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겨울 메이크업 트렌드 <2>

검붉은 입술과 진한 속눈썹 그리고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한 얼굴. 이 펑키한 무드를 현대적으로 중화시킨 것은 바로 정교하게 다듬어진 피부였다. 섹시한 90년대와 고혹적인 빅토리안 무드, 모던한 21세기가 공존하는 가을/겨울 트렌드.

1 에스티 로더의 더블 웨어 제로-스머지 랭쓰닝 마스카라 01호 블랙. 6ml 3만8천원. 2 맥의 미네랄 라이즈 멀티이펙트 래쉬 차지드 블랙. 13g 3만2천원. 3 메이블린 뉴욕의 래쉬 센세이셔널 블루밍 마스카라. 9ml 1만4천원.

Layers of Mascara

지금 당신의 화장대에 필요한 것은 진득한 제형의 볼륨 마스카라보다는 여러 번 덧바르기 쉬운 가벼운 제형의 마스카라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서로 경쟁이라도 하는 듯 마스카라를 겹겹이 덧발랐고 덕분에 모델들의 눈꺼풀은 점점 무거워졌다. 지암 바티스타발리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발 갈랜드는 마스카라로 속눈썹을 한올한올 뿌리부터 끝까지 바르기 위해 컨실러 브러시를 사용했다. “우리는 소녀들이 어리고 쿨해 보이도록 하고 싶었어요. 그들이 마치 지난밤의 마스카라를 여전히 바르고 있는 것처럼요.” 펜디 쇼의 피터 필립스는 펜 브러시로 속눈썹을 쓸어서 여러 겹의 마스카라를 덧발랐다. 그리고 모델들이 눈을 깜빡일 때마다 눈두덩에 마스카라가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만들어 독특한 아이라인 효과까지 더했다.

슈에무라의 잉크 블랙 라이너. 0.45ml 4만8천원대.

Face Tattoo
메이크업과 아트 사이.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리퀴드 아이라이너를 잉크처럼 이용해 타투를 그려 넣었다. 지암바 쇼에서는 모델의 눈가 주변과 눈썹 위 그리고 손에 작은 하트나 별, 반달 등을 그렸다. 안소니 바카렐로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톰 페슈는 눈 아래에 블랙 라이너로 성조기의 별 모양과 비슷한 V자를 그려 미국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알래스카 이누이트 부족의 여전사처럼 얼굴에 기하학적인 패턴을 그려 넣은 안나 수이 쇼, 아프리카의 여인처럼 미간을 검은 선으로 채운 웨스트우드 골드 쇼 그리고 눈 밑에 눈물 모양의 점을 그린 톰 브라운 쇼까지 얼굴 위 타투가 드라마틱하게 펼쳐졌다.

1 로레알 파리의 수퍼 라이너 블랙 라쿼. 1.5ml 1만4천원대. 2 헤라의 클리어 리퀴드 아이라이너 79호 블랙. 2g 2만8천원대.

Black Eyeliner

이번 시즌은 유독 블랙 아이라이너의 활약상이 눈부시다. 두 줄로 눈꼬리를 올려 그린 안나 수이 쇼를 비롯해 눈두덩을 가로지르는 라인으로 눈매가 더 깊어 보이게 한 조르지오 아르마니 쇼, 눈꼬리를 감싸는 깊은 C자형 아이라인으로 눈이 더 커 보이게 한 랙앤본 쇼, 동공 중앙부터 눈꼬리까지만 두툼하게 그린 아이라인으로 현대적인 무드를 자아낸 수노 쇼까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은 아이라인을 다양하게 활용했다. 더욱 극단적으로 아이라인을 그린 메이크업도 등장했다. 로샤스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피에로니는 눈썹뼈와 눈 아래에 기하학적인 라인을 그려 넣음으로써 눈이 커 보이게 하는 착시 효과를 연출했다. 그런가 하면 DKNY 쇼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야딤은 블랙 아이라이너로 눈 주변에 접시만 한 크기의 라인을 그렸다. 스머징 기법 또한 다채롭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앤 켄달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무심한 눈매를 위해 프로엔자 스쿨러 쇼에서 눈 앞쪽 코너에 블랙 크림 새도를 흩트려 펴 발랐다.

    에디터
    뷰티 에디터 / 이미현, 소피아 패니치(Sophia Panych)
    포토그래퍼
    LEE HO HYUN, INDIGITAL, 이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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