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다른 화장품
성분표의 첫 번째 자리를 차지했던 정제수. 이제는 그 정제수 대신 각종 피부 개선 효능을 담은‘ 물’이 대세다. 이제 화장품도 물을 보고 고르는 시대가 왔다.
이름을 외우기도 어려운 온갖 기능성 성분을 이야기하던 뷰티 광고가 이번에는 ‘물이 다름’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원료값이 0원에 가까운 정제수 대신 온천수, 해양심층수는 물론 대나무 수액, 녹차 수액, 선인장수 등 귀하다는 식물 수액까지 등장했다. 뷰티 브랜드가 이렇게 물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화장품에 가장 많이 들어가는 원료이자 화장품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성분이 물이기 때문.“ 정제수란 전해질과 유기물이 제거된 순수한 물을 말하죠. 세균이 일정 기간 번식하기 어렵고 화장품 속 활성 성분과 반응을 일으킬 확률이 적어 피부에 발랐을 때 원하는 효과를 예측할 수 있게 도와줘요. 대량으로 생산하는 화장품의 경우 정제수를 활용해 오염과 변질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죠”. 담피부과 김홍두 원장의 설명처럼 단지 원료값 때문에 정제수를 사용해온 건 아니다. 화장품의 안정성을 높이고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기초물질이 바로 정제수라는 얘기다. 점성을 가진 재료에 정제수를 섞으면 훨씬 부드러워져 제품 밀착력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하지만 피부를 개선하는 각종 기능성 성분은 이미 포화상태다. 이미 줄기세포 유래성분을 사용하는 단계까지 이르렀으니까.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할 부분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브랜드들은 물에서 돌파구를 찾은 셈이다. 다시 말해 화장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물이 다르면 더 좋은 효과를 발휘할 거라는 소비자의 믿음을 겨냥한 것. 실제로 민간요법에서 피부가 건조한 사람이 온천욕을 하면 피부가 매끄러워지고 녹차수로 세안하면 피지가 줄어들고 피부가 맑고 촉촉해지는 것처럼 특수한 물 자체가 화장품으로써의 효능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다. 정제수는 화장품 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그 자체로는 피부에 어떠한 효능을 준다고 보기 어려워요. 미네랄이나 영양분이 녹아 있는 천연수를 활용하는 것은 그 때문이죠. 하지만 아무리 천연 성분이라도 피부에 맞으면 소용이 없어요. 그래서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는 물이 들어간 화장품을 고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물 자체가 가진 효과를 보려면 정제수가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토너, 미스트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아요.” 린클리닉 배지선 원장의 설명이다. 단순히 정제수와 해양심층수, 녹차수 등을 비교하기보다는 피부에 자극이 없는 것을 사용하고, 최대한 다른 성분을 섞지 않고(물속 성분과 첨가한 성분이 충돌할 수 있으므로) 원료 그대로를 활용한 제품이 효과적이라는 것. 내 몸에 맞는 건강식품을 찾듯 피부에 맞는 물을 찾는 것이 새로운 과제가 됐다.
피부 고민에 따라 골라라! 정제수 0%, 물이 다른 화장품
아벤느 온천수 적절한 수준의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어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키고 보호막을 형성해 피부를 매끄럽고 촉촉하게 가꾼다. 건조로 인한 가려움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아벤느의 로씨옹 미셀레르 정제수 대신 진정, 자극 완화 효과가 뛰어난 아벤느 온천수를 93% 함유해 민감한 피부도 사용할 수 있는 클렌징 워터. 워터프루프 메이크업은 물론 미세먼지까지 말끔하게 제거한다. 200ml 2만원.
홍삼수 홍삼의 다양한 유효성분을 과학적으로 정제해 만든 물로 피부의 건조함을 빠르게 해결해주고 거칠어진 피부에 윤기와 탄력을 더한다.
동인비의 동인비초 수 홍삼의 강력한 에너지를 담은 홍삼진액과 응축수, 홍삼 콜라겐이 함유되어 메마른 피부를 촉촉하고 유연하게 가꿔주는 수분 토너. 130ml 5만원.
제주 용암해수 40만 년 전, 제주도가 탄생할 때 함께 생성된 해수로 긴 세월 동안 현무암층 속에서 보존됐다. 일정한 수온과 pH가 만들어낸 미네랄 비율이 안티에이징 효과를 발휘한다.
이니스프리의 제주 용함해수 에센스 수분 에너지를 활성화하는 제주 용함해수를 84% 함유한 안티에이징 에센스. 물방울이 터지듯 산뜻한 워터 포뮬러가 보습 인자를 강화하고 수분 장벽을 만들어 촉촉하게 해준다. 50ml 3만원.
선인장수 사막에서도 생명력을 이어가는 선인장의 수분에너지를 담고 있어 피부에 충분한 수분을 공급하고 피부 진정, 결 정돈 효과가 있다.
헉슬리의 토너 익스트랙트 잇 자연유래 성분의 선인장을 90% 담고 있는 순한 무알코올 토너. 쫀득한 질감으로 건조한 피부 갈증을 해소하고 끈적임 없는 마무리감을 남긴다. 120ml 3만2천원.
대나무 수액 인체가 가진 물 성분과 유사해 빠르고 깊숙이 흡수된다. 피부 속 천연보습인자를 만들어주고 피부 자생력을 길러 촉촉하게 가꿔준다.
아모레퍼시픽의 모이스춰 바운드 리쥬브네이팅 세럼 대나무 수액이 59% 함유된 워터 프리 포뮬러다. 피부에 겉돌지 않고 수분이 빠르게 스며들어 촉촉함이 오래 지속된다. 50ml 12만7천원.
장미수 피부에 비타민C를 공급하고 보습, 정화 및 항균 작용을 해 피부 본연의 치유력을 높인다. 은은한 장미 향은 스트레스는 물론 전자기기 사용으로 인한 피로도 완화한다.
샹테카이의 퓨어 로즈워터 프랑스 남부 그라스 지방에서 자라는 5월의 장미를 이른 새벽에 수작업으로 채취해 증류한 순도 99.9%의 장미수를 그대로 담았다. 토너는 물론 미스트로도 사용 가능하다. 100ml 9만8천원.
알로에 잎즙 선인장수와 마찬가지로 햇볕으로부터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킨다. 산뜻하게 수분을 공급하고 유수분 밸런스를 맞춰준다.
아로마티카의 씨대퍼딜 아쿠아토너 유기농 알로에베라 잎 추출물을 93% 함유해 수분을 풍부하게 공급하고 씨대퍼딜 추출물이 피부 건조를 예방한다. 130ml 1만9천원.
해양 심층수 햇빛이 닿지 않는 깊은 바다에서 2°C 이하의 저온으로 오랫동안 유지돼온 물로 칼슘, 마그네슘 등 미네랄 성분이 풍부하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수퍼 아쿠아 맥스 수분크림 프레시 하와이 코나 지역의 해양심층수에 33가지 바다 성분을 더해 강력하게 수분을 공급하고 무너진 유수분 밸런스를 잡아준다. 80ml 2만5천원.
황칠나무 수액 황칠나무는 예로부터 천연약재로 사용된 귀한 성분이다. 피부의 에너지를 회복시켜 생기 넘치고 윤기가 흐르는 피부로 가꿔주고 면역력을 향상시킨다.
올빚의 생기 원액 에센스 일년에 한 번 채취하는 황칠나무 수액을 발효시킨 추출물을 92% 함유하고 있는 에센스. 피부에 다양한 영양소를 전달하고 생기를 되찾아주어 맑고 투명한 피부로 가꿔준다. 120ml 7만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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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양보람(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 정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