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요리하고, 그리다 <1>

음식을 먹는 즐거움에 그리는 즐거움까지 더한 크리에이터들이 있다. 맛있게 먹고 즐기면서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들과 나눈 군침 도는 9문 9답.

q0애슝 | www.aeshoong.com
만화책 <리드 앤 리듬>, <어느 날의 먼지>와 컬러링북 <그림 같은 하루>를 펴냈다. 직접 쓰고 그리는 만화라든지 엽서나 달력, 레시피나 음식 메뉴를 소개하는 작업을 할 때 주로 음식 그림을 그린다.

1 내 인생 최초의 음식 그림 달걀프라이와 햄.
2 음식을 그리는 방식 그리려는 음식이 그림으로 완성됐을 때의 이상적인 형태를 상상한다. 음식의 색에 따라 접시와 플레이팅을 선택하고, 그 음식 특유의 분위기나 향, 먹는 장소와 시간대도 고려한다.
3 그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 빵을 그릴 때면 밝은 베이지색을 먼저 칠하고 그 위에 진한 브라운 컬러로 노릇노릇하게 구워진 부분을 칠하곤 한다. 진짜 빵을 굽고 있는 것만 같은 착각에 빠지는데, 심지어 향기도 나는 듯하다.
4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음식의 재료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처럼 표현하는 것. 음식의 색을 구현하는 부분도 신경 쓴다. 5 나의 소울 푸드 오므라이스와 돈까스.
6 죽기 전에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최근엔 레스토랑 ‘죠스 스톤 크랩’의 음식이 맛있어 보였다.
7 평소 즐겨 하는 요리 크림 스튜, 카레, 오므라이스. 지난여름에는 피클을 담가봤다.
8 요리할 때의 습관 요리를 하다 보면 부엌이 어질러지는데, 요리를 하는 동시에 정리하는 편이다. 부엌이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는 걸 좋아한다.
9 나만의 세 문장 레시피 구운 채소 샐러드. ➊ 가지, 애호박, 새송이버섯을 어슷썰기 한다. ➋ 달군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채소와 방울 토마토를 굽다가 어느 정도 볶아지면 후추를 약간 넣는다. 이때 치킨 스톡을 첨가해도 좋다. ➌ 접시에 담아 발사믹 드레싱을 가볍게 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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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영지 | www.aozstudio.com
신문, 잡지, 단행본, 독립출판물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음식 칼럼이나 음식의 역사를 다루는 단행본, 어린이를 위한 요리책 등에 꾸준히 음식을 그려왔다.

1 내 인생 최초의 음식 그림 마법 수프. 고모가 빌려온 만화책 속의 마녀가 한솥 가득 수프를 끓이던 장면을 따라 그렸다.
2 음식을 그리는 방식 요리의 완성 컷만 그리는 경우에도 레시피를 꼭 확인한다. 들어가는 재료와 요리 과정을 제대로 알면 더 몰입해 그릴 수 있다.
3 그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 면 요리. 면발을 가닥가닥 그려놓고 보면 뿌듯하다.
4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재료의 모양과 색이 잘 드러나도록 그리려고 노력한다. 실제 요리에서는 국물이나 소스에 가려져 재료 자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고 해도, 그림에서만큼은 재료의 모양과 색이 드러나도록 그린다.
5 나의 소울 푸드 짬뽕. 어릴 적 내가 시무룩해 있을 때면 엄마가 배달시켜주시곤 했다.
6 죽기 전에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장인이 만든 우동. 갓 삶아 나온 뽀얗고 탱탱한 면발에 간장만 한번 쪼로록 붓고 슬슬 잘 섞은 뒤 후루룩 먹고 싶다. 우동은 흔한 음식이지만, 이렇게 먹어도 맛있는 우동을 만나기란 쉽지 않다.
7 평소 즐겨 하는 요리 집에서 작업할 때면 언제나 점심 식사로 볶음면을 해 먹는다. 냉장고에 있는 무언가를 잔뜩 넣고 면과 함께 달달 볶은 정체불명의 면 요리를 접시가 넘치도록 먹는다.
8 요리할 때의 습관 정리를 해가며 요리한다. 그렇게 깔끔함을 가장하는 동안 음식을 태우거나 끓어 넘치도록 방치하는 일이 다반사.
9 나만의 세 문장 레시피 앞서 말한 수상한 볶음면. ➊ 프라이팬에 양배추, 양파, 베이컨 등을 넣어 볶는다. ➋ 삶아서 반쯤 익힌 면을 넣는다. ➌ 굴소스와 양념을 투하한 후 마저 착착 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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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초이 | thisissoo.com
일상의 경계에서 아름답게 흔들리는 것을 자신만의 언어로 포착하는 일러스트레이터. <요리그림책>에 참여했고, SSG푸드마켓 소식지에 들어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3년이 넘었다.

1 내 인생 최초의 음식 그림 어려서 어머니가 간식을 차려두고 외출을 하실 때면 그 옆에 귀여운 그림 메모를 남겨두시곤 했다. 그 시절부터 작은 그림을 그려 냉장고에 붙여놓곤 했다.
2 음식을 그리는 방식 비슷한 작업이 반복되는 느낌이 들더라도 이번에는 어떤 점을 강조할지 정해둔다. 예를 들어 ‘여름 채소의 미묘한 색감의 조화’라든지 ‘스콘 향기가 나는 영국 부엌 느낌’이라든지. 독자나 클라이언트에게 꼭 보여줘야 하는 주제에 나만의 색과 재미를 더한다.
3 그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 음식을 있는 그대로 똑같이 그리기보다 위트를 넣을 수 있는, 재주 부릴 여유가 많은 그림.
4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음식 자체를 그리려고 하면 그림이 촌스러워진다. 곧이곧대로 그리지 않고, 암시만으로도 그 음식의 향과 색이 떠오르게 그리는 데 재미를 느낀다.
5 나의 소울 푸드 초밥과 냉면, 그리고 커피.
6 죽기 전에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너그러이 대접할 수 있는 호사스러운 음식, 그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 있는 저녁 식사.
7 평소 즐겨 하는 요리 솔직히 요즘은 요리를 거의 안 한다. 예전에는 주말마다 식구들에게 요리해주는 것을 꽤나 좋아했는데 유학 생활 4년을 보내고 요리가 싫어졌다.
8 요리할 때의 습관 다양한 색의 식재료를 넣으려고 노력한다.
9 나만의 세 문장 레시피 블루베리 요거트. ➊ 엄마가 보내준 블루베리를 무가당 요거트에 넣는다. ➋ 아침에 머리를 말리며 한 술씩 떠먹는다. ➌ 오늘 치의 상큼함을 충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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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찌 | instagram.com/seol.zzi
드로잉 에세이 <해피매직북>과 컬러링 북 <물들이다 제주>를 출간했다. 늦은 밤 갑자기 배가 고파질 때면 급하게 음식을 그린다.

1 내 인생 최초의 음식 그림 초등학교 시절 초밥을 엄청 좋아했다. 펜으로 낙서하듯 초밥을 그렸는데, 종류별로 다양하게 그린 기억이 난다.
2 음식을 그리는 방식 그림에 스토리가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음식과 캐릭터를 함께 섞는다. 아니면 음식 재료들 간의 스토리를 넣어 그린다.
3 그리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 아이스크림. 맛뿐 아니라 색깔마저 달콤하다.
4 작업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컬러. 맛있어 보여야 하므로 컬러 선정에 공을 들이게 된다. 컬러가 조금만 바뀌어도 그림이 예민하게 달라진다.
5 나의 소울 푸드 닭발. 정말 사랑하는 음식이다.
6 죽기 전에 꼭 먹어보고 싶은 음식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스페인에 가서 감바스 알 하이요를 서로 먹여주고 싶다.
7 평소 즐겨 하는 요리 사실 라면을 자주 끓여 먹는다.
8 요리할 때의 습관 음식을 하면서 주변이 더러워지는 것을 못 참는다. 그때그때 치우면서 요리한다.
9 나만의 세 문장 레시피 제주가 고향이다 보니 전복 요리를 소개해야겠다. ➊ 센불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간마늘을 살짝 볶는다. ➋ 전복을 넣고 2분 안에 한 번씩 뒤집어 굽는다. 아주 살짝만 굽는 것이 포인트다. ➌ 사랑과 정성 어린 마음을 첨가해서 낸다.

    에디터
    강경민(프리랜스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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