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클링 브랜드, 크세니아슈나이더

올바르다 믿는 방식을 따라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온 브랜드, 우크라이나의 업사이클링 디자이너 크세니아 슈나이더를 만났다.

<얼루어 코리아> 독자에게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크세니아슈나이더(Kseniaschnaider)는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기반으로 전개하는 업사이클링 디자이너 브랜드다. 남편인 안톤 슈나이더와 환경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공동의 비전을 가진 것을 깨닫고 2011년 브랜드를 론칭했다.

우크라이나 패션계에서 친환경 패션의 선구자로 알려졌다. 지속가능성이 주목받지 않던 시기부터 꾸준히 실천해왔기 때문인데.
학생 시절부터 빈티지 숍에서 쇼핑하고 옷을 리폼해 입기를 즐겼다. 친환경 패션을 향한 전략이 있었다기보다는 단지 이 같은 방식이 자원을 낭비하지 않는 최선의 접근법이라 믿고 지속하다 보니 자연스레 지금에 이르렀다.

크세니아슈나이더를 지속가능한 브랜드로 만드는 핵심 요소가 있다면?
업사이클링과 지속가능한 소재나 혁신적 소재로 새로운 옷을 만드는 것. 하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은 소비 방식의 변화를 이끄는 것이라고 믿는다. 하나의 옷을 오래 입는 것만큼 지속가능한 방법은 없다. 소비자가 리사이클링과 업사이클링을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실천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방법으로 그 믿음을 실천하고 있나?
제품을 구입한 고객에게 언제든 원할 때 받을 수 있는 수선 서비스를 제공한다. 떨어진 단추를 달아주거나 길이를 맞춤 수선하는 등 간단한 관리로도 옷을 오래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브랜드에 상관없이 입던 데님 제품을 가져오면 우리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제공한다. 또 패치워크 만들기, 오래된 옷 수선법 등을 주제로 다양한 업사이클링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컬렉션을 구성하기 위해 다양한 빈티지 제품과 지속가능한 소재가 필요할 것 같다. 어떻게 소싱하고 있나?
8년간 업사이클링을 진행하면서 대량생산에 대한 노하우가 생겼다. 빈티지 시장은 물론, 세컨드 핸드 제품을 전달하는 공급업체를 두고 있다. 니트웨어 생산업체와 계약을 맺어 매달 남은 원단을 받고, 빅 브랜드와 디자이너에게 데드 스톡을 받기도 한다. 또 데님 원단 제조업체 이스코(ISKO) 및 칼릭 데님(Calik Denim)과 파트너십을 통해 재활용한 폴리에스테르, 유기농 면 등 지속가능한 소재를 공급받는다. 이렇듯 빈티지 제품을 소싱하는 과정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어떤 방법으로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지 다각도로 고려해보는 기회가 된다.

스키니 진과 와이드 팬츠를 믹스매치한 데미 데님이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다. 이 외에 패치워크 진, 데님 퍼 등 브랜드만의 아이코닉한 데님 아이템이 인상적이다. 데님을 주로 사용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옷장 속 대부분이 데님일 정도로 열렬한 데님 러버다. 매일 입다 보니 자연스레 데님을 이용하게 되었다. 작업을 하면서 데님의 레벨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일상복 수준을 넘어 화려한 파티나 레드카펫에서도 입을 수 있는 멋진 데님 작품을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다양한 시도를 해왔다. 게다가 데님은 표백, 프린팅, 찢기, 자르기, 삶기 등 다양한 방법과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렇기에 더더욱 브랜드의 DNA로 완벽한 소재다.

삶을 송두리째 뒤집어놓은 끔찍한 전쟁을 겪고 있다. 안전하게 지내는지 안부를 묻고 싶다. 현재 키이우에 있나? 전쟁이 브랜드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침공 이후 두 달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여전히 공습경보를 알리는 사이렌 소리가 울리지만, 현재는 제한된 접근 내에서 매장을 오픈하고 다시 생산을 시작했다. 팀원 대부분은 안전을 위해 키이우를 떠났지만, 일부는 개인적 이유로 잔류하고 있다. 남아 있는 직원에게 일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직까지 불안정한 상태라 물류와 결제 측면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고 한다.

커뮤니티를 돕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보다 더 힘든 사람에게 경제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 제품 판매 수익 일부를 지역사회 구호 활동에 기부하고 있다. DJ, 건축가, 그래픽디자이너 등 주변 친구들과 함께 물자를 나르고 폐허가 된 집을 재건하는 등의 자원봉사 활동을 한다. 또 아티스트들이 예술 활동에 다시 집중할 수 있도록 기금도 모으고 있다.

다음 계획이 궁금하다.
어려운 상황에 굴하지 않고 열심히 일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내년에는 여러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을 공개할 계획이다. 특히, 오는 10월에는 미국의 데님 브랜드 디엘1961(DL1961)과의 협업으로 완성한 데님 컬렉션을 론칭한다. 안톤이 디자인한 우리의 첫 가방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갖고 지켜봐주길 바란다.

    에디터
    박민진
    포토그래퍼
    COURTESY OF KSENIASCHNAI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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