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을 위해서 맞춤 영양제를 추천해 준다고?

머리카락 한 올, 피 한 방울만으로 나의 건강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면? 나만을 위한 맞춤 영양제를 추천해주는 서비스에 대해 알아봤다.

우리 몸이 진짜 원하는 것

많은 사람이 손쉽게 건강을 챙길 수 있다는 이유로 종합 비타민을 꽤나 신봉한다. 하지만 종합 비타민이란 말 그대로 한 알에 복합적인 영양소를 담은 것으로 누구에게나 천편일률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사실. 우리 몸은 나이, 성별, 식단, 유전자, 가족력, 의학적 상태에 따라 사람마다 각기 다른 영양소를 필요로 한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은 자기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정확하게 판단하긴 너무나 어렵지 않은가? 이러한 이유로 최근에는 모발 미네랄 검사, 혈액 검사, 타액 검사, 전자 설문 분석 서비스 등을 기반으로 한 근거 있는 맞춤형 비타민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다양한 국내 기관에서는 관련 검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한때 우리는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사이트를 통해 온갖 영양제를 추천받거나 H&B 스토어를 서성이며 제품을 골라 담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몇 번의 클릭만으로(또는 머리카락 몇 가닥이나 타액을 묻힌 면봉을 유전자 검사 센터에 보내는 것만으로) 손쉽게 맞춤형 비타민제를 만들어내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많은 것이 바뀌었다. 1회분씩 소분해 개별 포장된 비타민이 빠르게 집 앞까지 배달될 정도이니까! 덕분에 우리는 건강을 쉽게 그리고 잘 통제할 수 있게 됐다. “맞춤형 비타민제는 일종의 보험과도 같아요. 식단에서 특정 영양소가 빠진 걸 간단하게 보충할 수 있으니까요.” 뉴욕 마운트시나이 병원 내 피지오랩 센터의 내분비학자인 아비도르 애러드(Avigdor Arad)의 말이다. 물론 복용을 하면서 3~6개월마다 우리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수시로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모발 미네랄 검사

차움 면역증강클리닉에서는 평상시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거나 탈모, 손톱 균열, 잦은 감염증 등의 이유로 내원하는 이들에게 혈액, 소변, 모발 등 다양한 방법을 활용한 검사를 제공한다. 의료진과의 진료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검사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으며, 결과에 따라서는 필요한 영양제를 추천하거나 식습관, 운동습관 등 전반적인 생활 패턴에 관한 조언을 해주기도. 특히 면역력 저하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면 혈액 미네랄/비타민 검사나 모발 미네랄 검사를 통해 영양 상태를 평가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모발 미네랄 검사는 간단한 편에 속한다. 목덜미나 귀 뒤쪽 등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에서 3~4cm 길이로 머리카락 몇 가닥을 잘라낸다. 이때, 모근에서 가까운 모발을 채취해야 모발 조직 검사에 유리한데, 최근의 기록을 가장 잘 담고 있기 때문이다. 차움 면역증강클리닉의 오수연 교수는 머리카락 분석을 통해 유해한 중금속의 누적 함유량을 분석할 수 있다고 말하며 “생선은 분명 좋은 식재료이지만, 수은 누적량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누적량이 높게 측정되는 경우, 섭취 빈도를 줄일 것을 권유하죠. 또 바륨과 같은 다른 유해한 중금속이 높게 확인될 때는, 일상생활 속에서 유해 물질이 유입되는 경로에 대해 점검할 것을 당부하기도 해요”라고 덧붙였다. 모발 미네랄 검사는 혈액 검사와는 달리, 다양한 종류의 미네랄 함량을 한번에 측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결핍된 미네랄이 확인되면 그 영양소가 포함된 영양제를 추천한다.

혈액 검사

“모발 미네랄은 채취한 모발이 모근에서 생성되던 시점인 몇 주 전의 상태를 반영해요. 어느 정도 한계를 갖고 있는 셈이죠. 혈액 검사는 현재 비타민과 미네랄의 혈중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정확한 검사라고 볼 수 있어요.” 실제로 혈액 검사를 통해 아연과 비타민D 같은 중요한 미량 영양소 결핍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비타민과 미네랄을 측정하려면, 소요되는 비용과 필요한 검체량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몇 가지 비타민과 미네랄 혈중 농도를 측정하는 데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검사 결과는 최적 혈중농도 범위가 알려진 미량 영양소의 보충량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양성분 결핍으로 인한 이상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미리 부족한 영양소를 섭취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다.

유전자 검사

교원더오름이 최근 론칭한 ‘더오름 DTC 서비스’는 유전자 검사 서비스다. DNA 분석을 통해 우리 몸의 영양소 사용 및 흡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전자 변형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며, 질병을 예측하는 것을 돕는다. 유전자 검사기관인 ㈜마크로젠에 타액을 넣은 키트를 보냈다면, 잠자코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키트 검체 접수일로부터 8일 후엔 홈페이지에서 영양소, 운동, 피부/모발, 식습관, 개인특성, 건강관리 등 6가지 카테고리의 29가지 웰니스 유전자 항목의 세부 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온라인 큐레이션 시스템이 유전자 결과를 토대로 맞춤 제품을 추천해주고 운동, 생활 수칙 등 균형 있는 삶을 위한 가이드를 제시한다.

자가진단

위와 같이 검사와 분석을 통해 영양제를 추천받는 것은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하지만 만약 평소 몸에 별다른 이상이 없고 단순히 건강 관리를 위해 비타민제를 찾고 있다면 간단한 자가진단을 통해 영양제를 추천받는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재 스트레스 상태를 평가해주세요.” 맞춤형 영양제 사이트 ‘뉴라이프뉴트리션(newlifehnb.com)’에서는 3분간에 걸친 질문들이 이어진다. AI 약사가 스트레스 정도, 피로도, 수면의 질 등 개인의 생활패턴에 대해 질문하고, 100인의 약사에게 검증된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영양성분 조합 결과를 무료로 제공한다. 또한 곧바로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관련 영양제 구매 페이지로 이동할 수도 있다. 바로 문 앞에서 나만을 위한 맞춤 영양제를 배송받게 되는 것이다. 비타민 코너를 이리저리 방황하기보단 스스로에게 질문해보자. 자신을 가장 잘 아는 것은 본인이니 말이다. ‘유어필(urpil.cafe24.com)’, ’어피어(uppear.co.kr)‘ 웹사이트에서도 이와 유사한 자가진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최적의 영양 상태

영양제는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요소이지만, 휴스턴 UT헬스 보건학부의 영양학자 실라 샤마(Shreela Sharma)는 영양제가 보충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비타민과 미네랄 영양제를 통해 우리 신체가 필요한 영양소를 더 쉽게 전달받을 수 있긴 하지만, 건강한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이 우선되어야 하죠.” 차움의 오수연 교수 역시, 건강에 좋다는 말에 무분별하게 영양제를 섭취하는 경우 오히려 영양 과잉 상태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며 “영양성분에는 최적 농도가 있어서, 과잉도 결핍과 마찬가지로 질병의 위험도를 높일 수 있어요. 만약 영양소의 혈중농도와 대사균형이 최적상태라면, 식사만으로도 영양분이 충분히 공급되고 있다는 것이니 별도의 영양제 보충이 필요하지 않죠.”라고 말했다. 영양제가 신체의 취약한 영역을 도울 수 있는 건 분명하지만, 잘못된 식습관을 개선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등 생활습관을 점검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할 것.

    에디터
    김민지
    포토그래퍼
    LIZ COLLINS
    도움말
    오수연 교수(차움 면역증강클리닉 소화기내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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