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라는 사람은 늘 동사다 [2]
“저는 지금도 신이 나서 춰요.” 보아는 말했다. 춤을 추지 않을 때는 춤을 생각한다. 2000년부터 2020년에 이르기까지, 보아라는 사람은 늘 동사다.
<키워드#보아>에서 “왜 보아의 노래를 들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기도 했어요. “보아는 이미 익숙한 사람”이라고도 했죠. 어떻게 답을 찾아가고 있어요?
한 사람을 20년 보면 저 같아도 지겨울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도 보아라는 가수의 무대를 기대해주는 분들이 있다면, 기대에 부응하는 게 연예인의 일이라고 생각해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대중에게 일정한 노래를 듣게끔 할 수 있는 시대였어요. 매체가 적었으니 TV, 신문, 라디오에 나오면 들을 수밖에 없었죠. 그런데 요즘은 아니죠. 이 상황에서 어떻게 나의 음악에 흥미를 느끼게 할까? 그게 관건인 것 같아요. 그런 질문을 계속 해요.
이 시대의 아티스트들은 또 어떤 고민을 하나요?
다들 비슷하지 않을까요? 저는 디지털 음원의 시대에 피지컬 음반이 언제까지 나올 것인가를 종종 생각해요. 그런데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직까지 자동차에 CD플레이어가 있다는 건 수요가 있다는 거니까요.
샤이니 키와의 대화가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할머니가 된 보아에게 에르메스 가방을 사 주겠다고 했는데. <키워드#보아2> 계획도 있어요?
기범이 제대하면 생각해보려고요. 저는 태생이 ‘노잼’이라 기범이 같은 친구가 있어야 해요. 가방도 진짜 사 주나 보려고요.(웃음)
나이 든 후의 모습을 함께 상상할 수 있다는 건 멋진 일 아닌가요?
우리 회사여서가 아니라 진짜 보기 드문 청년들이에요. 예의 바르고 따뜻하고…서로 진짜 친해요. 민종 이사님(김민종), 안 이사님(강타), 동방신기도 친하고, 얼마 전에도 다 같이 놀러 갔어요. 남들이 봤을 때 부러울 만한 화목함이라고 생각해요.
최근 멘토 역할을 맡는 경우가 늘었어요. 그건 또 어떤 영감을 주나요?
굉장히 좋은 자극을 받았어요. <보이스 코리아>를 하면서 참 세상에는 여러 가지 발성으로 노래하는 친구들이 많구나 하고 느꼈어요. 이제 그게 보이고 들리니까, ‘저 친구는 왜 저렇게 노래하지? 이유가 뭘까? 나는 어떻게 하지?’ 생각해보게 되고요. 도와줄 수 있다는 것도 다행이고. 인연이죠, <보코>는.
유튜브로 예전 무대를 찾아보는 사람들도 늘었어요.
그게 어느 시대였든 간에 자료가 다 있잖아요. 너무 무서운 거죠.(웃음) 저의 20년이 다 있는 거잖아요. 심지어 연습생 때부터.
어떻게 흘러온 것 같아요?
패션, 무대 장치, 연출, 카메라워크로 보면 촌스럽지만 또 그렇게 촌스러워 보이지는 않더라고요. <놀면 뭐하니> 보고 깜짝 놀랐어요. 유재석 씨가 머리 위에 고글을 쓰고 계시더라고요.(웃음) 그때 저는 엄청 놀림받았거든요.
퍼포머의 이미지가 강하지만, 곡을 직접 쓰고 만드는 사람이죠. ‘Only One’도 그랬고요. 이 노래가 자작곡이라고 생각하면 늘 놀라요.
가성으로 불러야 하는 노래예요. 진성으로 부르면 아련한 매력이 안 산다고 해야 하나. 저는 그 노래를 리스닝 곡으로 만들었지 노래 실력을 뽐내는 곡으로 만들지 않았어요. 사실 타이틀이 아니었어요. 리리컬(Lyrical) 힙합이 하고 싶어서 그에 맞춰 만들었는데, 선생님이 너무 좋다고 타이틀을 바꾸자고 하셨죠.
세훈, 태민, 은혁 등 춤으로 내로라하는 후배들과 계속 무대를 꾸미기도 했었잖아요. 이제 말할 수 있다면, 누구와 가장 잘 맞았어요?
태민이요.(웃음) 태민이가 감정도 잘 살리고, 비주얼적으로 저와 잘 맞았어요.
많은 것이 변화하는 시기죠. 선배 아티스트로서 지금을 어떻게 봐요?
위기이자 기회인 것 같아요. 온라인 공연을 많이 하는데, 저는 온라인 공연에 대해서 찬성 아닌 찬성을 해요. 어느 지역에서 공연을 해도 못 오시는 분들이 있다는 점에서요. 그런 분들도 볼 수 있는 기회이니까요.
아티스트라면 계속 보여줘야 하고 만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럼요. 사람들은 금방 잊어요. 영원히 기억한다? 얼마나 될까요, 그런 게.
올해는 어떤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요?
그냥 저 하고 싶은 것. 20주년보다 20주년이어도 나 하고 싶은 음악 할 거야. 이게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20주년 앨범이니까 물론 좋은 노래가 있어야겠죠. 하고 싶은 걸 할 거예요. 빨리 춤추고 싶다. 너무 안 췄어요.
당신에게는 당연히 30주년도 있을 것 같네요. 그때는 뭘 하고 싶을 것 같아요?
그 나이에 어울리는 걸 해야죠. 그때 되면 이 사람에게는 이런 게 어울리겠다가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의 10년이 또 30주년을 만들어주겠죠? 그때도 같이해요.
- 포토그래퍼
- Hong Jang Hyun
- 에디터
- 허윤선
- 스타일리스트
- 곽새봄
- 헤어
- 이일중
- 메이크업
- 조수민(김활란뮤제네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