 이후 미국 <에스콰이어> 잡지에 소개되며 널리 알려졌다. 로퍼는 디자인에 따라 다양한 이름으로 부른다. 발등에 동전을 넣을 수 있는 반달 모양 홈이 나 있는 것은 페니 로퍼, 술 장식이 달린 것은 태슬 로퍼, 걸을 때 미끄러지지 않도록 고무 밑창을 덧댄 것은 보트 슈즈라고 한다.
Trend 호피 무늬, 얼룩말 무늬 등 다양한 애니멀 프린트 로퍼가 등장했다. 지퍼나 리본 장식으로 세련미를 더한 디자인도 대거 선보였다. 태슬이 달려 있는 클래식한 디자인은 점잖은 색상을 골라야 세련돼 보인다.
5 SHOE MASTERS
여성의 발을 위해 예술혼과 장인정신을 발휘해 온 5명의 구두 디자이너와 그들의 위대한 창조물.
1 Roger Vivier 1950년대 크리스찬 디올과 일하며 가늘고 뾰족한 스틸레토 힐, 곡선의 뒷굽이 특징인 콤마 힐, 사각 버클 장식의 필그림 슈즈를 만들었다. 비닐 소재의 구두, 사이하이 부츠 등 실험적이지만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여 패션사에 한 획을 그었다.
2 Salvatore Ferragamo 일생 동안 무려 1만여 종류의 구두를 디자인한 살바토레 페라가모. 코르크 소재로 혁신적인 웨지힐 슈즈를 만들었고, 오드리 헵번을 위해 편안한 발레 플랫 슈즈를 디자인했으며, 투명 낚싯줄로 인비저블 슈즈를 창조했다.
3 Manolo Blahnik 스페인 태생으로 스위스에서 문학과 건축을 공부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마놀로 블라닉은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졌다. 앞코가 둥근 메리제인을 스틸레토 힐에 뾰족한 앞코로 재해석한 ‘캄파리’, 고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결혼식에서 신었던 ‘세다라비’가 대표작이다.
4 Sergio Rossi 이탈리아 디자이너 세르지오 로시는 1970년대 베르사체의 컬렉션 구두를 만들면서 유명해졌다. 신축성 있는 엘라스틱 밴드로 만든 스틸레토 힐 펌프스, 발등과 뒷굽의 지퍼 장식이 섹시한 스틸레토 힐 펌프스가 대표작이다.
5 Christian Louboutin 1991년 파리에 첫 상점을 열면서 크리스찬 루부탱의 역사가 시작됐다. 10cm가 넘는 스틸레토 힐과 새빨간 구두 밑창이 브랜드를 상징한다. 발가락이 보일 만큼 발등이 깊게 파인 디자인이 섹시하면서도 우아한 멋을 자아낸다.
- 에디터
- 패션 에디터 / 시주희
- 포토그래퍼
- 이현우, 박병진, KIM WESTON ARNOLD
- 기타
- 어시스턴트 / 이윤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