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적 소신을 담은 인증 마크 모음
뷰티 브랜드들이 ‘신념 내세우기’에 바쁜 지금, 우리는 좀 더 깐깐해질 필요가 있다. 내 가치관에 부합하는 인증 마크를 감별해내고 확고한 ‘인증 마크 신념’을 가져야 진정한 가치 소비를 이룰 수 있다. 나의 윤리적 소신과 함께하는 인증 마크는 무엇일까?
요즘 소비
언젠가부터 ‘가치 소비’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광고나 브랜드 이미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부합하는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 방식 말이다. 화장품 쇼핑이 나를 가꾸는 목적을 넘어 내 신념과 윤리의식을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것. 자연스럽게 성분과 원재료는 물론 윤리적인 제품 개발 과정, 포장의 소재, 과포장 디자인까지도 면밀히 따져보는 체크슈머가 늘어났다. 이와 발맞추어 브랜드도 가치 소비를 고려한 제품 출시와 활동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제 자신만의 가치관, 윤리적 기준이 확실하지 않은 브랜드는 정체성이 없거나 구시대적이라는 지적을 받으며 뒤처지는 추세다.
혼돈 속 인증 마크
가치 소비의 확산이 지구와 환경, 생명까지 생각한 선한 움직임이라는 건 분명하다. 문제는 가치 소비를 상징하는 단어가 제품에 범람하고 있다는 것. 요즘 출시되는 많은 제품이 마치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다’는 말처럼 크루얼티 프리에 비건, 유기농 성분은 기본이요, 친환경 패키지는 덤으로 장착하고 있다. 무엇이 진실이고 어디까지를 허용했다는 것인지 헷갈릴 수밖에. 이럴 땐 패키지에 붙어 있는 인증 마크를 확인하는 게 도움이 된다. 인증 마크는 공식적으로 안전성을 알려주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현명한 판단을 돕지만, 그 종류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체크슈머가 되기 위해서는 내 신념에 부합하는 인증 마크를 찾아낼 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동물권을 존중한다면 제품 개발 단계에서 동물실험이 이루어지지 않았는지 따져보고 ‘크루얼티 프리’ 인증 마크를 가진 제품을 선택한다든지, 환경보호와 지속가능성을 우선시할 경우 패키지 박스를 위해 무분별하게 나무를 베어 열대우림을 훼손시키진 않았는지 확인 후 ‘FSC 산림’ 인증 마크를 찾아야 한다. 화학 성분보다 자연에 가치를 두고 있다면 ‘유기농 화장품’ 인증 마크를 체크하는 거다. 물론 특정 마크 안에서도 인증 기관이 다양하고 기관별로 조건, 절차 등이 각각 다르다. 전성분에서 몇 퍼센트의 비율이 기준을 충족해야 인증 마크를 주는지, 인증 마크를 부여한 후에도 주기적으로 현지 감찰을 받는지 등이 천지 차이기 때문. 어떤 마크가 더 신뢰할 만한지는 개인의 판단에 달렸다. 중요한 건 나의 가치관에 적합한 인증 마크가 무엇인지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인증 마크 맞춤 가이드
동물의 권리 보호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크루얼티 프리’ 인증
북미 8개 동물보호 연합의
LEAPING BUNNY
- 회사와 재료 공급 업체는 제품에 대한 동물실험을 수행, 의뢰하지 않아야 한다.
- 회사는 3년에 한 번씩 제3자 평가자에 의해 감사를 받고, 소규모 회사의 경우 CCIC(북미주 8개 동물보호단체 연합)가 의뢰하고 공인된 감사자가 수행하는 현장 점검을 받는 것에 동의해야 한다.
호주 동물실험 반대 단체의
CHOOSE CRUELTY FREE
- 동물실험을 하지 않으며, 제3자에게 동물실험을 의뢰한 적 없어야 한다. 동물 살생으로 파생된 성분이나 부산물을 포함하지 않아야 한다.
- 모회사 및 자회사가 모두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야 한다.
- CCF의 인증 기준을 계속 충족하기 위해 정기적인 재인증을 받아야 한다.
미국 동물보호 권리 단체의
PETA CRUELTY-FREE
- 회사와 재료 공급 업체가 동물실험을 하거나 의뢰하지 않아야 한다.
- PETA 자체에서 테스트 및 모니터링을 하지 않으므로, 정확성은 회사가 제출하는 서류의 정직성에 달려 있다.
- 모회사는 제외하고 자회사 브랜드만 조건을 충족해도 인증이 가능하다.
동물권 존중은 물론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한다면?
→ 동물실험, 동물성 원료를 완전히 배제한 ‘비건’ 인증
한국 비건 인증, 보증기관의
한국비건인증
- 제조, 가공 과정에서 동물성 원재료를 배제해야 한다.
- 제품에 대한 실험이나 연구에 동물을 직간접적으로 이용하지 않아야 한다.
- 비건, 논-비건 제품의 생산시설 간 교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생산시설을 공유하는 경우, 철저하게 세척 및 생산시간을 구분해야 한다.
영국 비건 협회의
VEGAN SOCIETY
- 동물성 원료 및 생산품, 부산품, 부산물, 파생물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 회사의 주도로 어떠한 동물에게도 실험을 하거나 실험을 했던 적이 없어야 한다.
- 유전자 변형 생물체(GMO)의 개발, 생산에 동물 유전자, 동물 유래 성분을 피해야 한다.
- 비건, 논-비건 제품의 교차 오염이 없어야 한다.
프랑스 비건 인증기관의
EVE VEGAN
- 동물성 성분을 포함하지 않고 동물실험을 하거나 의뢰하지 않아야 한다.
- 동물실험을 한 공급자로부터 원료를 받지 않아야 한다.
- 정기적으로 감사를 받고 서명을 갱신해야 한다.
- 동물에서 유래한 원료(꿀, 우유 등)를 사용하는 회사를 포함하기도 한다. 단, 캐비아나 밍크 오일 등은 제외한다.
미국 비건 인증기관의
VEGAN ACTION
- 제품 제조 과정에서 동물성 성분을 함유하지 않아야 한다.
- 공급자, 제작자, 생산자 모두 동물실험을 하지 않아야 한다.
- 동물성 유래 GMO나 동물 유래 유전자를 배제해야 한다.
- Vegan Action 자체에서 테스트 및 모니터링을 하지 않으므로, 정확성은 회사가 제출하는 서류의 정직성에 달려 있다.
내 피부에 천연성분, 유기농 원료만 허락하고 싶다면?
→ 천연성분, 유기농 원료를 포함한 ‘유기농’ 인증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유기농화장품
- 화장품법 제2조 의거한 천연화장품이어야 한다.
- 완제품의 10% 이상 유기농 원료를 함유해야 한다.
미국 농무부의
USDA
- 합성 색소, 향료, 방부제, 파라벤, 실리콘, 기타 석유제품을 배제해야 한다.
- 물, 소금 제외 원료의 95% 이상 유기농 원료여야 한다.
- 방부제는 천연 원료로 제작, 라벨에 성분을 표기해야 한다.
- 인증 마크 컬러에 따라 검은색은 100% 유기농 원료, 초록색은 95%이상 유기농 원료를 의미한다.
프랑스 유기농 인증기관의
ECO CERT
- 천연 원료를 사용하며 친환경적 제조,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재를 활용해야 한다.
- 유기농 재배 성분을 포함해야 한다.
- 95% 이상 천연 성분을 함유하거나 5~10% 이상 유기농 성분을 함유해야 한다.
독일 천연화장품 인증협회의
BDIH
- 모든 제품을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자연에서 채취한 식물성 원료로 제조해야 한다.
- 식물성 원료 또한 BDIH에서 인증한 식물이나 유기농 재배한 식물에서 얻어야 한다.
- 합성 염료를 피해야 한다.
- 원료의 채취, 생산, 제조까지 어떠한 화학 성분도 함유하지 않아야 한다.
- 동물실험을 배제해야 한다.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가능한 패키지에 주목한다면?
→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거나 산림을 지키는 인증
미국 환경청의
C2C
-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폐기물을 발생시키지 않아야 한다.
- 폐기물 발생 시, 상업적 가치가 높은 산업자원으로 환원하거나(업사이클링) 새로운 자원 및 영양소 등으로 생분해 가능하게 만들어 자연으로 순환시켜야 한다.
국제 NGO 산림관리협의회의
FSC
- 지구 생태계와 지역사회를 배려해 책임 있게 관리된 산림에서 생산된 목재, 섬유, 종이를 사용해야 한다.
- 제품 제조 및 유통 단계에서 보존가치가 높은 산림을 훼손하지 않아야 한다.
- 산림이 제공하는 편익을 해치지 않아야 한다.
- 산림 경영 계획에 문제가 되지 않아야 한다.
미국 대두협회의
SOY INK
- 잉크의 15% 이상 콩기름을 사용해야 한다.
- 식물유 함량으로 휘발성유기화합물에 의한 환경오염을 줄여야 한다.
- 식물성 유분의 사용 비율을 늘려 폐기 시 생분해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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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황혜진
- 포토그래퍼
- JUNG WON YO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