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형 애착 유형이 가장 힘든 이유
※ 애착이론은 아동기 때 받은 영향이 성인이 된 후 맺어지는 관계에 대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하는 이론입니다.
정신 건강 전문가들이 흔히 언급하는, 그리고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애착 유형 3가지는 안정 애착, 불안 애착, 회피 애착입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 중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애착 유형이란?
“애착 유형이란 단순하게 생각하면 개인이 어떻게 타인과 관계를 맺고 친밀감을 느끼는지를 보여주는 것니다.”라고 애틀랜타의 임상 심리학자이자 심리학 박사 아얀나 아브라함은 설명합니다. “유아기 때 비롯되며 대인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사고방식, 정서적인 교감, 행동 패턴 등과 관련 있습니다.” 이론적 설명을 듣고 나에게 혹시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앞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애착 유형은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나 질병이 아닙니다. 하지만 애착 유형을 기반으로 내 행동, 정서적인 상태를 점검하고 알아갈 수 있으니 유용한 이론인 것은 분명합니다.
나는 어떤 애착 유형에 속할까?
1)안정 애착
부모의 애정 어린 보살핌으로 아이가 부모에게 의지할 수 있고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때 형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험은 어른이 되면 연인과 신뢰를 바탕으로 솔직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편안한 관계를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라고 아브라함은 얘기합니다.
2)회피 애착
부모가 아이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하거나 적절히 반응하지 못할 때 형성될 수 있습니다. “아이의 니즈가 무시되거나 아이가 부모를 역으로 돌볼 수밖에 없는 상황일 때 회피 애착 성향이 발달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자신의 욕구를 의식적으로 억누르는데 익숙해지고 혼자서 독립적으로 일을 처리해 왔기에 자신 외 타인에게는 의지할 수 없고 결과적으로 타인을 밀어내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면 관계에 헌신하기 어렵고 연인과 거리감을 두게 됩니다. 유아기 때 충족되지 못한 정서적 결핍을 연상하는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타인과의 친밀감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3)불안 애착
아이에게 부모는 자신이 필요로 할 때 전혀 의존할 수 없는 존재일 경우 형성될 수 있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세계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항상 부모 곁에 꼭 붙어있으려고 하며 원하는 것을 요구하기 위해 떼를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아이는 질투심, 집착, 및 소유욕이 강한 성인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혼란형 애착 유형은 무엇일까?
로렌즈 박사에 따르면 성인 중 20~40%가 혼란형 애착 유형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이런 애착 유형이 형성되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어릴 때 가정폭력과 같은 극단적인 트라우마를 경험한 경우 발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박사에 의하면 어릴 때 성적 학대를 당한 성인의 80%가량이 혼란형 애착 유형에 속한다고 하죠. 하지만 극단적인 상황이 없더라도 부모가 아이와 함께 있을 때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 자체만으로 이러한 성향이 발달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부모의 불안감을 감지하기 때문입니다. “불안, 두려움이 혼란형 애착의 근원입니다.”라고 박사는 설명합니다.
혼란형 애착 유형이라면 어떻게 해야할까?
혼란형 애착 유형이라면, 혹은 다른 유형에 속한 사람들에게도 물론 해당됩니다. 원만하게 대인 관계를 풀어 나가기 위한 첫 단추로 문제에 대한 자기 인식을 들 수 있습니다. 나의 애착 유형을 인정하는 것 자체만으로 관계의 진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죠. “통찰력과 자기 인식은 성장과 변화를 위해 필수적입니다.”라고 아얀나 박사는 운을 떼며 “자신이 모르는 것은 바꿀 수는 없죠. 관계에서도 내가 필요로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모른다면 그 부분을 상대에게 충족해 달라고 요구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식은 우리가 더 나은 결정을 하도록 도움을 줍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내 애착 유형이 궁금하다고 해서 틱톡 혹은 그 외 다른 SNS 의 게시물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지는 않는 게 좋습니다. 아브라함 박사와 로렌즈 박사 모두 애착 유형 분석을 위해 꼭 전문가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 했습니다. 전문가를 대체할 수 있는 자가 테스트도 온라인에서 접할 수 있다고 덧붙였죠. 내 애착 유형을 파악했다면 이제는 치료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관계 속 내 습관을 좀 더 세밀하게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만약 혼란형 애착 유형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전문가의 도움으로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혼란형 애착은 애착 유형 중에서도 제일 다루기 까다롭습니다.
“관계에 임할 때 일관성이 없어 예측 불가능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기 때문이죠.”라고 로렌즈 박사는 얘기합니다. 이어 “자기 자신 그리고 타인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상처를 입지 않으려고 방어적인 행동을 취하게 됩니다.”라고 설명합니다. 로렌즈 박사는 그럼에도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은 모든 애착 유형에게 공통으로 적용됩니다. 앞서 언급한 적 있지만 그 어떤 애착 유형도 의학적으로 질병이나 증상으로 분류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마지막으로 드릴 조언은 좌절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현재 혼란형 애착 유형이라고 해서 영원히 그럴 것이라는 뜻은 아니니까요. “애착 유형은 개인이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두려움과 같은 여러 감정을 조절하고 해소하는 과정에서 생긴 자연스러운 성격입니다.”라고 로렌즈 박사는 이야기합니다. “애착 유형은 살아가면서 겪는 경험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변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면 충분히 바꿀 수 있습니다.”라고 아브라함 박사가 첨언했습니다. “시간과 에너지, 노력을 들여야 하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는 일입니다.”라는 말과 함께 말이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