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OW LIFE 부암동 골목 탐방 2

작은 가게들과 윤동주 시인의 언덕, 창의문으로 이어지는 옛 성곽길까지. 느리게 걷기 좋은 부암동에서 만난 공간들. 

1 베이컨 치즈버거와 크레이지 버드에 곁들이는 감자튀김과 어니언링. 2 깔끔하게 정리된 레이지버거클럽의 주문대. 빈티지한 소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3 레트로한 무드가 돋보이는 내부 공간에서는 부암동의 풍경이 시원하게 내다보인다.

LAZY BURGER CLUB

일주일에 두세 번 먹을 정도로 버거를 사랑하는 대표가 만든 수제버거집이다. 버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주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레이지버거클럽’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4년 전만 해도 부암동에서 햄버거를 먹을 곳이 없었어요. 너무 먹고 싶은데 먹을 수 없으니 직접 가게를 시작한 것도 있죠. 자주 먹는 만큼,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을 내려고 미국 버거 가게에서 6년 이상 경력을 쌓은 셰프와 함께 노력했어요.” 박찬우 대표의 말이다. 클래식한 베이컨 치즈버거, 어니언링이 들어간 레이지 미, 치킨 패티가 들어간 크레이지 버드 등 전 메뉴 고르게 인기가 많은데 각각 들어가는 소스가 달라 다른 매력을 맛볼 수 있다. 콜라엔 얼음이 들어가면 안 된다는 대표의 신념아래, 얄쌍한 콜라병에 그대로 빨대를 꽂아 마시는 재미도 있다.
ADD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37 2층 TEL 02-394-2547

1 담쟁이 덩굴이 눈에 띄는 알리멘따리 꼰떼의 외관. 2 청운공원 위쪽에는 옛성곽길이 이어진다. 3 대표가 만든 실내 장식과 여러 가지 화분들. 4 유기농 이탈리아 비누.

ALIMENTARI CONTE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낮은 건물, 빈티지한 장식품과 향긋한 허브 토분. 부암동 한켠에 자리 잡은 다섯 평 남짓의 가게는 이탈리아의 정취로 가득하다.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박만영 대표가 지난해 오픈한 이탈리아 식료품점으로 각종 치즈와 오일, 파스타 면 등 직접 맛보고 즐겨 썼던 현지의 제품을 소개한다. “한국에 돌아오니 그 맛을 낼 수 있는 제품들이 한정적이었어요. 제가 먹던 그 맛을 공유하고 싶었죠. 파스타 면 하나, 올리브 오일 하나만 바꿔도 맛이 확연히 달라져요.” 박 대표의 설명이다. 기성제품 외에도 대표가 직접 만든 페스토와 잼, 채소절임의 인기가 높다. 잘 구운 빵이나 샐러드에 툭툭 얹어 소금, 후추를 뿌리는 것만으로 훌륭한 요리가 완성된다. ADD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33 TEL 02-395-6466

1 사계절 먹을 수 있는 딸기빙수와 시즌 메뉴인 얼그레이 초코빙수. 2 부암동 언덕에 자리한 보물 창의문. 3 귀여운 빙수 일러스트로 장식한 부빙의 내부.

BOOBING 

일본의 다채로운 빙수를 맛본 자매가 운영하는 빙수 전문점으로 벌써 9년째 성업 중이다. 사계절 맛있는 빙수집을 지향하며 서울의 빙수 맛집 순례에서 빠지지 않을 정도로 유명한 맛집이다. 팥빙수와 딸기빙수처럼 일 년 내내 맛볼 수 있는 메뉴를 유지하는 동시에 그 계절에만 맛볼 수 있는 시즌 메뉴를 함께 준비한다. 이곳의 빙수는 꽤나 간결한 모양새다. 여러 토핑을 올리는 대신 얼음과 메인 재료의 맛을 내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얼음의 온도를 섬세하게 관리하고 있어요. 오히려 너무 차갑지 않게끔요. 낮은 온도의 얼음은 거칠게 갈릴 뿐만 아니라 먹는 순간 머리가 아프기까지 해서 식감과 맛을 모두 해치죠.” 김소연 대표의 말이다. 이날은 베르가모트 향이 첨가된 홍차와 초콜릿을 섞은 얼음에 구름 같은 크림을 얹은 얼그레이초코빙수를 맛볼 수 있었다. 곧 새콤달콤한 하귤빙수와 소금을 살짝 뿌려 먹는 완두콩빙수를 추가할 예정이다. ADD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36 TEL 02-394-8288

1 녹차물을 부어 먹는 일본식 차밥 오차즈케. 2 아늑하게 꾸민 명란식당의 내부. 3 산책하기 좋은 윤동주 시인의 언덕. 4 명란식당의 입구.

MYUNGRAN 

3년째 부암동 언덕길에 자리 잡은 작은 가게인 명란 식당은 소박한 감성으로 꾸준하게 단골을 늘려가고 있다. 처음에는 다양한 메뉴를 냈지만 점차 손님들의 반응이 가장 좋은 명란밥에 집중하게 됐고 지금은 명란메뉴를 전문으로 판매한다. 따뜻한 계절이 다가오자 일본식 차밥인 오차즈케를 찾는 손님이 부쩍 늘었다. 후리카케를 뿌린 밥에 명란을 얹고 녹차물을 부어 먹으면 뚝 떨어진 입맛도 단숨에 돌아온다. 특히 살짝 구운 명란을 얹어주는 것이 특징으로 톡톡 터지는 식감이 더해질 뿐 아니라 특유의 고소한 맛도 배가된다. 볕이 좋은 날에는 명란과 오이, 아보카도가 차곡차곡 쌓인 오니기리를 포장해 근처 청운공원으로 짧은 피크닉을 떠나는 것도 좋다.
ADD 서울 종로구 창의문로 140-1 TEL 010-2249-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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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정지원
포토그래퍼
OH EUN 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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