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방을 닦으면 생기는 일
깨끗한 줄 알았던 내 가방을 닦아보았다.
그저 살 때는 예쁜 게 다인 흰색 가방. 하루 이틀 지나니 내 가방은 꼬질꼬질한 묵은 때와 청바지 얼룩, 볼펜 자국이 버젓이 자리 잡고 있었다. 명품 가방과 신발을 수선하고 세탁하는 전문 관리 숍에선 기본 건당 5만원에서 10만원. 오염과 손상에 따라서는 더한 경우도 많았다. 그러니까 계산을 해보자. 집에 있 는 가방 다 손보려면 가방 하나 값은 나오겠다. 그래서 셀프 케어로 방향을 틀었다.
인터넷을 뒤져보니 신기방 기한 방법들이 등장했다. 코코넛오일로 닦으면 된다는 설, 바나나 껍질 겉면으로 닦으면 깨끗해진다는 설, 혹하 긴 했지만 모험을 하기엔 가방값이 먼저 떠오르는 소심 한 에디터다(후에 전문가에게 물어보니 절대 비추!). 뭔 가 공인된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때 찾은 것이 바로 가 죽 클렌징 제품. 부드러운 천에 제품을 발라 닦아내기만 하면 된다는 설명과 간증 같은 후기가 쏟아졌다. 과연 얼마나 깨끗해질 수 있을까 직접 셀프 케어를 시작했다.
1단계 셀프 클렌징할 때 필요한 것
1 고기능성 미립자 성분이 가죽 표면에 작용해 오염을 제거하고 가죽 본연의 색감을 더욱 선명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성 가죽 클리너. 씨에르 뤼느아르(부드러운 천으로 가볍게 문질러 닦아낸 후 충분히 말린다.)
2 자연밀랍, 호호바유, 바셀린, 라놀리 등 천연원료로 만들어 인체에 무해한 가죽 클리너. 캐럿(스펀지에 물을 묻혀 2/3정도 짠 다음, 클리너를 3~5방울 스펀지에 떨어뜨려 거품을 내 사용한다. 마른 천으로 닦아낸 후 충분히 건조시킨다.)
3 수분을 포함해 가죽의 유수분 밸런스를 고려한 스테인 리무버 가죽에 도포된 크림이나 염분, 찌든 때 등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다. 사피르(리무버를 충분히 흔든 후 부드러운 천에 묻혀 가볍게 문지르며 닦아낸다. 너무 세게 문지르지 말고, 사용 후에는 건조한 곳에서 충분히 말린다.)
2단계 영양 공급 할 때 필요한 것
1 벌꿀 밀랍을 함유해 의류, 소파, 가방 등에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가죽용 에센스. 캐럿(전용 스펀지에 얇게 펴 발라 사용한다.)
2 가벼운 얼룩을 제거하고 영양을 공급해 가죽의 윤기를 살려주는 사피르 유니버셜 레더로션. 사피르(부드러운 천으로 표면의 얼룩을 가볍게 지우듯 바르고, 3~5분 정도 후에 마른 수건으로 부드럽게 닦아낸다.)
셀프 케어 효과가 있을까??
설명서를 따라 클렌징 전용 천에 제품을 덜어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제품마다 반응 속도는 조금씩 달랐다. 손상을 최소화해 미세하게 톤을 밝히는 제품부터, 눈에 띄는 오염을 즉각적으로 없애주는 제품까지. 손때 묻은 하얀색 가죽 가방은 미세하지만 톤이 밝아졌고, 베지터블 가죽으로 만든 손잡이도 얼룩이 지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처음 구입할 때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깨끗해진 느낌이었다.
생활 오염 어디까지 케어 가능할까?
데님 미세하게 푸른 기는 남지만 눈에 띄는 얼룩은 지워지는 정도. 볼펜 완벽하게 지워지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검은 톤이 지워짐. 립스틱 물티슈로 지우는 것보다 깔끔하게 지워짐.
셀프 케어 전 체크!
고가의 가방을 손보려면 떨리게 마련. 셀프 케어하기 전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1 제품을 사용하기 전에 보이지 않는 부분에 테스트를 해야 한다.(화학성분의 안료로 가공한 크롬 가죽과 천연성분 염료로 가공한 베지터블 가죽 등 가방마다 사용한 가죽이 다른데, 전문가가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간의 테스트(?)가 필요한 것.
2 제품을 바르기 전, 마른 천으로 1차 오염을 제거한 후 2차로 닦는다.
3 클렌징 제품을 직접 제품에 묻히는 것은 금물! (제품을 도포한 후엔 충분히 건조시켜야 하며, 효과가 바로 나타나지 않을 땐 2~3회 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전문가 가방 보관 팁!
가죽 케어는 구입 후부터 바로 시작된다. 구입할 때 함께 주는 종이는 버리지 말고 가방을 보관할 때 형태를 유지하고 습기를 방지하는 데 사용하라고. 가죽끼리도 쉽게 이염이 되기 때문에 가방 전용 더스트백이나 얇은 부직포에 담아 습기를 흡수하는 실리카겔(제습제) 등을 넣어 보관하길 권한다. 또한 오염이 생겼을 때엔 즉시 닦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눈에 잘 띄지 않는 생활오염 등은 충분히 케어가 가능하지만 오래 묵거나 오염이 심한 것은 셀프로 큰 효과를 보기 힘들기 때문. 오래된 상처와 오염이라면, 드라마틱한 클렌징을 위해 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한다. (가죽 공방 ‘위들’ 교육 담당 하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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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이하얀
- 포토그래퍼
- Kim Myung Sung, Giphy, GettyimagesKorea
- 손모델
- 송명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