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시술 후기 3 / 얼태기는 그냥 오지 않는다
실외 마스크에서 해방된 지금 여자들은 피부과 시술이 궁금하다. <얼루어> 에디터들의 고민별 시술 후기.
GOAL 거친 피부 결 개선
카이져300, 아기주사, 실펌X
마스크를 쓰고 지내온 세월이 얼마인가? 넓어진 모공, 그에 따라 자연스레 거칠어진 피부 결. 그 모든 것이 얼태기를 불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민 끝에 꺼내든 카드가 피부과 시술이었지만, 처음이었기에 프라이빗한 공간에서 섬세한 서비스를 받고 싶었다. 그렇게 유어클리닉의 문을 두드렸다. 제안받은 시술은 ‘카이저300을 이용한 아기주사’. 시술명만 듣고 실제 니들을 이용한 것인 줄 알고 지레 겁먹었는데, 레이저를 이용한 약물 주입 시술이라고. 레이저 주사라니 새롭기도 하고 부담도 덜했다. “카이저300은 강한 출력으로 짧게 여러 번 레이저를 조사해요. 유두진피층이 존재하는 300㎛(마이크로미터)까지 도달하도록 설계된 시술이죠.” 서수진 원장이 설명했다. 기존의 레이저 시술이 1000~2000㎛의 깊은 진피층까지 관통하던 것과 달리 카이저300은 피부층에 정확하게 도달하기에 주변 조직에 열손상을 주지 않고도 세포 활성화 및 재생을 유도한다는 것. 통증도 덜하다고 했다. 그런데 웬걸!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나 보다. 따가움에 흠칫 놀라자마자 타는 냄새가 이어졌고, 발과 손을 움찔거리며 터져 나오는 신음 소리를 억눌러야 했다. 레이저로 생성된 마이크로 홀을 통해 연어에서 추출한 재생 앰플을 흡수시키면 5분간의 시술이 끝난다.
시술 첫날은 세안조차 괴로웠다. 물이 닿는 순간 염산을 뿌리는 것처럼 얼굴 표면이 부글부글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분명 별다른 관리 방법은 없다고 했는데(그저 수분 크림을 듬뿍 발라주라고 했다), 나는 너무 괴로워서 재생 크림, 재생 연고 등 온갖 제품을 꺼내 놓고 차례로 다 발랐다. 꽤 도톰하게 발랐는데도 사막처럼 건조한 피부는 수분을 쫙쫙 빨아들였다. 주말이 지나자마자 피부과에 전화를 걸어 믿을 수 없는 아픔을 호소하며 부작용은 아닌지, 정말 수분 크림만 바르면 되는지 재차 확인했다. 서수진 원장은 “근본적으로 피부 건강을 회복시키는 시술이라서 부작용은 따로 없다고 봐도 무방해요. 겉으로 보기와 달리 피부 상태가 많이 무너져 있었나 봅니다. 쉽게 붉어지는 피부일수록 예민하고, 통증을 많이 느낄 수 있어요.”라며 피부 상태에 따라 시술에 동반되는 통증과 회복 기간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근깨는 보일지언정 피부가 얇고 투명하니 그럴 수 있다며 자위했고, 피부 톤 자체가 남보다 살짝 어둡지만 건강해 보이니 괜찮다 여겼다. 그동안 마스크 속 방치되었던 내 피부에 여러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했다. 일주일 정도 지나자, 레이저 모양을 따라 격자무늬로 올라왔던 상처가 떨어져 나갔고, 시술 효과가 빛을 발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깐 달걀처럼 잡티 없이 피부 결이 반들반들해졌다. 종종 있었던 화장품 ‘먹뱉’도 없어졌다. 특히 주변에서 얼굴 톤이 환해졌다며 칭찬을 들을 때는 어깨가 으쓱했다.
한 달 뒤 시술을 위해 피부과를 재방문했다. 시작한 김에 확실하게 피부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는 게 좋을 것 같았기 때문. 하지만 예민한 피부 때문에 홍조기와 건조함에 몸서리치던 지난날이 맘에 걸렸다. 극적인 시술 효과와는 반대로 회복 기간이 너무 힘들었기에 다른 시술에 도전하고 싶었다. 그렇게 시도한 것은 ‘실펌X’. 이 시술은 전반적으로 피부를 진정시키면서 피부 톤, 피부 결, 탄력, 홍조, 트러블 등을 개선한다. 확실히 덜 자극적이었다. 시술 직후 지속되는 후유증은 전혀 없었지만 ‘카이저300’만큼 효과가 대단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시술 초보자라면 해당 시술을 체험해볼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시술 경험이 있다면 이에 만족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눈에 띄게 달라진 매끄러운 피부 결을 또 한번 경험하고 싶었다. 다시 한번 카이저 시술을 받기로 했다. 두 차례에 걸친 시술로 피부 컨디션이 전반적으로 좋아져서일까? 두 번째 카이저는 생각만큼 아프거나 괴롭지 않았다. 나름 회복 스킬도 생겼다. 현재 시술 5일 차, 아직 각질이 다 떨어지지 않아서 세안할 때 여전히 까끌까끌하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이 상처가 없어지고 난 자리에는 보들보들한 새살이 돋을 거라는 걸. 또 겉으로 좋아 보이는 피부라도 속에는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당장 알 수 없다는 것도. 다시 한번 말하지만 얼태기는 그냥 오는 게 아니다.
-김민지(<얼루어> 뷰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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