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유튜버로 변신한 악동 뮤지션 수현
열네 살, 오빠와 함께 오디션 프로그램에 혜성처럼 나타났던 악동뮤지션의 수현. 어느덧 열아홉 살이 된 수현은 뷰티 유튜버라는 또 다른 꿈을 꾼다. 그리고 아직도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은 그녀다.
2012년, 소녀의 앳된 모습을 간직한 채< K 팝스타>에 등장해 오빠 찬혁과 함께 노래를 부르던 악동뮤지션의 수현은 어느덧 데뷔 4년 차 가수가 되었다. 때묻지 않은 순수함과 기발한 상상력이 조화된 곡들로, 내놓는 노래마다 음원 차트를 점령하며 승승장구하던 뮤지션 소녀는 얼마 전 제 2의 꿈에 도전했다. 유튜브 채널 ‘Suhyun Lee’를 개설하고, 뷰티 유튜버로 데뷔한 것이다. 도전은 성공적이었다. 개설 4일 만에 약 10만 명이 그녀의 채널을 구독하기 시작했고, 한 달 만에 약 50만 명이 구독 버튼을 눌렀다. ‘생초보 수현이의 아무 말 대잔치 데일리 메이크업’과 ‘GD 콘서트 갈 준비 같이 할 사람’ 영상은 조회수 2 00만에 육박한다. 인터뷰 내내 새로운 도전에 대한 흥분과 설렘을 감추지 못하던 소녀는 그럼에도 ‘아직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아 걱정’이라고 말한다. 스무 살이 채 되기도 전에 벌써 꿈을 두 개나 이뤘는데도, 버킷 리스트는 끝이 없다.
오늘은 가수, 뷰티 유튜버, 열아홉 살 소녀의 모습을 각각 카메라에 담아봤어요. 촬영은 어땠나요?
엄청 재미있었어요. 짙고 센 메이크업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드디어 소원을 풀었어요.
짙은 메이크업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간 옅고 순한 분위기의 메이크업만 했어요. 새로운 걸 해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모니터에 비치는 제 모습을 볼 때마다 신기했어요.
악동뮤지션도 컴백을 앞두고 있죠?
올 초 발표한 ‘오랜 날 오랜 밤’은 감성적인 느낌이 강했다면, 이번에는 여름이니까 좀 더 경쾌한 분위기를 기대해도 좋을 것 같아요.
올해만 벌써 두 번째 컴백이죠?
팬들과 자주 만나고 싶어서요. 오빠가 군대 가기 전에 둘이 활동할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서 그 전에 최대한 많은 활동을 하고 싶어요.
유튜브 구독자 수가 어마어마해요. 제2의 꿈을 이룬 기분이 어때요?
대체 뭘 보고 이렇게 좋아해주시는 건가 싶어요. 생각보다 빨리 많은 사랑을 받아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해요. 마음처럼 자주 영상을 올리지 못해서 팬들께 미안한데, 오히려 팬들이 이해해주셔서 감사해요.
‘컴백을 앞두고 얼마나 바빴겠어’ 하는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요.
맞아요! ‘왜 영상 안 올려요?’라고 많이들 물어보셨는데, 컴백 기사가 뜬 후론 ‘안 올려도 돼요’ 하는 분위기더라고요.
언제부터 뷰티 유튜버를 꿈꿨나요?
해외 유튜버의 메이크업 영상을 우연히 접하고 드라마틱한 변신에 깜짝 놀랐어요. 찾아보니까 한국에도 뷰티 유튜버가 많더라고요. 영상을 보면서 메이크업의 매력을 느꼈고,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회사에서도 제2의 꿈을 지지해줘서 이렇게 유튜버로 데뷔하게 됐죠.
원래 메이크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립스틱을 엄청 좋아해요. 쌍꺼풀이 없고 이목구비가 작고 오밀조밀하다 보니 메이크업에 계속 관심이 많았던 것 같아요.
좋아했던 뷰티 유튜버는 누구예요?
이사배 언니요. 제 넘버원! 정말 제일 좋아해요.
GD콘서트에서 만났잖아요. 컬래버 영상을 먼저 제안했던데, 어떤 영상을 같이 찍고 싶어요?
테크닉을 배우고 싶어요. 원래 분장을 했던 분이잖아요. 저 역시 분장에 관심이 많아서 배우면서 영상도 찍고 싶어요.
유튜버 수현을 보는 주변의 반응은 어때요?
친구들은 잘 어울린대요. 전부터 화장품을 살 때마다 제게 어떠냐고 물어봤거든요. 오빠는 유튜브를 빨리 시작하는 걸 반대했어요. 유명세만 믿고 시작하지 말고, 화장을 좀 더 잘하게 되면 그때 데뷔하라고 했었죠.
오빠는 걱정이 됐나 봐요.
걱정이 많길래 걱정 말라고, 화장 연습도 더 많이 하고 그랬어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 나왔을 때 오빠 얼굴을 이상하게 만들어놔서 제 화장에 트라우마가 생겼었나 봐요. 지금은 오빠가 먼저 제 방으로 와서 ‘야 이수! 나 이것 좀 해줘’라고 해요. 그러면 제가 잡티도 가려주고, 틴트도 발라주고, 눈썹도 그려주죠. 그러면 ‘음 좋아 좋아!’라고 해요.
영상은 계속 집에서 찍는 거예요?
좀 더 친근한 느낌이 좋을 거 같아서 당분간 계속 집에서 찍으려고요.
영상을 기획할 때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어요?
댓글을 많이 참고해요. 다 읽을 순 없지만, 좋아요 순으로 내려보거든요.
한 번쯤 꼭 도전해보고 싶은 주제는 뭐예요?
트위기 메이크업이요. 제 눈매는 트위기 메이크업을 하기가 어려워요. 눈두덩 살이 많아서 아이홀부터 다 만들어야 하거든요. 기술이 더 늘면 그때 도전해보고 싶어요. 서양 언니 느낌의 화장도 해보고 싶어요. 콧대 도 살리고 컨투어링도 세게 하고.
커버 메이크업에 도전한다면요?
제 코가 워낙 낮아서 커버 메이크업을 할 만한 사람이 많이 없어요. 그래 서 애니메이션 주인공들의 커버 메이크업을 해보고 싶어요. 뮬란 같은.
데일리 메이크업을 할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뭐예요?
립스틱은 꼭 발라요. 빨간색을 좋아하는데, 입술 화장만 할 때는 오렌지 색을 발라요. 민트색 컬러 코렉터로 홍조도 가리고요. TV 속 제 얼굴이 흰 스타킹을 신은 것처럼 빛나는 걸 본 후론 셰이딩도 빼놓지 않아요.
인생템을 몇 개 알려준다면요?
아이라이너는 메이크업 포에버의 아쿠아 마틱 S60, 섀도는 나스의 쉬머 아이섀도우 갈라파고스, 브로우 펜슬은 베네피트의 구프 프루프를 좋아 해요. 클리오의 킬 커버 프로 아티스트 컨실러도 빼놓을 수 없고요. 셰이 딩할 때는 맥의 미네랄라이즈 스킨피니쉬 내추럴 미디엄 다크를, 홍조를 가릴 때는 에뛰드하우스의 애니 쿠션 컬러 코렉터 민트 컬러를 사용해 요. 얼마 전 발굴한 문샷의 립핏 립스틱 온 파이어도 인생템이에요.
화장품은 직접 구매하나요?
용돈의 반 이상을 화장품 사는 데 써요.
쇼핑은 주로 어디서 해요?
홍대에 거의 모든 화장품 가게가 다 모여 있는 길 있잖아요. 거기에 혼자 가서 하나하나 심혈을 기울여 테스트해보고 구입해요.
이수현을 어떤 뷰티 유튜버로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트렌드를 따라가려면 이수현 영상을 봐라!’ 정도? 메이크업도 잘하고 싶 지만, 문화인으로서 트렌드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쉴 때는 주로 뭘 해요?
먹는 걸 좋아해서 쉴 때마다 친구들 만나서 엄청 먹고 다녀요. 멤버들은 주로 새론이나 보라 언니, 유정이, 레드벨벳 예리죠. 요즘 무뼈닭발에 꽂 혀서 매운 닭발 먹으러 많이 가고, 떡볶이도 좋아해요.
컴백 앞두고는 다이어트를 많이 해요?
작년에 <사춘기 상> 준비할 때는 어떻게 그랬나 싶을 정도로 헬스 트레이 닝도 열심히 하고, 식단도 철저하게 조절했어요. 이번 컴백 때는 그렇게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1일1식 해요.
하루에 한 끼만 먹어요?
점심, 저녁 사이에 한 끼를 먹어요. 먹고 싶은 걸 한 끼 먹되 많이 먹지 않 으려고 해요. 아침마다 엄마가 두유랑 햄프시드, 사랑과 정성을 넣어 만 든 셰이크도 꼬박꼬박 마시고 있어요.
고민은 없어요?
고민이라기보다 아쉬운 건 있어요. 10대가 가기 전에 풋풋한 첫사랑을 해 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이제 열아홉 살도 얼마 남지 않아서 포기했어요.
20대가 되면 해보고 싶은 스타일은 없어요? 머리를 기른다거나.
20대 때는 청순의 상징인 긴 생머리를 꼭 해보고 싶어요. 머리 기르고 팔 에 책 끼고 캠퍼스를 누비면서 1년 정도는 청순한 척하면서 살고 싶어요.
스무 살이 되기 전에 벌써 꿈을 두 개나 이뤘잖아요. 앞으로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게 있나요?
완전 많아요! 왜 이렇게 꿈이 많은 걸까요? 커피를 좋아해서 바리스타 자 격증을 따고, 카페 아르바이트도 해보고 싶어요. 연기도 해보고 싶고요.
어떤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작은 역할부터 차곡차곡 해보고 싶어요. 근데 저는 행복한 아이이기 때 문에 비련의 여주인공은 표현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좀 긍정적이고 비 타민 같은, <상속자들> 속 크리스탈 역할 같은 거 해보고 싶어요. 라디오 DJ도 꼭 해보고 싶어요. 애니메이션 더빙도 해보고 싶고. 아 사! 진도 좋 아해요. 찍기도 하고, 찍히고도 싶고요. 뮤지컬도 해보고 싶어요. 진짜 하 고 싶은 거 많죠? 저 욕심쟁이인가 봐요.
안 해보고 싶은 걸 찾는 게 더 빠르겠는데요? 오늘 네일 아트도 직접 하고 왔잖아요.
네일에도 관심이 무척 많아요. 두 시간이나 걸려서 좀 힘들긴 했지만 완 성해서 다행이에요.
‘이수현답다’는 건 뭐라고 생각해요?
나다운 게 뭔지 딱 정의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늘 변하지 않을 걸 찾는다면, 언제나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개성’이란 뭐라고 생각해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거요. ‘제1의 ◯ ◯’가 되는 게 가장 어려운데, 저는 될 수 있다고 믿어요. 사람마다 누구나 개성이 있잖아요. 그걸 누가 빨리 찾아내느냐, 늦게 찾아내느냐, 어떻게 찾아내느냐가 다른 것뿐이죠.
빨리 찾은 편이잖아요.
아직도 다 안 찾았다고 생각해요. 양파처럼 까도 까도 끝이 없어요. 아직 보여줄 게 많아요.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요?
물론 시작하기 전에는 두렵죠. 근데 저는 도전이 문이라면 안 열어보는 것보다는 열어보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열어서 뭐가 있는지 보고, 재미 있으면 가고 아니면 말고요.
확실히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네요.
도전할 때의 그 두근거림과 적당한 두려움을 즐겨요. 도전도 자존감이 높아야 잘하는데, 저 자존감 되게 높거든요. 자존감이 높아서 거만해지 지만 않는다면 자존감은 높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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