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대 정리의 신을 만나다
나는 ‘정리 똥손’이다. 더는 이대로 둘 수 없어 정리수납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기로 했다.
정리수납 전문가에게 도움을 요청하다
마침 연말이기도 하니 새해맞이 집 단장도 할 겸 화장대의 무질서를 바로 잡아보기로 했다. 혼자서는 도저히 엄두가 안 났다. 마침 예전에 정리수납 전문가의 인터뷰를 본 기억이 나,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다. 검색창에 ‘정리수납’을 치니 생각보다 많은 사이트가 보였다. 집 정리를 도와주는 기업이라니! 그중 ‘부분 서비스’가 있는 ‘덤인’이라는 업체에 전화를 걸어 예약을 했다. 원칙은 집으로 미리 방문해 정리 진단을 하고 정리 컨설턴트가 배정되면, 정리수납 작업에 들어간다. 하지만 내 경우는 화장대라는 공간으로 한정 지은 데다, 평소 집에 있는 시간 이 거의 없어 사진을 보내는 것으로 진단을 대체했다.
화장대 정리수납 과정
1 빼내기
회사 업무를 서둘러 마치고 화장대 구원자를 맞이하기 위해 집으로 달려갔다. ‘딩동’ 초인종이 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두 명의 정리수납 전문가가 손에 잔뜩 무언 가를 들고 들어왔는데, 그 안에는 서랍 속 구획 정리를 위한 박스와 플라스틱 바구니가 가득했다. 그리고 조은하 정리수납 전문가가 수납의 기본을 설명하기 시작했다. “수납은 보이는 수납과 보이지 않는 수납으로 나뉘어요. 화장대 위 같은 경우는 대표적인 보이지 않는 수납입니다. 화장대 위에는 물건을 거의 두지 않을 거고요. 서랍 안에는 사용하기 편하도록 구획을 만들어 차곡차곡 쌓고 겹쳐서 수납할 거예요.”
바로 바닥에 큰 돗자리를 깔고 큰 바구니 4쌍을 펼쳤다. “먼저 정혜 씨가 분류하세요. 매일 쓰는 것, 가끔 쓰는 것, 보관하고 싶은 것, 버려야 할 것 4가지로요.” 집 정리 중에서도 화장대 정리는 사용자의 참여가 필수라고 한다. 작은 집에 사람이 많아 더운 데다 누군가 지켜보는 앞에서 쫓기듯 분류를 하자니 그야말로 멘붕. 머릿속으로 나 자신과 끊임없이 상의하며 더듬더듬 물건을 바구니로 옮겼다. 물건의 양은 버려야 할 것 > 보관하고 싶은 것 > 가끔 쓰는 것 > 매일 쓰는 것 순이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드디어 화장대 위와 서랍 속 물건들이 제 바구니에 담겼다.
2 채우기
그 다음 정리수납 순서는 ‘레이아웃 잡기.’ 어떤 물건을 어느 공간에 수납할 것인지를 정하는 작업이다. 여기서부터 입을 떡 벌리고 구경만 했다. 매일 쓰는 것만 화장대 위에, 그 중 액체로 된 것은 화장품 냉장고 안으로, 메인 서랍은 색조 메이크업 제품을 넣을 예정이라고 했다. 운 좋게도 우리 집을 방문한 조은하 전문 가는 화장품 회사에서 근무한 적이 있어, 화장 대 정리에 최적화된 인물이었다. 에디터가 앞 서 ‘보관하고 싶은 것’ 바구니에 넣은 화장품을 훑으며 유통 기한에 다다른 것을 귀신처럼 잡아내기도 했다.
3 라벨링 및 마무리
제 몸에 꼭 맞는 상자와 바구니에 수납 됐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나중에 물건이 어디에 있는지 다시 한번 설명을 들었다. 사실 설명을 듣지 않아도 물건을 찾는 건 쉬웠다. 스킨케어, 헤어 용품, 보디 용품, 색조, 네일 등 서랍 속 꼼꼼한 라벨링까지 해줬으니까. 브라보!
Before & After
에디터 후기
꽤 오랜 시간 이사를 가지 않고 짐이 쌓인 경우, 에디터처럼 특정 물건이 과도하게 많거나 정리에 소질이 없는 경우라면 한 번쯤은 도움을 받아 도 좋지 않을까 싶다. 3시간 30분 정도의 화장 대 정리를 마치고 전문가 두 분이 주방과 거실을 슬쩍 봐주셨다. “아… 아쉽네요. 집이 작아 도 예쁜데 여기만 좀 시원하면 좋겠는데.” 업이 지만 평소에도 정리수납을 즐긴다고 했다. 난 정리할 생각만 해도 두통이 오고 한숨이 나오는데 말이다. 정리 컨설팅을 받은 지 일주일이 지났다. 화장대 위에 몇 가지 물건이 더 놓이긴 했지만, 아직은 깔끔하게 유지하고 있다. 마감 이 끝나면 다시 그날의 빛나는 화장대로 되돌려야지! 이번엔 10분 정도면 충분할 것 같다.
최신기사
- 에디터
- 이정혜
- 포토그래퍼
- 정원영, 송승환
- 도움말
- 덤인(시스템 정리수납 전문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