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운동가들 <2>

환경을 지키는 일이 곧 그들의 일이자 사명이 된 사람들이 있다. 세계적 환경 단체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지금 왜, 무엇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까? 지구에서 가장 멋진 그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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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호랑이는 전 세계적으로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 2,3,4 밀렵꾼으로부터 호랑이를 보호하는 라우 칭 퐁. 늘 위험이 도사리는 열대우림이 그의 일터다. 5 호랑이 가죽을 노리는 밀렵꾼이 설치한 덫.

| 세계자연기금(WWF) |
자연 보호를 주목적으로 과학과 팩트에 근거해서 운영되고 있는 환경 단체다. 세계자연기금 말레이시아 본부의 자연보호국에는 육지생물 보호, 해양생물 보호, 정책부서, 교육부서, 이렇게 총 4개의 부서가 있다. 현재 말레이시아에서는 서말레이시아와 보르네오 섬의 고유종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팜유, 담수, 신뢰할 수 있는 삼림관리 등의 활동에도 참여한다.

【 라우 칭 퐁 Lau Ching Fong | 세계자연기금 말레이시아 활동가 】
라우 칭 퐁은 서말레이시아 생물 보호 프로그램의 밀렵 방지 선임담당자다. 우림을 누비며 밀렵꾼으로부터 말레이시아 호랑이를 보호한다.

세계자연기금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어릴 적부터 자연과 야생동물을 좋아했다. 아버지는 벌목꾼이었는데, 숲에 나를 데리고 가곤 했다. 아버지와 동료들로부터 말레이곰, 수마트라 코뿔소, 호랑이와 관련된 무용담을 들으며 자랐다. 대학에서는 생명공학을 전공했지만, 2008년 세계자연기금 인턴에 선발되어 일하게 되었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서말레이시아 육지생물 보호 프로그램에서 호랑이 보호와 밀렵 방지 활동을 담당한다. 말레이시아의 호랑이 보호 액션 플랜에 따라 벨룸-테멩고르 수림지역은 호랑이의 주요 서식지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 지역의 보호 활동을 하고 있다. 지역 내를 정기적으로 순찰하면서 밀렵과 서식지 침해와 관련된 정보를 수집한다. 우리가 직접 법을 집행하지는 않지만 정부를 위한 눈과 귀가 되는 것이다. 밀렵에 관한 정보를 정부에 보고해 조치를 취하도록 한다.

활동에 가장 어려운 점은?
열대우림 지역이다 보니 육체적 어려움이 많다. 길도 험하고 숲에 들어가면 온도도 높고 습도도 높아진다. 특히 우기는 더 힘들다. 부상을 입기 쉽기 때문에 항상 건강에 유의한다. 깊은 숲 속에서 온갖 동물을 만나는 건, 어렵기도 하지만 현장에서만 겪을 수 있는 짜릿한 부분이다. 사람들은 코끼리나 호랑이를 두려워하는데 현장에서 더 치명적인 건 작은 곤충이다. 진드기나 애벌레, 흡혈성 곤충인 샌드플라이, 치명적인 병을 옮기는 박테리아나 바이러스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당신과 세계자연기금 활동이 가져온 변화는?
연중 다양한 활동이 있고, 이에 따른 성과가 있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호랑이 서식지인 벨룸-테멩고르 수림지역에서 호랑이와 호랑이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로비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일례로 2012년에는 이 지역 내 야생동물 통행로에서의 대형 포유류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생태적 연결고리에 대한 권고사항을 담은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연구를 바탕으로 고속도로 아래 야생동물이 안전하게 통행할 수 있는 구름다리를 어디에 지을지 정부가 최종적으로 결정할 수 있었다.

환경 보호 활동은 당신의 삶을 어떻게 바꿨나?
이곳에서 아내를 만났다! 또 자연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많이 찍게 되었다. 내 사진을 보고 사람들이 밖으로 나가 자연을 더 많이 느끼고 자연의 가치를 깨닫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환경을 위한 개인적인 습관이 있다면?
필요 이상의 것은 거절하기(Refuse), 줄이기(Reduce), 재사용하기(Reuse), 고쳐 쓰기(Repair), 재활용하기(Recycle)의 5R을 실천하고 있다. 내가 미니멀리스트는 아닐지 몰라도, 어떤 면에서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불법 야생고기를 사용하는 음식점이나 야생동물을 판매하는 곳이 눈에 띄면 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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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 인구의 절반은 깨끗한 물을 얻지 못한다. 2 저개발 국가에서는 물을 구하기 위해 왕복 세 시간을 걷기도 한다. 물을 긷는 것은 여자의 몫이다. 3,4,5 깨끗한 식수를 공급받게 된 후 변화한 인도의 마을.

| 워터닷오알지(Water.org) |
배우 맷 데이먼의 H2O 아프리카 재단과 환경운동가 게리 화이트의 워터파트너스의 합병으로 탄생했다.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살아가면서 식수와 위생, 이 두 가지는 꼭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이나 세계 인구의 절반은 지금도 충분히 예방 가능한 수인성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직접 증명하고 사람들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활동한다.

【 체비니 리비스 Chevenee Reavis | 워터닷오알지 디렉터 】
체비니 리비스는 워터닷오알지의 초기 멤버로 인도를 비롯한 13개국의 식수 지원 활동과 모금, 홍보 활동을 한다. 지금까지 400만 명에게 식수를 공급했다.

워터닷오알지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설립 직후인 2010년부터 일했는데 마치 스타트업 기업을 시작하는 것 같았다. 20년 역사를 가진 워터파트너스와 달리 워터닷오알지는 가능성이 많았다. 처음 시작은 게리 화이트를 만나면서부터였다. 같은 포럼에 참석했다가 저녁 식사자리에서 맞은편에 앉았는데 말이 너무 잘 통했다. 그 다음 날 게리가 미주리 주 캔자스 시티에 있는 워터닷오알지의 글로벌 본부로 와서 같이 일을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했다.

지금 당신이 하고 있는 일은?
워터닷오알지의 거의 모든 활동에 참여한다. 지금은 사내 이노베이션 펀드를 공동으로 만들고 지속 운영하고 있다. 새로운 혁신적인 아이디어에 자금을 자체적으로 지원해서 조직 운영이 더욱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데, 다른 비영리단체도 시도해봤으면 하는 방식이다. 비영리단체들은 승산이 없는 아이디어에 투자해야 할 때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아이디어가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큰 변화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는 현지의 많은 프로젝트를 운영했는데, 이것을 홍보해 전 세계에 우리의 가치를 알리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활동에 가장 어려운 점은?
초조함을 달래는 것이 가장 힘들다. 예방 가능한 수인성 질환으로 90초마다 어린이 1명이 사망하는 상황에서, 우리가 더 빨리, 많은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프리카 속담 중에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같이 가라”는 말이 있다. 더 멀리, 더 빨리 가고 싶다. 물론 우리가 전 세계 식수 문제와 위생 문제를 혼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생각지 못한 일들이 계속 생기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이룬 진전이 허사가 될까 두렵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특히 나는 젊은 세대에게 기대를 건다. 젊은 세대들은 이전 세대보다 환경과 전 세계 빈곤 같은 세계적 이슈에 관심이 높다.

당신과 워터닷오알지의 활동이 가져온 변화는?
지금까지 400만 명의 사람에게 안전한 식수와 위생시설을 제공했다. 이로 인해 상상 이상의 변화가 생겼다. 여자아이와 여성들이 물을 긷는 대신 학교를 다니고, 일을 하고 돈을 벌게 되고 사람들은 더 이상 수인성 질환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니 건강해진다. 가난한 사람들이 오히려 식수와 위생을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걸 아는가? 가난한 가정은 가진 돈의 대부분을 식수와 위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써야 했다. 현재 모든 사람에게 식수와 위생시설을 제공할 수 있을 정도로 자선기금이 충분하지 않지만 우리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환경 보호 활동은 당신의 삶을 어떻게 바꿨나?
열정을 갖고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건 정말 축복이다. 우리는 직원들끼리 매일 서로 가르치고 배우면서, 사람들의 삶에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도록 더 나은 방법,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는지 골몰한다. 워터닷오알지에서 일하면서 놀랍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13개 국가에 식수를 공급했고, 아프리카 최고 봉인 킬리만자로 산을 오르기도 했다. 또 많은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환경을 위한 개인적인 습관이 있다면?
내가 늘 주문처럼 외는 말이 있다. “여러분의 생각이 여러분의 마음을 바꾸고, 여러분의 마음이 행동을 바꾸고, 여러분의 행동이 이 세계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를 결정한다.” 이 말을 실천하며 살기 위해 노력한다. 직접 퇴비를 만들고, 빗물을 받아두고, 직접 채소를 기르고, 생태발자국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가능한 한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을 사용한다. 작고 간단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쌓이고 쌓여서 의미가 커질 것이라 믿고 있다.

    에디터
    허윤선
    포토그래퍼
    Courtesy of Water.org, WW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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