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클린 뷰티를 엄선한 심사위원은 누구?
올해 <얼루어 베스트 오브 뷰티>에서 처음 선보이는 클린 어워드. 최고의 클린 아이템을 찾기 위해 <얼루어 코리아>의 뷰티 에디터 5인과 외부 전문 심사위원 7인이 합심했다. 전문가들이 이야기하는 클린 뷰티의 의미와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하여.
이사배(뷰티 크리에이터)
뷰티 크리에이터로서, 일상생활에서 클린 뷰티를 어떻게 대하는가?
제품이 피부에 안전하고 편안한지, 용기를 처리하는 과정이 친환경적이고 편리한지 등을 고려한다. 그리고 나에게 가장 잘 맞는 제품을 선택했다면 끝까지 써서 알뜰히 비워낼 것.
심사위원을 하면서 느낀 클린 뷰티만의 특징이 있는지?
클린 뷰티는 결코 과하지 않다는 것이다. 미스트 카테고리를 평가할 때, 쿨링감이나 안개 분사와 같은 화려한 효과를 느끼지는 못했다. 하지만 미스트라면 갖춰야 할 본연의 기능에 충실했다. 적당한 보습감 덕분에 부담스럽지 않게 촉촉하고 그립감, 사이즈, 분사력도 편안해 손이 자주 가게 된달까. 클린 뷰티 아이템이면서 제 기능을 온전히 갖췄다는 점이 매력이다.
또 한 명의 소비자로서 내가 쓰고 싶은 클린 뷰티 제품은?
소비 과정에서 클린 뷰티에 대한 메시지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이면 좋겠다. 구매하는 순간과 사용감, 용기를 처리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자연 친화적인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아이템. 클린 뷰티라는 말은 명확하게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소비자가 바람직한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도록 브랜드가 가이드를 제시하고 길잡이가 되어보면 어떨까?
홍현정(메이크업 아티스트)
심사한 제품 중 클린 뷰티의 의미에 가장 부합한 제품은?
샹테카이의 퓨처 스킨 쿠션 – 스킨케어 파운데이션이다. 판매 금액의 일부가 아프리카의 멸종 위기 동물을 위해 쓰인다는 점은 물론, 친환경과 사회환원에 대한 브랜드의 고집스러운 철학과 당당한 자세가 인상 깊었다.
심사하면서 새롭게 만나 정착할 만큼 매력적인 제품이 있는가?
피브의 하이퍼-핏 컬러 세럼은 리퀴드 타입 블러셔인데, 세럼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촉촉하다. 건성 피부 타입이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혈색을 표현하는 데 제격이다. 클린 뷰티라고 제품력을 포기해야 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 제품으로 인해 클린 뷰티 메이크업 제품도 뛰어난 제품력을 갖췄다는 확신이 생겼다.
클린 뷰티 브랜드에 바라는 점은?
친환경과 비건 등의 마크, 인증에 급급하지 않고 진정성에 집중해주길. 제품 개발부터 제작 공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며 브랜드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의식을 갖고 환원으로 이루어지는 순환 구조를 이루도록 합심했으면 좋겠다.
데이지(콘텐츠 크리에이터)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소감 한마디.
클린 뷰티 브랜드가 정말 많다는 점이 놀라웠다. 무려 78개의 제품을 받았는데 이것도 <얼루어>의 깐깐한 클린 뷰티 기준을 통과한 제품만 선별한 개수라는 것! 빠르게 발전하는 클린 뷰티를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자극제가 되었다.
클린 뷰티를 실천하면 어떤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환경에도, 스스로 건강한 마음을 가꾸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현대인들이 클린 뷰티 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성취감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아닐까. 내가 살아가는 세상을 깨끗하고, 건강하게 변화시키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느낌은 자존감을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심사 제품 중 특히 구매욕을 자극한 아이템은?
라카의 소울 비건 립밤. 진정한 클린 뷰티를 표방한다면 사용하는 내내 콘셉트가 사용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화와 해방’이라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패키지 디자인부터 성분, 사용감에서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김홍석(와인 피부과 원장)
피부과 전문의로서 어떤 사명감을 가지고 심사에 임했는가?
단순히 피부의 관점을 뛰어넘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한 제품인지를 살펴봤다. 초기 클린 뷰티는 무독성과 안정성에 중점을 뒀다면 최근에는 동물 실험과 같은 윤리적 의미와 친환경적인 철학까지 확장됐기에. 재생 가능성, 성분, 사용감 순서로 평가했다.
‘이 제품은 정말 좋았다!’ 라고 개인적으로 감탄한 제품이 있다면?
AHC의 퓨어 레스큐 리얼 아이크림 포 페이스. 유해 성분을 배제한 동시에 시카 펩타이드, 콜라겐 등의 유효 성분을 함유해 피부 재생과 주름 개선을 돕는다. 독일 더마 테스트도 완료했기에 민감성 피부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패키지에 재활용 종이를 사용해 클린 뷰티 개념과도 잘 어우러진다.
소비자들이 클린 뷰티 제품을 고를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클린 뷰티는 제품 효능에 대한 의미를 담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여러 브랜드에서 뛰어난 효능의 뷰티 제품이라는 콘셉트로 접근하는 경향이 있다. 피부를 더 좋게 만들어주는 것이 아닌, 인체에 안전한 성분으로 만들어진 친환경적 화장품이라는 개념을 확실히 인지하고 화려한 마케팅 언어에 현혹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은주(연성대학교 스킨케어 전공 교수)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나만의 클린 뷰티에 대한 소신이 있다면?
재활용이 가능한 패키지를 사용하고, 동물 실험을 배제하는 것만이 클린 뷰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지구에 존재하는 모두가 깨끗하고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자연을 해치지 않고 얻은 원료로 화장품을 만들고 이로 인해 인간이 아름다워지는 것이다. 제품을 사용한 후에도 지구에 어떠한 위해도 가하지 않고 자연으로 돌아가야 한다.
총 53개의 제품을 심사해보았다. 그중 이은주 교수의 마음을 가장 사로잡은 제품은?
분사력과 보습감 모두 뛰어난 시오리스의 폴링 인투 더 로즈 미스트. 무엇보다 우리 땅에서 자란 원료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 신선한 로컬 원료의 효능을 담아냈고, 해외 원료의 장거리 배송으로 생겨나는 탄소 배출도 줄였다. 클린 뷰티의 목적에 부합하는 토종 브랜드다. 더 이상 외국 종의 신기한 식물 추출물에 열광할 필요가 없다.
<얼루어>와 진정한 클린 뷰티를 가려보자며 열정적으로 심사를 해줘서 감사하다. 심사위원을 해본 소감이 궁금하다.
<얼루어>가 클린 뷰티에 진심이라는 걸 느꼈다. 몇 개월 전 함께 클린 뷰티의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말을 주면서 쭉 느낀 점이다. 또 클린 위너 심사작이 50여 개가 넘는다는 것도 놀라웠다. 1차 심사를 넘기 위해 갖춰야 하는 요건이 까다로웠는데도 이 정도라니. 새삼 클린 뷰티 시장의 확대를 느낄 수 있었다. 반면 일부에서는 클린 뷰티라는 워딩을 상업적으로 이용할 뿐이라는 것도 느꼈다. 실질적으로 피부를 가꿔주는 클린 성분이 아닌 즉각적으로 달라진 것처럼 눈속임하는 성분을 사용한 제품, 용기가 전혀 재활용되지 않는데 단상자에 재생용지를 사용한 것만으로 친환경 패키지라고 주장하는 제품 등등. 소비자들이 껍데기뿐인 클린 뷰티가 아닌, ‘진짜’ 클린 뷰티를 구분할 수 있도록 제품의 가독성 측면도 나아지면 좋겠다.
임관우(화장품 읽어주는 남자)
클린 뷰티에 관심을 가지고 오래도록 지켜본 이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심사 기준은?
클린 뷰티라는 말이 생겨나기 훨씬 전인 2012년부터 화장품 성분이 유발할 수 있는 자극과 부작용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렇기에 클린 뷰티 제품을 심사할 때 성분의 안전성이 첫 번째 기준이라고 생각했다. 유해 성분을 확실히 배제했는지, 안전한 성분만으로 만들어진 제품인지를 깐깐하게 살펴봤다.
심사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카테고리는?
화학적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성분이 바닷속 산호의 백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이슈가 됐다. 물리적 방식으로 자외선을 차단하는 무기자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최고의 클린 무기자차를 찾아내고 싶었다. 라보라뚜아 드 비아리츠 알가마리스의 스프레이 쏠레흐 SPF50+ 선 스프레이는 흔히 사용하는 PEG계열 대신 폴리글리세릴 계열 유화제를 사용해 100% 물리적 방식으로 자외선을 차단한다. 이를 스프레이 타입으로 만나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반면, 심사를 하면서 어려웠던 아이템이 있는가?
치약 카테고리 심사에 애를 먹었다. 치약의 가장 중요한 효능인 충치 개선을 체감하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대신 직접적으로 구강에 닿는 아이템인 만큼 전 성분을 더욱 꼼꼼하게 평가했고 양치하는 도중, 직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의 사용감을 면밀히 살펴 순위를 매겼다.
아랑(콘텐츠 크리에이터)
심사하면서 특히 인상적이었던 제품은 무엇인가?
인터미션의 레스트업 세럼 스킨. 패키지부터 마음에 들었다. 유리 용기에 쉽게 제거할 수 있는 라벨지를 사용해 재활용이 쉽다는 것. 피부 속부터 촉촉하게 채워주는 보습감과 효능도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심사로 인해 클린 뷰티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는가?
이니스프리의 심플라벨 마스카라 롱앤컬을 사용해보고 깜짝 놀랐다. 기존 코스메틱 브랜드가 색조 아이템으로 클린 뷰티에 도전하기는 쉽지 않은데, 이를 해냈다! 클린 뷰티 콘셉트를 완전히 충족시켰고, 사용감 또한 뛰어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제품이다. 클린 뷰티를 모태로 하는 브랜드가 아니더라도 잘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클린 뷰티 브랜드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클린 뷰티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메시지를 다양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세상에 던졌으면 한다. 뷰티를 소비하는 사람들이 보다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고, 궁극적으로는 미래를 대하는 태도를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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