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시대 / 조승연(우즈)

어떤 이름으로 불리거나 무슨 일을 하거나 낭만적일 것.  조승연(Woodz)의 모든 것은 늘 낭만에 닿아 있다.

슬리브리스는 코스(Cos). 팬츠와 슈즈는 모두 로에베(Loewe). 버킷햇은 오픈 톨드(Often Told).

첫인사를 뭘로 할지 잠시 생각했어요. “괜찮아요?”라는 말을 그동안 너무 많이 들었을 것 같아서요.
아무래도 그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저도 그동안 생각이 많았어요. 힘든 건 당연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래도 거기서 머물러 있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다행히 주변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다시 뭔가를 준비해나갈 수 있었어요. 첫인사라면 그냥 담백하게 ‘안녕하세요’가 제일 좋은 것 같아요.

그럼에도 다들 입을 모아서 당신이 긍정적인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다 좋아요’를 말버릇처럼 한다고. 
촬영할 때나 작업할 때 다 좋다고 하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제가 모르는 저의 장점을 다른 분들이 봐주실 수 있으니까 가능성을 열어두려고 해요. 오늘처럼 화보를 찍을 때도 그렇고요. 객관적으로 아닌 건 아니라고 해요. 그런 거 아니고서는, 그냥 다 좋은 것 같아요. 다 믿기도 하고요.

스스로 현실주의자라고 생각하나요? 아니면 이상주의자? 
순서에 따라 달라요. 먼저 현실적으로 보고 이상적인 걸 찾아가요. 이상점을 멀리 두고 현실적으로 바라보면서 원하는 목표를 이뤄나가려고 해요.

개인 인터뷰도 화보도 오랜만일 거예요. 오늘 어떤 맘으로 현장에 왔어요? 
거의 1년 만인 것 같아요. 스케줄이 잡히고 준비해야 할 게 생기면 채찍질을 많이 하는 편이라서 화보 촬영이 정해지고 6~7kg 정도 뺐어요. 나중에 후회하고 싶지 않아서 준비하는 시간을 중요시 여겨요. 이번에도 준비를 하는 게 맞다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어요.

바로 이번주가 설 연휴였는데 그럼 떡국도 못 먹었나요?
못 먹었어요…. 요즘은 현미밥과 쇠고기, 닭고기를 먹고 있어요.

듣자 하니 라이브로 화보를 스포했다고…? 
정확하게는 스포를 한 건 아닌데…(웃음) 팬분들한테 들킨 것 같아요. 거짓말을 잘 못해요.

그룹 활동을 바랐던 것 같은데 다시 그룹 활동이 무산됐어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을텐데요.
제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사실 없는 것 같아요. 시작을 그룹으로 해서 다시 그룹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어요. 원래 소속 팀에서도 저의 의도와 상관없이 활동을 더 이어나갈 수 없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사정으로 못 하게 됐으니까 속상한 부분은 많아요. 멤버들도 많이 생각나고요. 그래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니트 베스트와 데님 팬츠는 모두 우영미(Wooyoungmi).

다른 멤버들은 어떻게 지내요?
멤버들과는 연락도 자주 하고 자주 만나요. 제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고 싶어요. 제가 형이거든요. 아직 어린 친구들도 있고 배워나가고 있는 친구들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도움을 주고 싶어요.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무엇이 좋았어요? 
어릴 때부터 조용한 환경이었어요.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시니까 집에 들어갈 때 누가 저를 반겨줬으면 좋겠다 혹은 서프라이즈 파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멤버들이랑 있으면 늘 시끌벅적하고 서로를 반겨줘요. 그런 게 좋았어요. 저는 외동이라 없던 형제가 생긴 느낌이었어요.

사람들은 이제 조승연이 어떤 음악을 보여줄지 궁금해할 거예요. 뮤지션으로서 자신의 정체성도 생각해보았어요?
고민이 많았어요. 예전에 솔로를 했을 때의 음악과 활동 후 음악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어떤 걸 좋아해주실까도 고민했고요. 지금 현재로서는 제가 두 가지를 다 겪은 거니까, 두 모습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계획이 조금씩 구체화돼가고 있어요.

어떤 모습을 꿈꾸고 있어요? 
궁극적으로 원하는 건 음악이 계속 기대되는 가수가 되는 거예요.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팬분들이 좋아하시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고 제가 좋아하는 것도 소개해드리고 싶고 그 중심을 잘 잡고 싶어요.

팬들에게는 퍼포먼스도 중요하지 않나요? 
퍼포먼스도 준비를 하고 있어요. 모든 분들이 만족할 수 있는 무대를 하고 싶어요. 퍼포먼스, 비주얼, 스타일링. 색으로 표현하자면 저는 홀로그램 같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원할 때 원하는 색이 나올 수 있는? 한 가지 색이 아니라 다양한 색을 가진 사람이면 좋겠어요.

화이트 슈트는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귀고리는 포트레이트 리포트(Portrait Report).

그동안 힙합 프로그램은 물론 오디션 프로그램까지 많은 시도를 했는데 그만큼 간절했다고 봐도 되나요? 
당시 제 음악을 보여드릴 기회가 별로 없었어요. 그때그때 제가 할 수 있는 걸 했어요. 저를 아시는 분들도 많이 없었죠. 그런데 활동을 하면서 많이 알아봐주시고 다시 들어주시기도 하더라고요. 지금까지 많은 캐릭터를 보여드렸고 그에 맞는 음악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 경험들로 지금 넓은 스펙트럼의 음악을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팬분들이 원하시는 걸 충족해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많이 강해졌어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굉장히 인상적인 소감을 남겼어요.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낭만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그 낭만은 어떤 거였나요?
아버지께서 어릴 때부터 제가 하고 싶은 걸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어요. 축구선수나 가수를 꿈꿀 수 있었던 것도 도전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없애주셨기 때문이죠. 제가 낭만적이라고 느낀 건 그냥 소소한 것들이에요. 아버지는 제게 성인이 되면 같이 타투를 하자고 자주 말씀하셨어요. 할리 데이비슨을 사고 싶어 하셨는데, 언젠가 같이 바이크를 타고 전국 여행을 하자고도 하셨고요. 그런 게 제게 많이 남아 있어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순간들을 저도 타투로 새기기 시작했어요.
어떻게 보면 별거 아닌 일들인데 그걸 꿈꿀 수 있게 해주는 말들이 저한테는 낭만으로 다가왔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을 결국 못했으니까, 제게는 이제 다른 의미의 낭만이 됐어요.

지금 당신이 꿈꾸는 낭만은 무엇인가요? 
계속 마음에 가지고 사는 건 ‘조금 더 순수해지자’라는 생각이에요. 그냥 ‘본연의 것을 찾자’라는 생각을 많이 해요. 지금은 앞으로 해나가야 할 것도 많고 생각이 많아서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생각만 있고 아직 구체적인 생각은 없는 것 같아요. 잊고 살았던 거. 그런 걸 많은 분들에게 전달해드리고 싶어요.

셔츠는 코스.

알고보면 이력이 독특해요. <프로듀스101> 전엔 <쇼미>에도 나갔고, 브라질 축구 유학을 떠난 것도 그렇고요. 좋은 선수였나요? 
열심히 하는 선수였다고 생각해요.(웃음) 어릴 때부터 꿈이 두 개였어요. 가수도 하고 싶고 축구선수도 하고 싶어서 축구 유학을 갔죠, 일단.

왜 축구의 꿈을 접었어요?
브라질에서는 신체 조건이 너무 다르더라고요. 당시에는 키가 엄청 작았거든요.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로 다가왔어요. 한 번 승부차기를 못 넣은 적이 있는데 굉장히 부담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점점 음악으로 쏠렸어요.

그래서 음악을 하기 위해 다시 돌아왔다는 거군요. 유학을 떠난 것도 돌아온 것도 주저함이 별로 없네요. 강단 있는 성격인가요? 
좀 일을 벌이는 스타일이에요.(웃음)

지금도 축구를 즐겨보나요? 
지금은 좋아하는 팀을 정하진 않았지만 그냥 아무 경기나 있으면 봐요. 아무래도 국내선수가 있는 클럽을 응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옛날엔 바르셀로나를 제일 좋아했는데 지금은 고루고루 다 좋아해요. 멋있는 팀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런 다양한 경험이 음악이나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쳤나요? 
아주 많이요. 노래만 불렀으면 모르겠지만, 창작활동을 하면서부터는 도움이 많이 됐어요. 다른 나라의 문화를 겪다 보니까 생각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졌어요. 그들의 시각과 저희의 시각이 달라요. 사물을 보는 방법도 다르고 같은 소리를 들어도 느끼는 게 다르고요. 그런 경험을 통해서 정답이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생각의 틀이 넓어진 것 같아요.

실제 삶도 더 유연해졌고요? 
성인이 되고 나서 유연해졌어요. 고집이 센 편이었는데 솔로로 일을 하면서 고집을 꺾고 수긍하고 타협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별명이 ‘올라운더’였는데 두루두루 잘한다는 뜻이죠? 
네…, 뜻은….

터틀넥과 팬츠는 모두 코스.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직접 쓴 가사에 자신을 그렇게 소개했는데 왜 머뭇거려요? 
그때는 대중들께 제 자신을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되는 상황이라서…(웃음). 다 잘할 수 있도록 노력은 꾸준히 하고 싶어요. 사진 찍는 것도 음악도 춤도. 대중 앞에 비춰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고 하고 있어요. 마음가짐을 조금 더 솔직하게 하고요. 그래서 순수해지자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패션에도 관심이 남다른 게 눈에 보여요. 오늘 사복도 멋지고요. 옷을 입을 땐 대중을 얼마나 의식하나요? 아이돌 사상 최초로 건달 패션으로 출근 했다던데요? 
다행히 그날 공연했던 곡이랑도 콘셉트가 맞았어요. 사실 생각하고 가긴 했어요.(웃음) 다니다 보면 목격 사진 같은 게 찍히기도 하니까, 이왕 찍힐 거면 멋있게 찍히자는 생각이에요. ‘추리닝’을 입더라도 멋있는 ‘추리닝’을 입으려는 편이에요. 딱히 관심 받고 싶어서 그런 건 아니고요. 사복을 입을 때도 멋있게 보이려고 노력해요.

원래 뮤지션들과 교류가 활발한 편이었죠? 얼마 전에는 지코와 챌린지를 했고요. 
‘움직여’라는 곡을 함께한 계기로 음악적으로 많이 물어보고 대답해주는 사이가 됐어요. 우즈로 솔로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들이 많아요. 제가 곡을 써드린 분들도 계시고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들께 고마워요. 제가 아무것도 아니었을 때 도와주셨거든요. 앞으로도 작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함께 작업해보고 싶어요.

영감을 주고받는 동료가 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너무 좋은 영향을 받아요. 자극도 많이 되고요, 슬럼프가 왔을 때 주변 사람들이 발매한 걸 들으면 음악을 다시 하고 싶게 불씨를 붙여주는 역할을 해요. 주변에 좋은 뮤지션 동료들이 있어서 너무 감사해요.

티셔츠와 슈즈는 모두 카이(Kye), 와이드 팬츠는 막시제이(Maxxij).

예전 우즈로 발표한 곡 중에 자기고백적인 노래가 많았어요. 자아, 정체성, 사랑처럼 공감할 수 있는 곡을 썼죠. 음악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사랑에 대한 주제로 두 개가 나왔고 좀 위로가 될 수 있는 곡을 냈던 것 같아요. 제 생각에 대해 솔직하게 많이 썼던 것 같아요. ‘Pool’이나 ‘Different’는 만남과 헤어짐에 대한 2부작 같은 이야기예요. 그땐 감각적이고 싶었던 것 같아요. 거창하지 않은 것을 쓰는 걸 좋아했어요.

계속 이어갈 생각인가요? 
연장선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죠. 그냥 다 하려고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저에게서 대중이 보고 싶은 것들을. 더 좋은 걸 해나가야죠. 어떤 걸 기대하시든 다 해보고 싶어요.

굉장히 ‘하이텐션’인 줄 알았는데 차분하네요. 오늘만 그런 건가요? 어느 쪽이 평소 모습인가요? 
오늘이 보통이에요.(웃음) 요즘은 주로 이 정도예요. 무욕 생활 중이어서 욕심을 덜어내는 연습 중이에요. 제가 원래 음식을 빨리 먹는데 생각해보니까 그런 것도 다 욕심이더라고요. 올해만 두 번 아팠거든요. 위도 너무 아팠고요. 올해 열심히 해야 되니까 건강 조심하라는 신호인 것 같아서 액땜이라고 생각하고 새해에는 욕심을 버리고 건강한 정신상태를 유지하자는 생각을 했어요. 먹는 걸 좋아하고, 야식도, 집에서 와인 한잔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요즘은 많은 걸 절제하고 있어요. 정해진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마치 수행을 하고 있는 것 같군요. 무욕을 통해 뭘 얻고 싶은가요? 
오늘도 촬영하면서 계속 이런 사진을 팬분들이 좋아하실 것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준비하는 것도 그렇고 모든 생각이 팬분들에게 쏠려 있는 것 같아요. 팬분들이 좋아할까? 팬분들이 어떤 걸 좋아할까?

화이트 슈트는 오디너리 피플.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음…따뜻한 사람. 사랑스러운 사람이 맞는 것 같아요. 몇 년 전부터 단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서 생각해요. ‘사랑해’라는 말도 단어가 품고 있는 의미보다 가볍게 사용하는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 되는 게 목표예요.

앞으로는 당신을 뭐라고 부를까요? 조승연? 우즈? 
저는 뭐라고 불려도 상관없어요. 승연이라는 이름도 좋고 우즈도 좋아요. 음악적인 모습은 우즈로서 보여드리고 싶고 나중에 예능이나 다른 활동을 할 때는 승연이라고 불려도 좋을 것 같아요. 어떻게 불려도 저는 똑같으니까요.

    포토그래퍼
    Ahn Sang Mi
    에디터
    허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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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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