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과 압구정동 맛집은 여기! 얼루어 편집부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맛있는 식당 55곳 [2]

회사원들은 집보다 회사 근처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마련이죠. 촬영과 마감, 미팅이 많은 에디터들은 좀 더 오래 있습니다. 창간 17주년을 맞은 <얼루어> 편집부는 2007년부터 논현동 빌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운 좋게도 주변인 논현동과 압구정동에는 맛있는 식당이 많습니다. 팬데믹으로 조금씩은 어려운 시기, 편집부에서 도보 거리에 있는 맛있는 식당 55곳을 소개합니다. 3650일이 넘도록 드나든, <얼루어> 에디터의 단골집입니다.

카페 마당

가끔은 먼 나라에서 손님이 찾아온다. 어쩌면 서울에서 단 한 번일 수 있는 만남을 가질 때, 마당을 떠올린다.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의 카페 마당은 간단한 브런치, 파스타와 함께 매일 클래식 애프터눈 티 세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별한 날에는 애프터눈 티 세트를 주문해 1926년 앙리 페니어가 디자인한 에르메스 매장의 독특한 바닥 장식인 모자이크 시리즈에 담긴 차, 삼단 트레이에 차곡차곡 올린 디저트를 마음껏 먹는다. 티타임을 마친 후에는 아뜰리에 에르메스의 전시를 둘러보는 것도 잊지 말 것.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5길 7 메종 에르메스 도산 파크 지하 1층 문의 02-546-3643

타르틴 베이커리

타르틴 베이커리 도산점의 주변에는 스타일리스트의 사무실이 많다. 에디터와 스타일리스트는 되는 대로 끼니를 때운다는 점이 비슷하다. 화보 미팅을 할 때면 오늘도 끼니를 못 챙겼다는 말이 안부처럼 나온다. 대개 웬만한 식당은 클로징 타임을 갖는 오후 3시, 4시쯤. 빈속으로 타르틴 베이커리에서 만나 커피 한 잔, 빵 한 조각을 곁들인다. 샌드위치 하나를 주문해서 나눠 먹기도 한다. 그사이에도 카톡 메시지와 전화가 쏟아진다. 샌드위치가 코로 들어가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르겠지만 아메리카노로 넘긴다. 마무리는 항상 “이번 화보도 너무 재미있겠다”이다. 타르틴 베이커리는 그런 면에서 소중한 장소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 168길 24 문의 070-4333-4350

진미평양냉면

‘평냉 강남시대’를 연 주역 중 하나다. 특히 촬영이 잦은 용장관 스튜디오 바로 옆에 위치해 촬영 전후로 들르는 스태프가 많다. 오후 2시에 촬영 시작이라면 1시쯤 진행을 맡은 에디터와 그날의 모델인 셀러브리티가 이 집에서 냉면을 먹다 말고 어색하게 인사를 하는 경우도 생긴다. 평양냉면을 즐기지 않는다면 만두 또는 만둣국을 추천한다. 어복쟁반은 딱 한 번 먹어보았는데, 먹어도 먹어도 줄지 않을 만큼 수육이 가득했다.
주소 서울 강남구 학동로 305-3 문의 02-515-3469

태국당

타일로 만든 테이블과 벽화가 있는 태국 식당이다. 골목을 바라보는 쪽에 오픈 주방이 있어 태국인 주방장의 깔끔하고도 현란한 조리 과정이 오며 가며 보인다. 소고기 쌀국수부터 팟타이, 태국식 게커리 등 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다수 포진되어 있고, 인기 메뉴를 세트로 묶어둬 여럿이 이것저것 시켜 나눠 먹는 재미가 있다. 입구에서 파는 태국 과자를 살 수도 있다.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55길 27 문의 02-3443-2888

카츠 바이 콘반

장안동에서 명성을 떨치던 콘반이 도산공원 앞으로 이전한다고 했을 때 춤을 췄다. 문을 연 후에는 “돈까스 먹을까”라고 말하는 일이 부쩍 늘었다. 지방층이 두터운 등심, 담백한 안심 등 어느 것을 시켜도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돈까스를 맛볼 수 있다. 질 좋은 쌀로 지은 밥과 돈지루(돼지고기 된장국)도 맛있다. 항상 줄이 길게 늘어서기 때문에, 지금 가야 돈까스를 먹을 수 있다고 후배들을 재촉한다. 과장이 아니라, 늦게 가면 웨이팅 리스트에도 이름을 못 올린다.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53길 36 문의 02-547-3903

오통영

통영의 향토 음식을 선보이는 오통영에 갔다면 전복무쇠솥밥을 외면하기 힘들다. 전복과 향긋한 표고버섯, 식감이 좋은 목이버섯 등의 본연의 맛이 살아 있다. 솥밥은 한번 완성된 자태를 뽐낸 다음 해체당할 운명이다, 전복을 먹기 좋게 자르고 버터를 넣어 잘 섞어 나눠 먹는다. 바닥에 남은 누룽지 때문에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생일을 맞은 사람이 있으면 남해매생이굴탕을 주문하고, 미역국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우긴다.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58길 10 한나빌딩 지하2층 문의 02-544-2377

효도치킨

잘 튀겨 소스에 버무린 치킨에 꽈리고추와 멸치가 소담스럽게 올라가 있다. 이런 천재적인 발상은 누가 한 걸까? 대표적인 효도 꽈리멸 치킨은 물론, 매콤 황태회 비빔국수, 옛날 맛의 ‘사라다’와 식혜까지. 한동안 <얼루어> 편집부가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던 곳이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6길 21 101동 지층 120호 문의 02-518-0628

대삼식당

회사 뒤편의 작은 골목을 맛집 골목으로 만든 주역 중 하나다. ‘냉삼’을 내는 고깃집으로 한동안 ‘고기 먹으러 왔는데 너희 회사 근처가 아니냐’는 연락이 쇄도하기도 했다. 기다리지 않고 고기를 먹으려면 오후 5시 45분까지 가야 된다는 게 편집부 내에 노하우로 공유되고 있다. 얇은 삼겹살과 파절이의 궁합이 좋다. 어느 테이블이나 마무리는 볶음밥이다.
주소 서울 강남구 학동로41길 23 문의 02-545-2255

스시 사카우

‘점심 오마카세 5만원.’ 압구정 뒷골목을 어슬렁 걷다가 새 포렴 아래 메뉴판을 발견했다. 손님이 우리밖에 없었지만 초밥은 맛있었고 정성과 혈기가 좋았다. 몇 달 후 다시 예약을 하려고 보니 그사이 입소문이 나 2부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다소 바삐 먹어야 하지만 정성과 혈기는 그대로다. 초밥 가격이 늘 상한가를 치는 이 동네에서 부담 없는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초밥집이다.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153길 10-6 지하1층

한성칼국수

1983년부터 있었다는 간판처럼 여름이면 모시옷을, 겨울이면 코트를 입은 노신사들이 많이 찾는다. 세월이 느껴지는 테이블에 앉은 노신사들은 수육이나 참소라 데침 등을 주문해 한 잔 기울이고, 회사원들은 칼국수나 만둣국을 주문한다. 담담한 육수에 말아내 애호박 고명을 얹은 칼국수는 명불허전. 독특하게 토요일에 쉬고, 일요일에 영업한다. 편집부에게는 단비 같은 곳.
주소 서울 강남구 언주로 735 국민은행 지하 문의 02-544-0540

신사면옥

평양냉면파의 득세 속에서 여전히 ‘함흥냉면만이 냉면이다’라고 믿는 소수파들은 여름이면 신사면옥에 가자고 한다. 물냉면, 비빔냉면, 회냉면 세 가지 외에 갈비탕과 국밥 같은 메뉴도 있다. 가끔 회식할 일이 있을 때면 돼지갈비를 굽고 냉면을 ‘후식’으로 먹는다.
주소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46길 11 문의 02-518-7228

    에디터
    허윤선
    포토그래퍼
    HYUN KYUNG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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