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잘 샀어

이거 없이 어떻게 살았지? 삶을 똑똑하게 재편해준 올해의 테크 제품을 모았다.

다른 차원으로
애플 아이맥 24형

테크 좀 안다는 이들이 입 모아 추천한 데스크탑이 있으니 바로 새롭게 출시된 아이맥이었다. 핵심은 애플의 기술력을 응집한 M1 칩을 탑재한 것인데, 기존 데스크탑의 운영체제에서는 분리되어 있던 프로세서, 그래픽, 메모리 등의 요소를 모두 통합한 혁신적인 시스템이다. 말하자면 사칙연산에서 미적분의 단계로 껑충 올라간 것과 같다고. 물론 잘 모르더라도 사고 싶어지는 이유는 확실하다. 일단 예쁘니까. 1백69만원부터.

간결한 배터리
벨킨 2500mAh 마그네틱 무선충전 보조배터리

아이폰 12, 13시리즈를 사용한다면 이 보조배터리를 사용하고 깜짝 놀랄지 모른다. 아이폰 뒷면에 마그네틱 부착 방식으로 작동하는 맥 세이프와 호환이 되는 제품으로, 뒷면에 갖다 대기만 하면 별도 케이블을 사용할 필요 없이 반고정되어 충전이 시작된다. 완전히 고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거추장스러운 케이블 없이 나란히 주머니에 넣어놓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최대 8.5시간의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충전량을 제공한다. 4만9천원대.

의외의 역주행
LG 룸앤 TV

2018년 출시 당시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제품이 캠핑족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월 최대 4000대 판매까지 기록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4배가량 급증한 판매량으로 일시적인 품귀 현상이 일어 웃돈을 얹은 거래도 늘었다고. 별도 설치 과정 없이 USB만 꽂으면 저장해놓은 영화와 드라마를 바로 선명한 화질로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가격 35만원대.

고이 접어 나빌레라
삼성 갤럭시 Z 플립3, 삼성 갤럭시 Z 폴드3

폴더블폰이 아직도 어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롱한 실물을 보여주고 싶다. 접으면 어디든 폭 들어가고, 펼치면 이렇게 넓고 매끄러워도 되나 싶다. 특히 Z 플립3는 전작 대비 전면 디스플레이가 4배나 커져 사용성을 극대화했고 다양한 컬러를 출시하며 MZ세대의 사랑을 받았다. 두 제품은 정식 출시 39일 만에 국내 100만 대 판매를 돌파했는데 역대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이라고. 사전 예약에는 약 92만 명이 신청을 해 처음으로 개통 기간을 두 차례나 연장했다. 올해의 스마트폰이라고 자부할 만한 기록이다. 각각 1백25만원대부터, 1백99만원대부터.

등잔 밑도 훤히
다이슨V15 디텍트™

가벼운 무게와 강한 흡입력 외에 청소기에 더해질 수 있는 기능이 더 있을까 싶을 때, 다이슨은 레이저를 장착시켰다. 헤드에서 바닥으로 내려꽂히는 선명한 초록빛 레이저는 보이지 않던 미세한 크기의 먼지까지 가시화시킨다. 지나간 자리 그대로 먼지가 사라지는 것이 보이니 청소의 쾌감도 두 배다. 1백29만원.

순간의 기록
애플 아이패드 미니 6세대

기존 아이패드의 기능을 한 손에 딱 잡히는 미니 사이즈로 압축했다. 바로 꺼내서 쓸 수 있는 휴대성과 편리성은 아이패드 제품군 중 단연 1등. 이제 2세대 애플 펜슬까지 지원 가능하니 다른 아이패드처럼 옆면에 찰싹 잘도 붙여놓을 수 있다. 큰 화면이 필요한 영상 시청보다 재빠른 메모에 비중을 두는 기록광이라면 망설임 없이 미니를 집을 것이다. 64만9천원부터.

자기만의 고요
보스 QC이어버드

보스의 음향 기술은 세계적으로 정평이 나 있다. 안정적인 착용감과 생생한 사운드는 물론, 이제 헤드폰과 동일한 성능의 노이즈 캔슬링을 탑재한 무선이어폰을 선보인다. 작년 출시된 제품의 높은 인기로 올해 리미티드 에디션이 추가되었다. 전용 앱을 통해 모든 소음을 차단하거나, 듣고 싶은 소리만 들을 수 있게끔 노이즈 캔슬링의 단계까지 섬세하게 조절할 수 있다. 32만9천원.

일단 잡아봐
로지텍 MX Master 3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은 일단 몸에 대는 순간부터 느낌이 다르다. 마우스를 쥐고 있는 시간이 길 수밖에 없는 디자이너와 프로그래머에게 이 마우스는 빛과 같다. 1초 만에 1000줄을 빠르게 스크롤하고 픽셀 단위로 정밀하게 컨트롤할 수 있는 스피드 휠을 장착했다. 엄지 쪽의 휠은 확대, 축소가 가능해 손목의 부담을 훨씬 덜어준다. 12만9천원.

빛과 음악
소니 LSPX-S3

조명과 소리는 공간의 감성을 좌우하는 두 개의 큰 축이다. 소니가 최근 출시한 크리스탈 사운드 스피커 제품으로 글라스 가장자리에 부착된 3개의 구동축이 생생한 고음을, 스피커에 적용된 우퍼가 선명한 저음을 선사한다. 조명 불빛을 켜면 실제 촛불처럼 일렁이는 모습으로 작동해 묵묵히 어두운 밤을 다독인다. 39만9천원.

AI 주치의
필립스 소닉케어 9900 프레스티지

음파칫솔에도 AI가 탑재되는 시대가 도래했다. 양치 중 칫솔의 압력과 움직임, 세정 범위 등을 초당 100번씩 감지하며 추적된 양치 결과를 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치아와 잇몸에 과한 압력을 가할 때면 AI가 알아서 강도를 조절해 치아 마모와 잇몸 손상을 방지한다. 분노의 칫솔질로 피 보는 일이 잦다면 욕실 내 작고 조용한 주치의를 들이는 것을 추천한다. 55만원.

예뻤어

현대 캐스퍼

도로에 이런 귀여움이 많아져야 한다. 현대차의 1000cc 미만 경형 SUV 캐스퍼는 합리적인 가격과 깜찍한 외모로 얼리버드 예약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현대차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첫날 약 1만9000명의 고객이 몰렸다. 2주 동안의 계약자 절반 정도가 여성으로, 특히 2030 여성 운전자에게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도 얼리버드 예약에 동참, 차량을 인도받으며 화제가 되기도. 경차로 누리는 각종 혜택은 덤이다.

아우디 e-트론 GT

올해 공개된 ‘아우디 e-트론 GT’와 고성능 모델 ‘아우디 RS e-트론 GT’는 퍼포먼스를 위해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는다는 아우디 전기차의 방향을 보여준다. 스포티한 투어링 모델인 그란 투리스모의 장점을 그대로 옮겨온 순수 전기차로, 두 개의 강력한 전기모터, 전자식 상시 사륜구동 시스템인 콰트로를 장착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 엔진음을 대체한 사운드스케이프 방식의 음향에 설레고, 탄소 중립 생산 공정에서는 마음이 놓인다. 연내 국내 판매 예정이다.

BMW 뉴 4시리즈

BMW 뉴 4시리즈는 8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이 되었다. 전설적인 쿠페 모델의 헤리티지를 계승한 ‘수직형 BMW 키드니 그릴’은 첫 공개 당시 호불호가 있었던 게 의아할 정도로 볼수록 매력적이다. 스포츠 모델의 다이내믹한 감성을 극대화한 디자인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이 다양한 모델로 4시리즈의 존재감은 그 어느 해보다 뚜렷했다. 온라인 판매 채널인 BMW 숍 온라인을 통해 때마다 공개되는 한정 에디션은 그야말로 환상적이다.

    에디터
    정지원, 허윤선
    포토그래퍼
    HYUN KYUNG 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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