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HER NEXT STEP / 예리
1999년생 토끼띠인 예리가 내내 까르르 웃으며 말했다. “2023년은 저의 해예요.”
1월호의 얼굴, 예리! 1월에 의미를 두나요?
일단 제가 겨울을 좋아하고, 12월, 1월의 분위기를 좋아해요. 12월은 연말이라 좋고, 1월은 또 시작하는 달이니까 의미가 있고요. 어쨌든 영광이죠!
연말연시에는 무슨 생각을 해요?
연말에는 다들 그렇듯 내가 어떻게 살아왔나를 생각하고, 새해에는 앞으로 내가 뭘 해야 좀 더 발전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요. 생각이 많은 만큼 1월은 실천하는 게 많은 달인 거 같아요. 하지만 오래가지는 못해요.(웃음)
매거진의 시간으로는 2023년 1월이고, 현실의 시간으로는 아직 2022년 12월이죠. ‘Feel My Rhythm’과 ‘Birthday’가 있던 2022년은 어땠어요?
와, 그렇네요! 레벨 활동을 <청담국제고등학교> 드라마 촬영과 함께 준비했거든요. 연기 활동과 가수 활동이 겹치니까 정신을 못 차리겠더라고요. 멀티를 잘하지 못하는 성격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달렸어요.
이제는 1월 1일에 SM타운 콘서트를 보는 게 새해 루틴이 됐어요.
진짜요? 이번에도 보고 싶은데 1월 1일에 저 진짜 뭐하죠? 한 번 볼게요. 음. 드라마 촬영은 다행히 아직 없네요. 크리스마스에는 촬영 있어요.(웃음)
스케줄 없다는 전제하에 뭐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쉬는 날이 생기면 집에 가만히 있으면서 혼자 TV 보는 게 좋았는데, 요즘은 마음 맞는 사람들 만나서 맛있는 거 먹는 게 소소한 행복이 됐어요.
1월 1일는 뭘 먹고 싶어요?
떡국인데, 떡은 안 먹고 국물에 적셔진 소고기를 먹는 게 좋아요.
한창 ‘Birthday’ 활동 중인데 만족스럽나요? 대중으로서 레드벨벳 음악은 믿고 듣죠.
점점 저희 의견이 많이 반영돼요. 서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같이 발전해가는 모습이 이전과 달라졌는데, 재미를 느껴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야 할지를 함께 고민하거든요. 앨범 낼 때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최대치로 끌어내는 게 저희 목표고, “우리 이런 음악 했으니 재미있게 들어주세요” 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어요. 재미있게 음악 하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걸 잘 보여주는 게 중요한 거 같아요.
이번 활동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뭐였나요?
이번 활동의 키치한 감성을 정말 좋아하고, 그런 분위기의 영상 작품도 좋아해요. 재킷 촬영할 때부터 설레던 앨범이고요. 저는 이번 노래 너무 좋아해요.
레드벨벳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면 어때요?
집에서 가끔 유튜브에 있는 저희 콘서트 영상을 봐요. 내가 저 때는 어떤 마음으로 불렀는지 다 느껴지거든요. 그때그때의 마음이 다 달랐을 거고, 제가 나아진 부분이 많다는 생각도 하고요. 짧은 시간은 아니니까요. 느낌이 되게 이상해요.
그렇게 활동했는데 아직 스물네 살밖에 안 됐다니.
그러니까요! 내년부터 만 나이로 하니까 저 내년에도 스물네 살이에요.(웃음)
새해에는 모든 것이 다시 태어나는 것 같아요. 2023년에 새롭게 시작하고 싶은 게 있어요?
하던 거 열심히 꾸준히 지금처럼만 잘하자는 게 2022년의 목표였거든요. 잘 돌아보고 보완할 점을 생각해서 2023년은 조금 더 나아진 해가 되면 좋겠어요.
예리와 비주얼 작업을 하면 재밌어요. 다양한 콘셉트에 열려 있고, 늘 자신만의 아이디어도 있죠.
다채로운 시도에 흥미를 느껴요. 비주얼 작업을 많이 해본 것 같지만, 또 앨범 작업과 개인 작업은 다르잖아요. 하고 싶은 게 아직 많아요. 트렌디하면서도 클래식한 걸 놓치고 싶지 않고요. 얼마 전에는 유르겐 텔러 작가님과 함께했는데, 영상통화하고 같이 작업하는 게 꿈만 같은 거예요. 2022년의 잊지 못할 순간이었어요.
이런 작업들이 어떤 영감을 주나요?
너무나요. 제가 더 자유로워지는 느낌이고 제 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아요. 기자님이랑 합이 잘 맞는것 같았어요. 다른 거 해보자고 하셨는데, 저도 했던 거 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요즘은 화보 작업이 많으니까 보는 분들의 눈도 높아졌고요.
새로운 걸 도전하다가 부정적인 반응을 마주할 수도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떻게 생각해요?
어쩔 수 없지 하고 넘어가요. 성격이 털털한 편이에요. 내숭이 없어서 그런 것도 좀 걱정인데, 그냥 포기했어요. 제가 별명이 ‘아재림’이에요. ‘아재+예림’이라고, 그래도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주는 게 나다운 거 아닌가 싶어요.
사람들은 좋다고 하는데 내 만족도가 떨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나 자신만 만족할 수도 있어요. 어느 쪽을 더 선호해요?
그런 경우 많거든요? 제가 눈썹이 조금만 달라져도 바로 알아봐주세요. 관심이 참 감사한 일이고, 그 관심이 없으면 저는 아마 이 일을 하지 못하겠죠? 저는 그럴 때 최대한 제가 무엇을 나타내고 싶었는지에 중점을 두는 것 같아요. 부정적인 반응에 일일이 신경 쓰다 보면 제가 저를 잃더라고요. 대중을 두려워하는 마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까 너무 신경 쓰다가 생긴다고 생각하거든요. 수용할 것은 수용하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선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계속하고 싶고요.
직접 사진을 찍는 걸 좋아하잖아요. 최근에 찍은 건 뭐예요?
파리에서 찍은 필름 사진. 요즘에는 제가 찍어서 저만 보는 게 좋아요. 이러다가 언제 업로드할지 몰라요.(웃음)
사람들이 예리 씨의 사진첩을 보면 뭐라고 할 거 같아요?
안 돼요. 못생긴 게 너무 많아! 엽사가 진짜 많거든요. 공개 불가.
모르는 사람들의 사진첩에 예리 사진이 있는 건 어때요?
정말 좋아요. 얼마 전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 플레이리스트에 제 얼굴이 섬네일로 있는 걸 봤거든요. 사진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노래을 추천하셨더라고요. 별거 아닌데 되게 뿌듯한 거예요. 감동적이기도 했고요.
지금 휴대폰 뒷면에 들어 있는 사진은 뭐예요?
이번 ‘Birthday’ 콘셉트 포토예요. 저는 아무 생각 없이 넣어뒀거든요? 보는 사람마다 자기애 넘친다고 놀려서 빼려고요.
하하, 하고 싶은 대로 해야죠. 오늘 사진 중에서는 어때요?
오늘 찍은 사진 주시면 넣을게요. 진짜!
어린 나이에 데뷔하고 활동을 이어오면서 예전과 가장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결말을 짓지 않는 거요. 예전에는 선입견이 많았고 싫어하는 건 죽을 때까지 싫어할 줄 알았고, 좋아하는 건 죽을 때까지 좋아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많은 게 달라졌어요. 강아지를 좋아하게 된 것도, 음식 취향도 그렇고, 되고 싶은 사람의 유형도 달라졌어요. 여러 가지에 대한 이해도도 달라지고, 생각도 달라지고요. 인간은 변화하는 존재인 것 같아요. 그래도 좋은 쪽으로 변화하길 바랄 뿐이에요.
안 달라진 건 뭐 있어요?
‘아재림’인 제 성격. 진짜 한결같아요.
새해에는 배우 김예림도 만날 수 있겠죠?
사람들이 저 연기 못한다고 하면 어떡하죠?
하하. 작년에 나온 단막극 보면 잘할 거 같아요. 화보 찍는데도 눈빛이 확확 변하더군요. 빨리 보고 싶어요. 김예림이 연기하는 <청담국제고등학교> 최고 계급 다이아몬드6의 퀸인 백제나.
하하하! 기자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너무 재미있어요. 잘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제나는 제 성격과 너무 다르거든요. 정반대의 캐릭터를 만난 건 처음이라 다가가기 어려웠어요. 많은 고민과 연습이 필요했던 작품 중 하나고, 지금도 그걸 계속하고 있고요. 열심히만 하는 게 아니라 잘해야 하니까요. 제가 여기서 할 수 있는 걸 최대치로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에요. 열심히 잘하는 게 목표예요. 저 INFP긴 한데 가끔 INTP도 나오거든요.
일하다 보면 T로 변하기도 하더라고요. 저도 그랬거든요.
저도 지금은 INTP가 더 많이 나와요. 효율성과 결과를 따지게 되는 거 같아요. 대본이 재미있는 게 제일 중요한데, <청담국제고등학교> 대본이 정말 재미있어요.
배우로서는 어떤 꿈이 있어요?
연기는 중학생 때부터 하고 싶었던 일이니까요. 제대로 시작한 지는 얼마 안 됐지만, 여러 감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일단 제가 하고 있는 일 두 가지를 잘해보고 싶어요. 이번 드라마가 끝난 후에도 연기 활동을 계속하지 않을까 싶고요. 지금 하고 있는 활동을 모두 열심히 하고, 새해에는 레드벨벳으로도 팬들과 만날 기회가 더 많을 것 같아서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2023년이 토끼해, 그것도 검은 토끼해죠. 촬영하면서 “나의 해다!” 하고 신나하는 게 좋던데요?
토끼띠 사랑하거든요. 어릴 때는 띠가 마냥 돌고 돌면서 항상 ‘토끼의 해는 멀었구나’ 했는데, 왔어요 드디어! 저의 해가!
그런 새해에 꼭 듣고 싶은 말 있어요?
예리, 기깔난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