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ld me tight
데이식스의 멤버로, 라디오 디제이로 음악 속에서만 살아온 영케이가 이제 또 다른 시간을 준비한다.
1년만에 다시 만났네요. 지난 화보 이후로 데이식스 다섯 분의 목소리를 다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답니다.
오! 쉽지 않으셨을 텐데요. 제 목소리가 제일 구분하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제각기 다른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오는 게 데이식스의 매력이죠. 보다 남성적이면서 귀에 명료하게 닿는 소리가 영케이더라고요.
너무 좋은 말씀이네요. 다들 노래를 너무 잘해요. 막내까지 노래 실력이 무섭게 늘고 있어요.
그사이 라디오 디제이가 되었으니 직업 하나가 더 생긴 셈이에요. 종종 듣고 있거든요, <DAY6의 키스 더 라디오>를.
이제 6주 남았네요.(웃음) 오디오 채우기는 이제 자신 있어요. 절대 3초 이상 공백이 안 가요. 무슨 말이라도 해요. 뭐라도 일단 뱉고 봅니다. 정리는 미래의 제가 하겠죠. 정리 안 될 것 같으면 그냥 ‘노래 듣고 오시겠습니다’ 하죠. 아, 뭐, 그, 저 이런 추임새도 많이 늘었어요.
라디오를 하면서 또 뭐가 달라졌어요?
라디오가 아니었으면 신곡을 이렇게 많이 듣지 못했을 거예요. 원래 저는 음악을 안 듣는 편이에요. 쉬는 시간에 들으면 일하는 느낌이니까 휴식으로 느껴지지 않더라고요. 들어도 재즈 장르를 많이 들어요. 배경음악으로 깔 수 있는 유튜브의 플레이리스트 영상들을 많이 틀어놓는 편이에요. 그런데 디제이를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곡을 많이 듣게 되었어요.
게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할 때에도 편안하더라고요.
나오시는 분들이 편하게 계시게끔 노력해요. 게스트분의 팬분들을 생각하고요. 팬들에겐 소중한 가수고 배우니까요. 그러면서 제작진분들이 주시는 내용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합니다.
시간대가 밤 10시부터 자정까지인데 항상 텐션이 좋아서 놀랍기도 해요. 원래 야행성인가요?
원래 밤 10시가 저한테는 프라임타임이에요. 보통 밤에서 새벽 시간이 저한텐 낮 시간대라고 보면 돼요. 보통은 지금 정도의 텐션이에요. 항상 엄청나게 밝지는 않아요. 라디오라는 규칙적인 일을 하면서 마음이 많이 안정되었어요. 매일 팬분들이 오셔서 보내시는 응원의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계속 보니까 많이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좀 더 편하게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게 되었죠. 지난 앨범에 실린 ‘비극의 결말에서’라는 곡은 제가 잘 안 썼을 법한 가사거든요.
에너지에서 오는 텐션 같아요. 지난번 인터뷰에서 원필이 영케이를 두고 ‘열정맨’이라고 했죠. 영케이는 항상 뭐든 빡세게 한다고.
노력은 잘합니다. 저의 재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데이식스 활동을 하면서도 평범한 경영대 학생 생활을 한 것도 노력이죠. 성실하게 학업을 마쳤는데, 왜 그런 선택을 했어요? 요즘은 학업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잖아요.
연습생 때 연예인이 제 길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느 날 ‘아버지, 저 대학 생활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말씀드렸어요. 살면서 대학 생활을 한 번쯤 해보고도 싶었고요. 이후엔 이미 한 게 아까워서라도 졸업은 꼭 하자고 했던 거예요. 데뷔하기 전에 이미 2년 정도 공부한 상태였으니 목표가 졸업만 하자였어요.
그런 평범한 생활을 해본 것이 대중의 공감대를 끌어내는 곡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나요? 경험이 필요했다고 생각해요?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유학을 떠났다 보니 오랜 시간 지낸 친구들이 많이 없었어요. 그런데 동기들이 생기면서 그들이 졸업하고 나서 겪고 있는 일이나 감정들을 들으면서 이해하게 된 게 많아요. 제가 학교를 다니지 않았다면 같은 업계 사람들을 주로 만났을 테니까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라는 노래는 제가 학교 다닐 때에는 없었죠. 그런데 그 노래를 들으면 누구나 자신의 학교를 떠올려요. 이 곡은 어떤 장면을 떠올리면서 쓴 곡인가요?
사실 그 노래는 콘서트장에서 일어나는 장면을 상상하고 쓴 노래예요. 이걸 알고 들으면 분명히 콘서트장이 생각날 거예요. 그런데 모르고 듣는 분들은 본인의 경험에 빗대어 감상하시더라고요. 그럴 때면 정말 신기해요. 듣는 분들이 각자 해석해주시는 게.
의도와 다르게 해석된 곡이 또 있나요?
‘예뻤어’라는 곡도 처음에 ‘예뻤어’라는 단어에서 시작했어요. 무엇이 예뻤을까 생각하다가 그냥 이 모든 게 예뻤어 하고 상상하며 써 내려간 곡인데 다들 자신의 연애 경험이 떠오른다고 하면서 들어주셔서 또 신기했어요.
그만큼 보편적인 감정을 잘 쓰는 거 아닐까요? 그게 누구든 자기 이야기가 될 수 있게끔.
그러려고 많이 노력해요. 단어 선택을 할 때도 상황을 설명하기도 하지만 그것보다 감정을 서술하려고 해요. 감정은 다양하니 듣는 분들이 공감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이번 앨범까지 지금까지 참여한 곡이 150여 곡이라고요.
아마 148곡일 거예요. 제가 하나하나 세고 있는 건 아니고요, 저작권 협회에 등록이 되거든요.(웃음)
작사가 영케이라고 부를 정도로 좋은 가사를 많이 썼어요. 지금 생각해도 특별한 가사는 무엇인가요?
제가 열심히 써서 낸 거니까 다 뿌듯해요. 아무래도 이번 앨범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데, 타이틀 곡 ‘끝까지 안아줄게’가 마음에 들어요. ‘Best Song’ 같은 경우는 ‘네가 나의 최고의 멜로디고 Best Song이다’라는 개념을 어떻게 하면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멜로디와 글자 수는 정해져 있는데 부를 때도 잘 어우러지게 만드는 게 힘들거든요. 특히 제가 뭔가 던지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 때 끼워 넣어야 하는 느낌이죠. 그러면서 버리고 선택하고요.
고민되는 순간에는 멜로디 편을 들어주나요?
그때그때 달라요. 멜로디를 먼저 썼을 때는 멜로디를 최우선시하고 반면에 가사를 썼을 때는 그 가사에 맞춰서 멜로디를 입히고요.
곡도 쓰고 가사도 쓰니 그때그때 다르군요.
얼마 전에 넬 선배님들을 만났는데 선배님들도 그때그때 다르다고 하더라고요. 보통 가사를 의뢰받은 입장에서는 멜로디 곡 수를 해치지 말아달라든가 하는 니즈를 맞춰야 할 거예요. 저는 둘 다 만들 수 있는 환경에 있으니 마음대로 할 수 있죠.(웃음)
다양한 언어에도 관심이 많죠? 가사를 쓸 때 해외 팬들도 고려하나요?
해보려고 한 적도 있어요. 그런데 어느 나라나 문화는 다를지언정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은 비슷한 것 같아요. 해외 투어에서 한국어로 노래할 때 진심으로 함께 즐기고 있고 감정이 움직이고 있는 걸 보면 그건 멜로디가 들어간 음악의 힘이 아닐까 생각해요.
다른 사람이 쓴 가사에서 감탄한 적도 있나요?
여러 개 있죠. 박진영 PD님 가사 중에 가장 자극받았던 곡 중 하나는 ‘태양을 피하는 방법’이었어요. 표현 방식이 흥미로웠어요. 윤종신 선배님의 ‘오르막길’이라는 곡의 가사는 ‘이제부터 웃음기 사라질 거야’로 시작하는데 오르막길을 표현하면서 삶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게 인상 깊었고요. 그리고 넬 선배님들 곡 중에서 ‘3인칭의 필요성’이라는 곡도 좋아해요. 3인칭의 필요성을 묘사하지만 단어는 직접적으로 가사엔 안 나오거든요.
어떤 문장에 집중하기보다는, 표현 방식을 들여다보는군요.
맞아요. 어떻게 썼는지 방식을 주의 깊게 보는 거죠. 가사 표현 같은 것들은 일부러 안 외우려고 해요. 저도 모르게 나오더라고요.
* 전체 인터뷰와 화보는 <얼루어 코리아> 10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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