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는 목소리

꾸준히 동물 복지 운동에 참여하는 배우 이엘. ‘동물과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해 그녀가 내는 목소리는 작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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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넨 소재 재킷, 팬츠 모두 자라(Zara), 브라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골드 네크리스는 에피스(Aepice).

그동안 꾸준히 개 식용 및 도살 반대에 대한 소신을 밝혀왔죠. 이 때문에 ‘동물해방물결’에서 감사패를 받았어요.
동물해방물결과는 지난해 초복, 개 농장에서 폐사한 개와 그릇된 보신 문화에 희생된 개를 추모하기 위한 ‘복날추모행동’ 광화문 모임에서 만났어요. 저는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제가 받을 것이 아니었는데 받았어요. 앞으로 계속 함께 목소리를 내달라는 의미에서 주신 것이라고 생각해요.

‘동물해방물결’은 어떤 단체인가요?
동물 또한 ‘느끼는 존재’로 인식하고, 이들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감하고 행동하는 시민단체예요. 광고 캠페인이나 행진, 전시, 퍼포먼스 등 새롭고 젊은 시도를 많이 하고 있어서 관심을 갖게 됐어요. 최근에는 개 농장과 도살장을 달리는 ‘악당트럭’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이 외에도 시민문화제에서 홍보 전단을 나눠주고 도축장 반대 운동에도 참여했죠. 직접 길거리로 나서는 이유가 있어요?
제 직업을 이용하는 거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이 동물의 고통에 관심을 가졌으면 해서요.

현재 우리나라의 동물 복지는 어디쯤 와 있다고 생각해요?
SNS 덕분인지 예전보다는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이 동물 복지에 관심을 갖고 공감하죠. 직접 모임에 나가봐도 예전과는 차이를 느껴요. 물론 인식이 완전히 자리 잡으려면 아직 멀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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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시스루 원피스는 데무(Demoo), 블랙 브라톱은 H&M, 실버 링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골드 네크리스와 실버 이어링 모두 에피스, 와이드 팬츠는 마시모두띠 (Massimo Dutti).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바뀌려면 무엇이 가장 필요할까요?
관심과 참여, 그리고 실제 동물권을 위해 활동하시는 분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제도적인 뒷받침이죠. 아주 사소한 일부터 시작해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길 동물에 대한 관심이 많아요. 길을 지나다가도 길 동물을 만나면 다가가서 먹을 것을 주기도 하고요. 전문가 분들께 궁금한 점을 물어서 가방 안에 먹이를 넣고 다니거든요. 그러다 보면 길 동물에게 함부로 하는 사람들을 많이 봐요. 사람에게는 사소한 장난일 수 있는데, 동물에게는 어마어마한 위협이에요. 그럴 때 이유를 물어요.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이유를 묻는 것을 시작으로 대화를 해나가다 보면 그 배경을 알 수 있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이해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이렇게 대화를 통해 주변에 친구 한 명이라도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점차 나비 효과가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해요.

우리가 동물권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구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는 이유만으로도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프다고, 고통스럽다고 말은 못하지만, 동물은 인간과 똑같이 감정을 느끼고 고통스러워 하니까요. 인간이 마음대로 소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에요.

최근에는 포인핸드의 ‘탈옥 캠페인’에 동참했어요.
유기동물의 가족을 찾아주는 단체 포인핸드에서 진행하는, 말 그대로 철창에 갇혀 있는 유기동물을 해방시키자는 캠페인이에요. 철창은 보호소 케이지를 뜻하고요. 땅 한 번 밟아보지 못하고 안락사 당하는 동물이 많아서 안타까운 마음에 동참하게 됐죠. 앞으로 관심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이엘과 인연이 있는 단체는 하나 더 있어요. 반려묘 ‘탱고’를 만나게 해준 ‘나비야 사랑해’죠.
SNS에서 탱고를 처음 봤는데 이상하게 하루 종일 눈에 밟히더라고요. 촬영할 때도 계속 생각나고요. 원래 키우던 ‘망고’도 유기묘인데, 망고한테 동생을 데려와도 괜찮겠냐고 묻진 못 했지만, 탱고는 꼭 우리 집에 데려와야겠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더라고요. 신중히 생각한 끝에 가족이 되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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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브리스 톱은 그레이양(Grey Yang), 슬립 원피스는 VMCL, 이어링은 르메르(Lemaire).

탱고처럼 히말라얀 고양이들은 사람들의 욕심에 의해 만들어진 종이라면서요?
사실 어떤 종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얼굴이 눌려 있고 모량을 엄청나게 늘려놓아서 스스로 그루밍하기가 어려워요. 옆에서 누군가 도와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죠. 그래서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애틋한 마음이 들어요.

유기동물을 입양하기 전에 꼭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우리 집에 사람이 한 명 더 사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포기해야 하는 것도 많고요. 이전의 내 생활을 그대로 영위하면서 동물을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러니 더욱 더 신중해야 해요. 쉽게 생각하고 입양했다가 동물에게 더 큰 상처를 줄 수 있으니까요.

요즘 가장 고민하는 것은 무엇이에요?
동물권에 대해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아직 큰 도움이 못 되어드리는 것 같아서, 관련 공부를 하고 싶어요.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정확하게 정리해서 주변에 계속 알리고 싶은 바람도 있고요.

곧 사전 제작 드라마 <악마가 너의 이름을 부를 때>의 촬영에 들어간다면서요? 망고와 탱고는 어쩌죠?
이럴 때마다 집에 와서 망고와 탱고를 챙겨주는 친구들이 있어요. 두 마리를 가만히 보고 있는 게 제 일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인데, 조금 그리울 것 같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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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 소재 톱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어링은 에피스, 랩 스커트는 골든구스 디럭스 브랜드(Golden Goose Deluxe Brand), 에나멜 스니커즈는 컨버스(Converse).

    에디터
    황보선
    포토그래퍼
    CHA HYE KYUNG
    스타일리스트
    김예진
    헤어
    윤성호(Fascino)
    메이크업
    강석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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