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장을 향해 떠나는 세븐틴
늦은 밤, 내리는 겨울비에도 개의치 않고 난생처음 파티장을 향해 떠나는 소년들의 걸음을 포착했다. 세븐틴 힙합 유닛 멤버들과 모델 윤소정이 보내는 밤.
열여덟 살부터 스물한 살까지. 열세 명의 소년이 모인 세븐틴(Seventeen)은 ‘자체 제작 아이돌’이라고 불린다. 평균 연습생 기간 3년. 연습생으로 제법 긴 시간을 함께하는 동안 모든 멤버가 작곡과 랩 메이킹, 작사, 안무에 조금씩 관여하게 됐기 때문이다. 데뷔 전부터 힙합과 보컬, 퍼포먼스 팀으로 유닛이 나뉜 통에 각자 분야에서 더 열심히, 맘껏 놀수 있는 좋은 핑계까지 생겼다. 지난 5월 데뷔 이후 채 반년도 되지 않아 2천 석 규모의 팬미팅을 치르고, 단독 콘서트까지 앞둔 세븐틴은 <얼루어>와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기에 가장 완벽한 소년들이다.
오늘 촬영은 파티에 가본 적 없는 소년들이 누나와 함께 파티에 가는 콘셉트이죠. 파티에 가본 적 있어요?
에스쿱스 저는 없어요.
버논 어떤 주제의 파티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은데요? 어떤 파티를 말하는 거예요?
오늘 가는 파티는 디제이와 조명이 있는 파티인 거죠.
원우 그런 거라면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 생일 파티 이후로는 딱히….
민규 아무래도 저희가 참여한 모임 중에 사람이 제일 많이 모이고 분위기가 파티다웠던 건 소속사 회식이었던 것 같아요. 고기를 먹었죠.
내일 팬미팅을 앞두고 있어요. 2천 석 규모라면서요? 축하해요.
에스쿱스 첫 번째 미니앨범 때도 느꼈지만 생각보다 많은 분이 사랑해주시는구나 싶어요. 물건을 사러 갔을 때 알아봐주시는 분도 있고, 길에서 저희 노래인 ‘만세’가 나오는 것을 들은 적도 꽤 있거든요.
원우 팬들만 2천 명 모이는 건 정말 처음이에요. 팬사인회 때마다 열세 명 멤버가 번갈아가면서 무대를 준비해 보여주곤 했는데 못 본 분들이 많아서 이번 팬미팅 때 다시 보여드리려고요.
세븐틴은 유닛이 나뉘어 있다는 게 독특한 점이죠. 팀을 나눌 때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나요?
에스쿱스 연습생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음악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원우 힙합팀뿐 아니라 보컬팀, 퍼포먼스팀 멤버들도 각자 자기가 원하는 팀을 택했어요. 그러다 보니 책임감이 더 생길 수밖에 없었죠. 스스로 택한 거니까.
책임감을 다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에스쿱스 아무래도 랩 메이킹이 가장 중요하죠. 앨범에 들어 가는 가사에 책임감을 많이 느껴요. 데뷔 전에는 저희끼리 작은 무대에서 힙합 공연도 종종 했거든요.
같은 힙합팀이라도 좋아하는 랩 스타일은 다르겠죠? 좋아하는 국내 힙합 뮤지션을 꼽는다면?
버논 빈지노 선배님이요! 진짜 좋아해요. 음악과 스타일, 다 멋있어요.
원우 저는 타블로 선배님. 가사 하나하나에 많은 뜻이 담겨 있잖아요. 그걸 보면 저도 저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민규 저는 요즘에는 팔로알토 선배님 곡을 많이 듣고 있어요. 목소리가 정말 멋있거든요.
에스쿱스 전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바스코 선배님이요. 제가 무대나 가사 쓸 때 하는 모든 것에 다 조금씩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물어볼 때마다 귀찮아하지 않고 잘 알려주세요.
<주간아이돌>에 출연했을 때 팀별 대결에서 꼴찌를 했죠. ‘이것만은 힙합팀이 최고다!’ 하는 게 있어요?
원우 무대에서 호응을 끌어올리는 것. 데뷔 전부터 무대에서본 경험 덕인 것 같아요.
버논 힙합이라는 장르 자체가 자유롭고 퍼포먼스가 짜여 있지 않잖아요. 자연스레 호응을 유도하는 법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민규 제가 계속 미는 건데… 비주얼이요! 힙합팀은 비주얼입니다.
데뷔 이후 가장 신났던 순간은 언제예요?
에스쿱스, 원우, 민규, 버논 지금이요!
민규 연습생 시간이 길다 보니 무대에 대한 갈증이 있었어요. 연습생 때도 공연을 몇 번 하긴 했는데 데뷔가 미뤄지니까 해소가 안 되더라고요.
에스쿱스 그러다가 팬 분들과 함께하게 되니 정말 좋아요. 활동할 때는 무대에서, 활동 안할 때면 팬사인회나 팬미팅을 통해 만나고요.
숙소에서는 누가 함께 방을 쓰나요?
원우 방이 있지만 생활은 다들 거실에서 해요. 룸메이트도 안 정해져 있어서 누구는 거실에서 자고, 누구는 방에 들어 가서 자고 매번 바뀌어요.민규 저희는 자유로운 팀입니다!
그럼 힙합팀 멤버 한 명과 꼭 방을 같이 써야 한다면 누구를 고를래요?
에스쿱스 청소를 열심히 하는 민규요. 늘 깔끔해요. 청소하는 걸 좋아하나 싶을 정도로….
민규 하고 나면 기분이 개운하긴 해요. 저는 혼자 쓰고 싶지만 한 명 꼽자면 버논을 택할게요.
버논 오, 왜 나야?
민규 나보다 동생이라서?
하하, 청소시키려고 그러는군요? 원우도 동생인 민규나 버논을 택할래요?
원우 저는 취미가 비슷한 쿱스형! 게임과 만화책 좋아하는 것도 그렇고, 좋아하는 영화 장르도 겹쳐요. 영화 보러 갈 때면 둘이 가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버논 저는 그럼 저를 뽑아준 민규 형이요. 의리!
원우 나는 아무도 안 뽑아주네.
어떤 남자, 어떤 어른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에스쿱스 나이를 먹은 뒤에도 새로운 걸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음악적으로는 젊은 사람들이 새로운 시도를 할 때 그걸 받아들이고, 같이 만들 수 있는 사람이요.
민규 서른쯤 되면 남성적인 분위기를 가진 사람이 되고 싶어요. 차승원 선배님처럼 정말 멋있는 ‘수컷’ 느낌 있잖아요.
원우 어떤 분위기에도 잘 맞출 수 있는 어른이요. 즐거운 분위기에서는 즐겁게, 가라앉은 분위기에서는 또 그런 대로.
버논 지금보다 좀 더 책임감 있는 사람이 될 거예요. 그리고 다양한 걸 받아들일 수 있는 열린 사람.
올해 연말 시상식 무대에서는 어떤 퍼포먼스를 보여줄 예정이에요? 같이 무대를 꾸미고 싶은 뮤지션은 없나요?
민규 멤버가 많은 점을 이용해서 무대를 넓게 사용하는 플래시몹을 해보고 싶어요.
원우 오, 나도! 저희 안무 중에 열 세 명이 동시에 팔을 앞으로 내밀면서 전진하는 게 있거든요. 그걸 한 100명이 같이 하면 어떨까요?
에스쿱스 저는 각 팀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유닛별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네요.
버논 저도 유닛 무대 아니면 단체 무대? 어쨌든 우리는 다 우리 멤버들과 같이 하겠다는 거네!
- 에디터
- 이마루, 김지후
- 포토그래퍼
- 이수진(Lee Su Jin)
- 모델
- 윤소정
- 스타일리스트
- 박지영
- 헤어
- 정혜연
- 메이크업
- 박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