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키는 방법
햇볕으로부터 피부와 두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이제 자외선뿐 아니라 열도 신경을 써야 한다. 열 자극은 피부를 붉어지게 할 뿐 아니라 피부 노화와 탈모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달아오른 열을 식히고 피부를 빠르게 진정시키는 방법에 대하여.
뜨겁게 내리쬐는 햇볕에 여름이 다가왔음을 실감하게 되는 요즘이다. 강해진 햇볕만큼 외출 시 챙길 것도 많아졌다. 자외선 차단제는 365일 필수가 된 지 오래고, 눈가 주름을 예방하기 위해 선글라스도 늘 휴대하고 다닌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할 테지만 여름철, 건강한 피부를 지키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은 자외선뿐만이 아니다.
햇볕에 오래 노출되면 적외선이 피부에 열을 발생시켜 피부 온도가 급격히 올라 피부가 붉게 달아오르거나 따가운 증상이 나타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 피부의 열도 서서히 내리고 붉은 기도 가라앉지만 피부 내부에서는 이미 손상이 진행되고 있을 확률이 높다. 후즈후피부과의 양지혜 원장은 피부 온도 상승이 피부 노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정상적인 피부 온도는 체온보다 낮은 31℃ 정도지만 뜨거운 햇볕 아래 있으면 15분 이내에 40℃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어요. 피부 온도가 37℃를 넘어서면 안면홍조가 나타나고 열감이 느껴집니다. 이때 피부 내부에서는 피부의 탄력과 윤기를 좌우하는 콜라겐 섬유와 탄력 섬유의 단백질을 분해하는 기질단백질 분해효소와 활성산소가 증가해 피부조직이 손상되고 노화가 진행됩니다.” 모델로피부과의 윤성환 원장 역시 지나친 열 자극이 피부 손상을 가져와 각종 피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열 자극이 반복되면 피부의 콜라겐 합성이 감소하고 진피층이 손상돼 주름이나 잡티가 생기게 됩니다. 또한 열 자극에 의해 피부 온도가 상승하면 일시적으로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새로운 혈관 생성도 증가하죠. 이 때 형성된 혈관은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염증세포나 효소가 혈관 외부로 새어나가 피부조직에 염증을 일으키거나 자극을 줄 수 있고, 이로 인해 노화현상이 촉진됩니다. 또한 피부 온도가 높아지면 피지 분비가 증가할 뿐 아니라 모공도 탄력을 잃어 늘어지기 쉬워요. 모공이 넓어지면 피지나 노폐물이 쌓이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져 염증이나 여드름이 생길 수도 있어요.” 물론 적외선이 피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자외선보다는 적은 편이지만 적외선은 자외선보다 빛의 파장이 더 길기 때문에 적외선의 열에 의한 피부 노화는 피부 깊은 곳에서부터 나타난다는 점에서 더 위험할 수 있다. 윤성환 원장은 열 자극에 의한 노화현상을 예방하려면 적외선뿐 아니라 생활 속 열 자극도 줄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드라이어나 아이론 같은 스타일링 기기나 전기장판이나 난로 같은 온열기구, 사우나의 열기나 뜨거운 물로 세안하거나 샤워하는 것, 휴대폰이나 모니터의 열기도 열 노화를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여름철, 햇볕으로 인한 피부 손상은 얼굴 피부뿐 아니라 두피에도 나타날 수 있다. “두피 역시 열에 오래 노출되면 모세혈관이 확장돼 붉어지고 화끈거리는 증상이 발생하며 모공도 넓어지게 됩니다. 피지와 땀 분비량도 급격히 늘어나는데, 여름철 높은 습도까지 더해지면 각종 세균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져 모낭염이나 각종 염증, 뾰루지가 생길 수 있어요.” 아름다운나라피부과 김현주 원장의 설명이다. 아모스프로페셔널 교육팀의 곽주경 강사는 두피의 열 자극은 두피 트러블뿐 아니라 탈모로도 이어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르네휘테르 교육팀의 정성희 트레이닝 매니저 역시 두피 온도가 41℃ 이상으로 높아지면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변성돼 두피가 탄력을 잃게 되고, 탈모 유발 호르몬을 생성하는 5 알파 환원효소를 활성화시켜 탈모를 촉진한다고 말한다. 뜨거운 여름, 피부뿐 아니라 두피의 온도를 낮춰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FACE
피부의 온도를 낮추고 열 노화를 막는 법.
1 햇볕이 강한 날 외출할 때는 양산이나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해 햇볕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피한다. 장시간 외출할 때는 목에 시원한 소재의 스카프를 두른다.
2 길을 걸을 때는 가로수 아래나 그늘 밑으로 걷고 카페나 레스토랑에 갈 때도 햇볕이 많이 드는 창가 자리는 피한다. 차 안에도 햇볕을 차단하는 가리개를 부착하고, 차를 주차할 때도 가능하면 그늘이나 지하 주차장을 이용한다.
3 휴대폰으로 통화를 길게 할 때는 얼굴에 직접 닿지 않도록 무선이어폰을 이용하고, 컴퓨터 작업을 오래 할 경우 중간에 틈틈이 쉬는 시간을 갖는다.
4 열에 노출돼 피부가 붉어진 경우 찬물로 세안하거나 찬물에 적신 수건이나 얼음으로 냉찜질을 해서 빠르게 열을 없애고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우선이다. 알로에 베라나 민트, 멘톨 성분처럼 성질이 차고 주변의 열을 흡수하는 효과가 있는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바르거나 제형 자체가 열을 흡수하는 기능이 있는 미스트나 젤을 냉장고에 차게 보관해 사용한다.
5 달아오른 피부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모공을 집중 관리할 차례다. 넓어진 모공에 노폐물이 쌓이지 않도록 세안제를 이용해 미지근한 물로 세안하고 찬물로 마무리한 다음 모공의 탄력을 강화하는 마스크팩이나 세럼, 크림을 꾸준히 사용한다.
HAIR
두피의 온도를 낮추고 트러블과 탈모를 예방하는 법.
1 외출 시 양산이나 바람이 잘 통하는 소재로 만든 모자를 착용해 두피에 열이 직접적으로 닿는 것을 막는다. 단, 두피에 염증이 있는 경우는 넉넉한 사이즈의 모자를 선택하고, 모자를 수시로 벗어 통풍이 잘되도록 해야 한다.
2 외출 후 두피가 붉어지고 가려움이 느껴진다면 두피가 열 자극을 받아 민감해졌다는 신호다. 이런 경우 멘톨이나 페퍼민트, 알로에 베라 같은 쿨링 효과가 있는 성분을 함유한 샴푸나 민감성 두피 전용 샴푸를 사용한다. 쿨링 효과의 샴푸를 사용할 때는 애벌 빨래를 하듯 먼저 샴푸로 가볍게 한번 씻어낸 다음 샴푸의 거품을 내 손가락 지문을 이용해 두피를 골고루 마사지하고 3분간 방치한 후 미지근한 물로 깨끗이 헹군다. 마지막에 녹차를 우려낸 물로 헹구는 것도 두피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3 샴푸 후 드라이어의 찬 바람을 이용해 물기를 어느 정도 말린 다음 쿨링과 진정 효과가 있는 두피 전용 에센스나 미스트, 헤어토닉을 두피에 바르고 손가락으로 두피를 마사지해 충분히 흡수시킨다. 손가락 힘이 부족하다면 쿠션 브러시로 가볍게 두드려도 좋다.
4 두피도 피부와 마찬가지로 수분이 부족하면 각질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충분한 수분 공급을 위해 하루 여덟 잔 이상의 물을 섭취한다.
5 두피가 민감할 때는 두피 건강에 좋은 검은콩과 돼지고기, 미역 등을 충분히 섭취하고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은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 에디터
- 조은선
- 포토그래퍼
- Jung Sung Won, Jung Won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