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uth or Dare
모든 강박과 고정관념에서 벗어날 때다. 좀 더 대담하고, 좀 더 장난스러워진 가을/겨울 헤어 트렌드.
리본의 아름다움
모두가 리본의 아름다움을 안다. 다만 지나치게 여성스러워 보이는 게 두렵거나, 화려함을 걱정하거나 어쩌면 리본은 10대 소녀의 전유물이라고 선을 그을 뿐! 그러나 이번 시즌 리본은 좀 다르다. 룰은 오직 한 개의 리본만 허용하는 것. 벨벳, 새틴 등의 소재감을 살린 리본은 묶은 머리, 업스타일, 땋은 머리 모든 곳에 어울린다. 특히 검은 새틴 리본의 은밀하면서 유혹적인 무드를 놓치지 말 것. 리본이 돋보이도록 다른 스타일링을 절제하는 것이 포인트다.
과감한 컬러링
컬러링의 트렌드는 더욱더 진화하는 중. 이번 시즌 백스테이지의 헤어 컬러를 모아보면 마치 공작새의 깃털처럼 다양한 컬러의 조합이 완성된다. 레오나드 파리 쇼의 청회색 염색은 굵게 그린 블루 아이 메이크업과 조화를 이뤘고, 제레미 스캇의 눈부실 정도의 형광 핑크 헤어는 펑크 그 자체였다. 전체 염색이 부담스러운 당신이라면 베르사체 쇼를 눈여겨보길. 빨강, 노랑, 파랑 등 부분 가발을 기존 헤어스타일에 이어 붙여 멋진 스타일을 연출했다. 그러나 염색 머리에 대해 가장 할 말이 많은건 아쉬시 쇼를 담당했던 알 피르자데쉬다. “캣 워크가 <오즈의 마법사>의 노란 벽돌길이라면 헤어에 대한 제 해석은 엉망이 된 도로시죠. 우린 모든 모델의 머리를 두 갈래로 땋았고 세 가지 컬러의 스프레이 제품을 사용했어요.” 내년 국내 출시를 앞둔 로레알 컬러리스타 의 민트, 파스텔 블루 그리고 그레이 실버 컬러를 사용했 다. 은은한 펄감과 함께 마무리되며, 그렇게 ‘ 엉망진창의 도로시’가 탄생하게 된 것. 여전히 해보고 싶은 마음 반, 두려운 마음이 반이라면 일시적으로 컬러를 바꿔주는 헤 어 컬러 틴트를 적극 활용해보길. 최근 출시된 제품은 놀 랄만큼 다양한 컬러를 갖추고 있다.
시크한 슬릭 헤어
2001년 발표된 영화 <로열 테넌바움>. 웨스 앤더슨이 대중적인 인기를 얻기 전이지만 ‘ 스타일’ 에 대한 천재성만큼은 숨길 수 없었던 영화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캐릭터는 기네스 팰트로가 맡은 마고 테넌바움이다. 리얼 퍼 코트, 각 양각색의 라코스테 피케 드레 스 등 어떤 옷을 입든 그녀의 머 리는 뿌리부터 머리끝까지 단 0.1mm의 여유도 허락하지 않는 듯 착 붙인 슬릭 헤어였다. 여기에 왼쪽 관자놀이에 플라스틱 꽃 핀을 꽂는 것으로 마고 테넌바움의 헤어스타일은 완성된다. 마고 테넌바움의 스타일은 마크 제이콥스 등 당대의 패션 천재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제 무드보드는 마고 테넌바움으로 가득 차 있었어요. 바짝 끌어올린 이 머리는 ‘안티 레드 카펫’적이죠. 움직임은 있지만, 흔들림은 없으니까요!” 에밀리아 윅스테드 쇼를 담당했던 루크 허쉬슨의 말이다. 완벽한 슬릭 헤어를 연출하는 방법은 먼저 깔끔하게 가르마를 빗어 넘긴 후, 납작한 아이롱을 사용해 머리를 과할 정도로 펴는 것이다. 그리고 마무리는 윤기 있게!
땋는 방식에 대하여
제니퍼 로페즈의 노래 ‘Brave’처럼 이번 시즌 콘 헤어는 용감하고 야성적이다. 앞머리를 남기지 않고 가닥가닥 나눠 바짝 땋은 머리는 아프리카 여성들 또는 <툼 레이더>의 안젤리나 졸리를 떠오르게 한다. 실제로 앤드류 지엔 쇼를 담당했던 데미안 브와시노는 아프리카 소녀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매우 부족적인 느낌이죠. 그런 느낌을 내기 위해 이런 땋기 모양을 선택한 것이기도 하고요.” 콘 헤어의 야성적인 느낌을 극대화하고 싶다면 본래의 머릿결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좀 더 화려한 느낌을 원한다면 구슬, 진주 등과 함께 엮으면 된다. 하지만 콘 헤어의 강렬한 이미지가 꺼려진다면 발맹 쇼에서 보듯 일부만 꼼하게 땋는 것으로 절충안을 찾을 수도 있다. 콘 헤어의 역동적인 경쾌함에 소녀적인 감수성을 더해서 말이다.
- 에디터
- 허윤선
- 포토그래퍼
- James Cochrane, Sharif Hamza, Lee Jeong H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