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막 남친, 에디킴의 이 노래!
데뷔 5년 차 가수 에디킴에게는 아직 정규 앨범이 없다. 단 한 곡을 세상에 내더라도 완벽을 기하는 그의 성격 탓이다. 우리가 에디킴의 새 미니 앨범 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밀당의 고수’, ‘너 사용법’, ‘이쁘다니까’…. 에디킴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사랑 노래는 꽤 많다. 그러나 그의 지난 앨범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싱글 앨범과 미니 앨범은 있지만, 정규 앨범이 없다! ‘슈스케 그 군인’으로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지 5년 차, 인기 드라마의 OST 앨범에 참여해 여러 히트송을 보유한 그가 아직 정규 앨범이 없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정규 앨범에는 그 사람의 음악 인생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그동안 제 노래는 직접 작사, 작곡해왔는데, 진짜 제 색깔을 보여줄 수 있는 곡들이 완벽히 모일 때까지는 정규 앨범은 내지 못할 것 같아요. 아니, 내고 싶지 않아요.” 그가 들려준 답은 이랬다. “순간 순간 하고 싶은 음악은 싱글 앨범으로 발표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이번 미니앨범은 거의 4년 만이더라고요. 저도 놀랐어요.” 그는 곧바로 천천히 가더라도 후회하지 않을 음악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 순간, 정확히 3년 9개월 만에 공개된 그의 새 미니앨범 <Miles Apart>를 더 천천히, 꼼꼼히 들여다보고 싶어졌다.
오랜 시간 공을 들인 새 앨범이 드디어 나왔어요. 스스로 생각하는 좋은 음악의 기준은 뭔가요?
2028년에도 다시 꺼내 듣고 싶은 음악이요. 2038년에도 다시 듣고 싶다면 더 좋고요.(웃음) 기본적으로 올드 팝 같은 완성도 있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물론 그 기준이 모두 다르겠지만요. 요즘은 음원 차트 1위가 일주일 안 가잖아요. 히트를 위해 내가 하고 싶고 잘하는 음악을 포기하고 순간 지나가는 음악을 만들고 싶지는 않아요. 제 자존심이자 욕심인 거죠. 빠르게 인기를 얻지는 못해도 꾸준히 음반을 내주는 바보 같은 우리 회사와 저의 의지가 합쳐지면 결국은 저의 음악을 들어주는 팬들이 단단하게 뿌리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이번에는 프로듀싱까지 했어요. 무엇이 달랐나요?
무엇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봉착했죠. 회사는 소속 아티스트 앨범에 몇 천만원부터 많게는 몇 억까지 투자를 하는데, 이 앨범이 망해버리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 때문에요. 하지만 조금 장기적으로 보려고 해요. 한 곡을 내면 그 노래를 평생 부르며 살아야 하니까요. 어떻게 보면 제가 회사를 생각하지 않았으니 조금 이기적이었네요.(웃음)
그동안 사랑을 주제로 한 노래가 많았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이별을 노래했죠. 어느 쪽이든 가사가 인상적이에요.
혼자 데모를 쓸 때 표정부터 달라지더라고요. 괜히 가라앉는 느낌이랄까? 이번 앨범은 다양한 사운드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영화에서도 얻고요. 각 부분이 합쳐져서 한 곡이 되기도 했어요. ‘사랑 모양’이라는 수록곡은 영화 <클로저>에서 등장인물들이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을 보고 썼어요. 지금 이 순간에도 무언가 떠오르면 휴대폰 메모장에 적어두곤 해요.
에디킴은 ‘완벽주의자’인가요?
지금은 많이 융화된 편이에요. 어릴 때는 더 심했거든요. 주위에서는 충분하다고 말해주는데 저는 아직도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아요. 몸이 피곤하더라도 음악에 관련된 일들은 완벽하게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물론 그 외에는 무념무상이죠. 이기든 지든 승부욕도 발동하지 않고요.
축구 경기에서는요? 축구를 더 잘하기 위해 기른 머리를 자를까 고민이라면서요?
아! 축구 승부욕은 엄청나죠. 그 밖에 인생 전반에 대해서는 낙천적인 편이에요. 농담도 많이 하고요. 지금처럼 인터뷰할 때가 제일 진지해요. 사실 인터뷰가 아닌 이상, 음악 이야기를 어디 가서 진지하게 할 기회도 별로 없고요.
주변에 친한 뮤지션이 많죠? <슈퍼스타K> 동기들도 있고요.
로이킴이나 정준영 형을 만나면 음악 이야기는 더 안 하죠. 우리만 그런가요? 공적인 이야기보다는 내일이 되면 까먹을 시시콜콜한 이야기만 해요. 그래서 오히려 음악을 하는 데 방해가 되는 것 같은데…(웃음) 물론 서로 새 곡이 나오기 전에 들려주긴 해요. 그런데 솔직히 부담스러울 거예요. 평가를 할 수도 없고. 대신 축구를 같이 열심히 해요. 어제도 로이랑 서울숲 근처 축구장에서 공을 찼어요. CJ 조기축구 동호회와 붙는 원정 경기였죠. 축구를 한 지 6년 차인데, 이제는 서울 근교에 안 가본 구장이 없어요. 때로는 우리 팀이 아니라 ‘용병’으로 다른 팀에 가서 뛰기도 하고요.팀 인원이 모자랄 때가 있거든요. 그럴 때마다 축구인들끼리 쓰는 연락망이 있어요.
축구 외에 함께하는 동료들이 있어서 가장 힘이 될 때는 언제예요?
만나서 술 한잔하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심지어 서로의 고등학교 때 친구들과도 친해졌어요. 그렇게 뭉쳐 다니다가 축구팀도 만들었고요. 축구에 열정을 쏟으면서 스트레스를 다 날리죠.
자꾸 축구 이야기로 빠지고 있어요.
제가 틈만 나면 축구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바로 잡아주셔야 해요.(웃음)
음악 이야기로 돌아갈게요. 처음 음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때는 언제인가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해서 바이올린을 배웠어요. 그러다 중학교 1학년 때 합창대회에 참가하게 됐죠. 솔로 파트를 맡았는데, 덜컥 준우승까지 했어요. 심사위원들의 칭찬을 들으면서 큰 희열을 느꼈던 기억이 나요. 그때 제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음악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그래서 닥치는 대로 더 다양한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드럼, 베이스, 피아노, 기타…. 저한테 가장 잘 맞는 악기는 기타더라고요. 화성학 같은 음악 이론도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배운 걸 어떻게 써먹을지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레 작곡을 하게 됐죠.
뮤지션으로 성장했다고 느끼는 점이 있나요?
음악적으로 성장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배운 스킬을 지금도 써먹고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 스킬이 몸에 익숙해졌을 뿐, 성장했다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아서 안타까워요. 성장하려면 연습을 하고 배워야 하는데 데뷔하고 나면 그럴 시간이 별로 없어요. 항상 써먹을 일만 있죠. 내일도 공연이 있는데, 이미 지어놓은 곡을 불러야 하고요. 물론 데뷔 후에 배울 수 있는 것도 많아요.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이라든지, 프로듀싱하는 기술이나 과정 같은 것들요.
음악을 시작할 때 세운 목표가 있나요? 어느 정도 이뤘다고 생각해요?
브라이언 맥나이트나 에릭 베넷, 스티비 원더 같은 가수가 되는 게 꿈이었죠. 연예인이 아닌 가수요. 군 제대 후에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덜컥 <슈퍼스타K>에 나오게 됐죠. 한편으로는 만약 그 프로그램에 나가지 않고 원래 하려던 대로 실력을 좀 더 쌓고 버클리 음대도 졸업했더라면, 지금쯤 어떤 앨범이 나왔을까 궁금하기도 해요. 물론 지금 제게 주어진 것들도 엄청난 기회죠. 지금 주어진 것에 적응하면서 다시 원하는 곳까지 닿아보려고 해요.
음악적인 목표 외에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요?
영상에 관심이 많아서 영상 제작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내년부터 해외에서 한 달 살기에 도전해보려고요.
내년이 되기 전, 에디킴의 콘서트가 있죠. 이번 공연에 대한 힌트를 주세요.
‘에디 스튜디오’라는 콘셉트로 진행할 예정이에요. 제 작업실로 사람들을 초대하는 콘셉트죠. 자연스럽게 관객들도 공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려고요. 합주를 할 때 장난도 치고, 즉흥으로 아무 음이나 쳐보기도 하고….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아요.
아무래도 남은 올해는 콘서트 연습으로 마무리되겠군요?
곡 작업을 해서 싱글앨범도 내보려고요.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만들 거예요. 제 노래는 때때로 저도 부르기 힘들거든요. 동시에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힐링 송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되면 노래방에서도 많이 불러주시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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