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의 심리학

우리는 사소한 일에서부터 비즈니스와 관련된 공적인 영역에서까지 끊임없이 누군가를 설득하면서 살아간다. 설득의 성패는 ‘누군가의 마음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움직이는가’에 달려 있다. 상대의 마음을 움직여 원하는 걸 얻어내기 위한 10가지 방법.

1 미러링하기
미러링은 마치 거울처럼 상대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으로, 누군가를 설득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도구다. 처음에는 남의 말을 앵무새처럼 따라 하는 게 우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미러링의 힘은 매우 강력하며 사람들과 깊은 유대관계를 맺게 해준다. 그리고 상대의 믿음을 얻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게 있다. 미러링은 진심을 담아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로봇처럼 영혼 없이 말을 반복하는 데서 그친다면, 상대는 당신이 큰 관심이 없다는 걸 쉽게 알아챌 것이다. 그러니 중요한 단어와 정서적 표현을 섞어서 그들의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상대의 말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특히, 감정을 담은 단어를 강조할수록 미러링의 힘은 강해진다. 이건 공감의 힘을 빌리는 방법이기도 하다.

2 단순하게 접근하기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의견을 전달할 때 호언장담을 하거나 길고 장황하게 자신의 박식함을 뽐내려고 한다. 불필요하게 긴 단어나 기술적인 전문용어를 사용하며 똑똑하게 보이려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지나치게 복잡한 말은 의도한 것과 정반대의 효과를 낼 수 있다. 핵심적인 메시지의 설득력이 떨어져 그것을 과대 포장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메시지는 명확하고 단순해야 한다. 그래서 상대가 그 메시지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문서 작성을 할 때도 읽기 쉬운 글씨체로 타이핑된 메시지가 훨씬 설득력 있어 보인다.

3 경청하기
설득의 역설은 말하는 것보다 듣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데 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면 오히려 입을 다물고 잘 들어야 한다. 경청의 효과는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우선 당신이 움직이고 싶은 사람을 파악할 수 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 사람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나면 그의 목표와 꿈, 소망 등에 접근해 그를 움직일 수 있다. 당신이 경청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상대는 자신이 존중받고 사랑받는다고 느끼게 되어 그를 설득하기가 더욱 쉽다. 또한 경청을 하는 동안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에 들은 내용을 기초로 원하는 사항을 다시 정리할 수 있다. 결국에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말을 꺼내야 하겠지만 경청을 통해 미리 호감을 사둔다면 말을 시작하기가 쉬워지고 그 효과는 상상 이상이다.

4 정확히 요청하기
많은 사람이 범하는 실수 중 하나는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바를 실제로 요청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들은 ‘아니요’라는 대답을 두려워한 나머지, 상대에게 ‘예’를 말해달라고 요청하지 않는다. 그러니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원하는 게 뭔지, 그래서 상대가 해줄 수 있는 게 뭔지를 정확히 말해야 한다. 막연히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기다리기보다 그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할 때 긍정적인 대답을 들을 가능성이 더 크다. 요청할 때의 쑥스러움이나 창피함, 거절에 대한 두려움은 잊고 그것을 얻어냈을 때의 기쁨과 뿌듯함에 집중해보자. 그리고 차라리 ‘아니요’라는 대답을 듣는 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요청하지 못하는 것보다 낫다는 걸 명심할 것. 안 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하고 후회하는 편이 백 배 낫다.

5 끈기 있게 접근하기
다른 사람을 움직이는 데 성공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결정적 차이는 바로 끈기에 있다. 사람들은 열정에 대해 얘기한다. 물론 어떤 아이디어나 프로젝트에 대한 열정은 중요하다. 하지만 열정적인 사람은 많은 데 비해 끈기 있게 같은 것에 계속 도전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부딪히는 여러 어려움이나 난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확고하게 밀고 나가는 힘은 상대를 설득하는 데 있어 매우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끈기는 두세 번의 시도로 그치는 게 아니라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아니면 그것이 최종 실패로 판명 날 때까지 계속 시도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치지 않는 도전은 자신이 얼마나 이 프로젝트에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6 공통의 관심사 찾기
사람들은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기 마련이다. 바삐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은 꽤나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기 때문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 직접적으로 비즈니스와 관련된 얘기만 하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설득을 효과적으로 하는 사람들은 본론을 말하기에 앞서 상대와의 공통점을 찾아내는 시간을 갖는다. 멀리 보면, 상대와 유대감을 쌓아두는 게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좀 더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낼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의 관심사나 가치관 등에 대해 질문하거나 사전 조사를 통해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미리 알아두는 편이 좋다. 그것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고 상대에게 맞는 전략을 수립하면 된다.

7 다수의 행동이나 말로 설득하기
수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회적 증거는 다른 사람의 행동에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길 한복판에 멈춰 서서 하늘을 쳐다보는 사람이 네 명 정도 있으면 길을 가던 다른 행인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어 하늘을 쳐다본다는 실험 결과처럼 말이다. 특히 자신의 아이디어를 피력할 때, 타인의 증언을 제시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당신이 A라고 생각하는 것에 다수의 사람도 동의한다는 것을 증거로 제시하면 상대는 자연스레 당신의 의견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특히 증언을 하는 사람이 목표한 상대와 비슷한 점이 많을수록 메시지의 설득력은 높아진다. 사람들은 보통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다른 사람이 그것에 대해 어떻게 말하는지 신경 쓰기 때문이다. 특히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나 여러 선택지가 놓여 있을 때 그렇다.

8 먼저 호의를 베풀기
사람의 마음을 얻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먼저 호의를 베푸는 것이다. 팀원이나 동료, 혹은 지인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면 그들의 마음속에는 ‘언젠가 그들을 도와주거나 편들어줘야 한다’는 사회적인 의무감이 생기게 된다. 이렇게 우호적인 관계를 쌓아두면 나중에 그를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 올 때, 당신은 분명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된다. 다만, 다른 사람의 협조를 구할 때는 순수하고 완전하게 무조건적인 방식으로 도움을 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이 베푼 호의의 가치를 알려주어야 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도움을 받은 입장일 때는 도움의 가치를 작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고 반대로 도움을 준 입장일 때는 자신의 도움을 크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무 생색을 내듯 말을 꺼내면 오히려 역풍이 불 수 있으니, 신중한 방식으로 자신이 베푼 호의를 상기시켜야 한다. 예를 들어, ‘전에 내가 보내준 보고서는 도움이 됐어?’라고 부드럽게 말을 거는 방식으로 대화를 시작하면 그 후에 부탁하는 말을 꺼내기가 편해진다.

9 희소성 어필하기
희소성은 그 대상이 사람이건 물건이건, 무형의 아이디어건 간에 그것의 가치를 드높이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어떤 물건이 한정 수량으로 제한된 시간에 판매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것을 더 간절히 원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꼭 성공시키고 싶은 프로젝트가 있다면 ‘우리가 이런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는 흔치 않다’는 식으로 이게 얼마나 소중한 기회인지를 어필한다. 이 과정에서 만약 혼자만 알고 있던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면, 그 정보의 독점성에 대해 언급하는 게 효과적이다. 다른 사람은 모르는 정보라는 걸 강조하면 자연스레 관심과 호기심이 따라오기 때문이다. 또 진행하고 싶은 프로젝트의 타당성을 설명하고 싶을 때는 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와 경험을 설명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잃을 수 있는 것에 대해 지적하면 설득력이 더 커진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손실에 더 크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10 약점을 먼저 드러내기
우리는 자기소개서나 이력서를 쓸 때, 혹은 면접을 볼 때 자신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순간을 필연적으로 마주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단점을 얘기하면서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장점을 함께 말하는 게 효과적이다. 설득의 과정도 이와 비슷하다. 자신이 취약한 분야가 있다면 이것에 대해 솔직하게 먼저 털어놓는다. 그러면 상대는 당신이 믿을 만한 사람이라고 느낄 것이다. 그 후, 정말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강점을 제시하면 상대를 설득하기가 쉬워진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그 단점이 사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적인 부분을 단점으로 제시하는 것은 스스로 무덤을 파는 셈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양면적인 메시지를 만들어낼 때는 긍정적인 느낌을 강화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부정적인 부분과 긍정적인 부분이 서로 연관되어 있을 경우 인과관계가 확보되어 설득력은 더 강해진다.

    에디터
    정지원
    참고도서
    (21세기북스), (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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