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Me Take You, 호시

아티스트 호시의 한 걸음, 한 걸음.

재킷과 슬리브리스 이너는 앤 드뮐미스터(Ann Demeulemeester).

하이브 사옥이 그렇게 좋다면서요. 자주 가요? 
그럼요. 연습실도 작업실도 있어서 회사에서 다 해결하니 정말 편해요. 환경이 정말 좋아요. 연습실도 되게 크고요.

스케줄에 오늘처럼 화보 촬영이 있을 땐 어떤 마음이에요? 
화보 촬영을 아주 좋아해요. 정말 재미있어요. 저는 아무것도 아닌데 예쁘게 찍어주시고 예쁘게 만들어주시니까요. 옷도, 사진도, 헤어나 메이크업도 잘해주시잖아요. 제가 아닌 것 같아서 재미있어요.

아닌 것 같다고요? 너무나 호시인데요. 
평소와 다른 새로운 나를 만들어주시죠.(웃음)

셔츠와 베스트는 문스워드(Moonsward). 팬츠는 혜인서(Hyein Seo). 슈즈는 나이키(Nike).

오늘도 새로운 호시였나요? 어떤 사진에서 특히 그렇게 느꼈어요?
꽃을 이용한 사진, 초록색 옷을 입은 컷이요. 새로웠어요.

무대를 즐기는 만큼 다양한 활동을 즐기는지 궁금했어요. 무대와 화보 촬영만큼 즐기는 게 있다면 또 무엇인가요? 
작업하는 걸 좋아해요. 녹음하고 내 목소리를 듣는 것이요. 저희끼리 유튜브 콘텐츠 촬영하는 것도 너무 재밌어요. 예능을 하는 느낌이거든요. 촬영할 때 너무 재미있어요. 하하.

‘고잉세븐틴’ 말이죠? 모르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회차가 있나요? 
‘Don’t Lie’ 편 1, 2, 3회가 있는데 모두 다 재미있어요.

재킷과 슬리브리스 이너는 앤 드뮐미스터. 목걸이는 이스트 아이스(East Ice).

안 그래도 그 편이 팬들 사이에선 레전드라고 해서 저도 보았어요. 그러고 보니 같은 사람이라는 걸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지금과는 분위기가 다르네요.
지금이 원래 제 성격이에요. 그런데 멤버들이랑 있을 때는 또 그런 모습이 나와요. 멤버들이랑 있을 때는 정말 솔직해져요. 우르르 있으니까 저희끼리만의 바이브가 나오는 것 같아요.

가만히 있으면 한 마디도 안 하는 멤버도 생기나요? 
저도 그렇지 않을까 싶은데, 가만히 말을 안 하면 몇 명이 툭툭 쳐줘요. 다 지켜보고 있는 거죠. 방송 분량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친구들이라서요.(웃음)

호시가 세븐틴에서 가장 진지한 멤버인가요?
진지한 이야기할 때에는 다들 진지해요. 그런데 그 점잖은 13명을 한곳에 뭉쳐놓으면 비글미가 발생하는 것 같아요. 다들 개그 욕심도 많아서요.

슬리브리스 톱, 롱 카디건, 니트 쇼츠, 니트 발토시, 슈즈는 모두 드리스 반 노튼(Dries Van Noten).

솔로 무대와 단체를 할 때에 퍼포먼스가 달라지겠죠? 무엇을 더 신경 쓰나요? 솔로인 ‘스파이더’ 활동과 세븐틴으로 활동한 ‘Ready to Love’를 비교해보면 어떤 차이가 있어요?
단체 무대는 확실히 멤버들이 잘 보이게 하죠. 각자 한 파트만 나오더라도 융화가 잘돼야 하잖아요. 반대로 솔로 무대는 개인의 역량을 뽐낼 수 있죠. 구성의 차이가 육안으로도 커요. 13명은 한 명씩 나와야 하는 동선이나 구성이 많은데, 솔로 무대는 제가 센터에만 있으면 저를 따라 댄서분들이 움직이며 그림이 완성되니까 그런 부분이 가장 달라요.

솔로로 활동할 때에도 이렇게까지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줄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혼자이기 때문에 좀 더 유연하게 접근할 수도 있어요. 어떤 걸 선택했어요? 
저도 이번에 처음 해봐서요, 하하! 고민이 정말 많았고, 이번에 하면서 느낀 것이 아주 많아요. 그동안 세븐틴 활동은 제 파트만 하면 되니까 쉬웠어요. 무대에 나와서 내 것만 보여주면 되니까요. 개인으로 ‘스파이더’ 무대를 해보니까 ‘아, 내가 멤버들에게 많이 기대고 있었구나’를 깨달았어요.

가죽 셔츠와 가죽 쇼츠는 벨루티(Berluti). 슈즈는 마르니(Marni).

어떤 면에서 그랬어요? 
단체 무대에서는 잠깐 제가 몰입이 깨져도 티가 안 났던 게 멤버들이 그만큼 몰입하고 있고 채워주었기 때문이었다는 게 연습하면서 느껴지더라고요. 연습하면서 찍은 모니터 영상을 보면 솔로 무대는 혼자서 다 하다 보니 아무래도 힘드니까 중간에 몰입이 깨지는 거예요. ‘많이 기대고 있었네. 좀 더 집중하고 몰입을 해야겠다’ 해서 아예 흠뻑 젖은 상태에서 무대를 하려고 연습했어요.

3분에서 5분 동안 최고 수준의 몰입을 유지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특히 사전녹화를 하면 한 번에 끝내는 게 아니라 서너 번 하니까. 끊어서도 하고요. 확실히 피로도가 다른 것 같아요. 사전녹화할 때도 혼자 있어야 하지만, ‘엠카운트 다운’ 스페셜 무대 할 때는 멤버들이 놀러 와줘서 든든했어요.

올해 호시의 이슈라면, 역시 첫 솔로 믹스테이프를 들 수 있겠네요. ‘스파이더’ 같은 곡은 마치 자가격리 경험을 담은 곡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쓰게 되었어요?
미주에서 투어를 마치고 왔더니 모든 투어가 다 캔슬이 됐어요. 돔 투어도 캔슬되고 모든 스케줄이 2주 정도 다 밀리게 되면서 너무 허탈하고 처음으로 우울한 거예요. 그래서 방에 있으면서 휴식을 잘 못 즐겼던 것 같아요. 그렇게 나에게 다가온 휴식을요. 그렇게 제가 좋아하는 무대를 못 하게 돼서 허탈해하고 있던 차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저희 콘서트 영상을 보는데 마지막에 캐럿 분들이 저희 노래를 무한정 불러주시는 걸 봤어요. 울컥하더라고요.

어떤 맘이었어요? 
너무 좋다. 아무것도 바라지 않으면서 좋아해주시니까요. 그게 정말 고마워서 이 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으니 내 목소리를 더 보여주자. 개인적으로 제 음악을 한 번도 보여준 적이 없어서 퀄리티가 높든 낮든 만들어보자 하게 되었어요. 저희 멤버 우지가 항상 작업실에 있거든요. 자주 놀러 가서 ‘지훈아, 나 곡 좀 써줘, 곡 만드는 법 좀 알려줘’ 하면서 작년에 만든 곡이 10곡 이상 돼요. 그중에 ‘스파이더’도 있었고 자가격리를 하면서 만든 ‘호랑이 파워’라는 귀여운 노래도 있었어요. ‘아, 이거는 나와야 하겠는데?’ 싶더라고요. 노래가 나와야 직성이 풀릴 것 같았어요.

때가 된 거네요.
타오르던 불꽃이 그냥 식으면 연기만 날 것 같아서 다 태워서 없애버리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청음회를 열었어요. 멤버들과 대표님, 이사님, 그리고 직원분들을 불러서 한 곡 한 곡 다 들려드렸어요. 그때는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는데, 이후에 ‘스파이더’로 가자고 하시더라고요. 부담감과 책임감, 무대에 대한 자존심이 있었어요. 무대에 나올 때는 대충 나오기 싫었어요. 누가 봐도 충격적인 무대를 하고 싶다는 생각에 고민이 많았어요.

부담감과 책임감은 세븐틴의 호시이기 때문에 받는 건가요?
네. 아무래도 퍼포먼스팀 리더이고. 저는 무대는 최고로 하고 싶어요. 예를 들어, 콘서트할 때도 무대 세트에 투자를 많이 해요. 수익이 적어도 무대에 신경을 많이 쓰죠.

믹스테이프라는 형태의 장점은 뭐예요?
믹스테이프의 장점은 부담을 안 느껴도 된다는 것이죠. 무대에서의 부담을 말하는 건 아니에요, 무대에서의 부담은 많아요. 하지만 스코어를 내는 것에서는 부담이 없었어요. 앨범으로도 나올 수 있었지만, 믹스테이프라는 울타리 안에서 계단을 쌓고 저를 보여드리는 거라 더 안정감 있게 도전할 수 있었어요.

보여주는 것에 집중한 거군요? 성적에 대한 부담을 내려놓고서요. 
덕분에 내가 생각하는 음악에 대한, 무대에 대한 가치관을 보여드릴 수 있었어요. ‘이 친구는 아티스트구나. 정말 본인에게서 나오는 진정성 있는 무대를 하는구나’라는 인상을 주고 싶었어요.

스스로 만족스러워요?
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놀라실 수도 있는데, 데뷔한 지 6년 만에 처음으로 이번 뮤직비디오 촬영 때 가사를 보여주는 립 촬영으로 완곡을 해봤어요. 지금까지는 파트, 파트만 해봤죠. 그때 처음 해보니 ‘멘붕’이 오더라고요. 춤추면서 노래하면 기억이 나는데 서서 노래하니 가사가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런 경험은 처음이었어요.

터틀넥 니트, 피케 니트, 스웨트 셔츠, 코듀로이 재킷, 팬츠, 슈즈는 모두 토즈(Tod’s).

* 전체 화보는 <얼루어 코리아> 9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포토그래퍼
    Kim Sun Hye
    에디터
    허윤선
    스타일리스트
    정설
    헤어
    임정호(블로우)
    메이크업
    가연(블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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