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 금지령의 진실

피부에 트러블이 자주 나타난다면? 자꾸 피부가 예민해진다면? 의외로 수건이 범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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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들의 수건 금지령

피부 좋은 셀럽들의 뷰티 습관을 살펴봤더니 특이하게도 수건을 안 쓴다는 이들이 많았다. 대표적으로 수지는 세안 후 수건 없이 남은 물기를 두드려 흡수시킨다고 말했고, 켄달 제너 도 수건, 진동 클렌저 등 피부에 조금이라도 자극이 되는 건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그 얘기를 듣고 에디터 역시 한때 수건을 멀리하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이미 30년간 사용해온 습관을 한순간에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 그렇게 점점 다시 수건에 대한 경각심이 무뎌질 즈음, 한 뷰티 브랜드 론칭 행사장에서 배우 김서형을 만났다. 피부과에서 호화로운 스페셜 케어로 피부 관리를 할 것 같은 그녀에게 뷰티 팁을 물었더니 ‘수건 안 쓰기’라고 대답하는 것이 아닌가! 또? 도대체 왜? 수건이 뭐길래? 이렇게 여배우들이 한마음으로 수건을 피하느냔 말이다. 이쯤 되니 진짜 궁금해졌다. 새하얗고 깨끗하게만 보이는 수건, 피부에 진짜 나쁠까?

수건에도 유통기한이 있다?

욕실 앞에 서서 기억을 더듬어보자. 이 중 가장 오래된 물건은? 샴푸나 비누는 아닐 것이고, 샤워볼? 샤워볼이 오래됐다면 그것도 문제다. 하지만 그보다 매일 사용하는 수건을 언제 샀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 결혼식이나 돌잔치에서 받아온 답례품으로 연명하며, 직접 수건을 구입하지 않은 이들도 많을 것이다. 가끔 얼굴을 닦으며 1990년대의 날짜가 박힌 수건을 마주할 때도 있으니 말이다. 수건이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이유는 이토록 홀대받아서일까? 엄연히 따지면 틀린 말도 아니다. 와인피부과성형외과 김홍석 원장은 “수건이 오래되면 표면이 거칠어져 피부에 상처를 낼 수 있어요. 박테리아도 많죠. 우리가 아무리 깨끗하게 씻어도 수건으로 닦는 순간, 수건 속 박테리아가 피부에 옮을 수밖에 없어요”라고 설명한다. 오래된 수건의 거친 표면과 박테리아 균이 피부에 해가 된다는 것. 송월타월 품질 관리팀 유준현 대리 역시 “수건의 유통기한은 1년이에요. 1년에 한 번씩 새 제품으로 교체하세요. 여러 번 세탁하는 과정에서 세균이 증식하거든요”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무조건 새 수건이 안전한 것도 아니다. 새 수건은 실리콘, 소프트너 등 화학물질로 유연 처리를 해놓은 상태라, 피부에 자극적일 뿐 아니라 수분 흡수도 덜 된다.


보송보송 자극 –없는 수건 관리법

Q 수건은 언제 세탁해야 하나요? 수건이 완전히 젖은 상태에서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고, 불쾌한 냄새도 나기 쉬워요. 일단 수건을 사용하다가 80% 정도 젖었다면 더 이상 사용하지 말고 잘 말린 다음 세탁실로 가져가세요.

Q 섬유유연제를 사용해 수건을 세탁하면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는데, 막상 그렇게 세탁하려니 찝찝합니다. 섬유유연제 없이도 상쾌하게 세탁하는 노하우가 있나요? 섬유유연제 대신 식초 한 큰술을 넣어 세탁해보세요. 수건에 증식하고 있는 각종 세균을 박멸하고 꿉꿉한 냄새도 사라질 거예요.

Q 수건이 뻣뻣해지면 피부에 자극을 주기 마련이에요. 오래 사용해도 보송보송한 수건으로 관리할 수 있는 비결이 있나요? 수건은 수건끼리 따로 모아서 세탁하세요. 다른 세탁물과 함께 세탁하면 마찰로 인해 올 빠짐이 발생해요. 뜨거운 물로 삶는 것 역시 일시적인 살균 효과는 있겠지만, 수건을 뻣뻣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랍니다. 또 수건을 세탁하는 것만큼 잘 건조하는 것도 중요해요. 어떻게 말리느냐에 따라 수건의 볼륨감이 달라지거든요. 자연 건조하는 것보다는 건조기를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건조기가 없다면 햇빛이 들어오는 장소보다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말리세요. 수건을 널기 전에 5~6회 탁탁 털어 엉킴을 방지하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올이 한결 부드럽고 풍성해집니다.

Q 수건을 드럼세탁기로 세탁하니 먼지가 많이 붙어서 얼굴을 닦기가 망설여져요. 해결 방법이 있을까요? 드럼세탁기에는 거름망이 없어서 세탁 시 빠진 수건 속 섬유 가닥들이 걸러지지 못해요. 결국 그대로 다시 묻어나게 되죠. 드럼세탁기를 사용할 수밖에 없을 땐, 울 코스를 선택하고 물 추가 버튼을 눌러 수건이 충분히 잠기도록 하세요. 마지막으로 세탁기의 열 건조 기능을 사용하면 보풀이 줄어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요.


나의 인생 수건은?

수건은 원단을 만들 때 사용하는 실의 굵기에 따라 20수, 30수, 40수 등으로 나뉜다. 그에 따라 피부에 내는 스크래치 정도도 달라지는 것. 20수는 실이 굵어 거친 느낌이고, 40수는 실이 가늘어 비교적 부드럽다. 또 같은 수라도 무게에 따라 두께에 차이가 있다. 가벼울수록 두께가 얇아 물을 흡수하는 양이 적지만 세탁 및 건조 속도가 빠르고, 무거운 수건은 그 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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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수(100g~110g) 흡수되는 수분의 양이 적지만, 샤워 후 몸을 닦는 데는 문제가 없다. 세탁과 건조가 빠른 것이 장점. 2 30수(120g~130g) 두께가 얇은 만큼 여러 번 재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세균 번식이 적다. 3 30수(140g~150g) 일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두께다. 적당히 도톰하고 세탁 및 건조 시간도 무난하다. 4 40수(160g~170g) 호텔에서 자주 사용한다. 두께감이 있어 여러 번 재사용 가능하지만 세균이 많이 번식할 수 있다. 5 40수(180g~) 매우 두꺼워 푹신푹신하고 부드럽다. 무게감이 있어 머리를 말리기는 힘든 편.

    에디터
    황혜진
    포토그래퍼
    KIM MYUNG SUNG
    도움말
    김홍석(와인피부과성형외과 원장), 유준현(송월타월 품질 관리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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