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 먹었더니 햇빛 알레르기?

연일 이어지는 폭염 경보! 숨이 막힐 정도로 뜨거운 날씨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어요. 일일 최고 기온 33도 이상을 넘어서면서 온열 질환을 겪는 환자도 많아진 가운데, 우리가 복용하는 감기약, 진통제 등의 흔한 약물이 햇빛에 대한 민감도를 높이는 ‘광과민성’ 약으로 분류된다는 사실, 알고 계신 가요?

‘햇빛 알레르기’는 남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요즘들어 야외활동 후 피부 발진이 생기고 가렵다면 복용 중인 약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요. 태양 아래에서 어지러움을 느낄 때에도 빈혈을 의심하기 전에 오늘 섭취한 약 성분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최근 미국의 건강 매체인 <헬스라인>이 특정 약물을 복용할 때, 햇빛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과민성 질환을 겪을 확률이 높다고 전했기 때문이죠.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피부과 정소영 교수 역시 “간혹 복용한 약물에 의해 햇빛 과민반응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흔히 사용하는 약물의 일부 성분이 원인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약을 중단하거나 교체 투여해야 해요.” 라며 약물과 광과민성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했어요.

아래 나열한 ‘광과민성’ 약물을 복용할 시, 햇빛에 잠깐 노출되어도 심한 일광 화상을 입기 쉬우니 주의가 필요합니다.

1 감기약, 알레르기 약
감기약이나 알레르기 약에 들어있는 몇몇 항히스타민제가 광과민성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요. 특히 티리진, 디펜하이드라민, 로라타딘, 프로메타진, 사이프로헵타딘이 포함되어 있다면 조심하세요.

2 소염 진통제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중 일부를 복용할 경우 일광화상에 취약해져요. 아이들의 해열진통에 자주 쓰이는 이부프로펜을 포함해 관절염 등 통증에 사용하는 나프록센, 셀레콕시브와 피록시캄, 케토프로펜 등이 있습니다.

3 경구피임약
경구피임약과 폐경기 여성 증상 치료에 사용하는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성분 역시 햇빛 민감성의 원인이 되기도 해요.

4 여드름 치료제
여드름 치료제로 익숙한 이소트레티노인이나 건선치료제인 아시트레틴은 광과민성 약물로 분류됩니다. 피부 보호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햇빛에 더욱 약해지게 만들곤 하죠.

5 기타 약물
몇몇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에 이용되는 메토트렉세이트, 심혈관계 약물, 티아지드계 이뇨제, 삼환계 항우울제, 당뇨병 치료제 등도 광과민성 약물에 속해 뜨거운 여름 날 복용 시 위험할 수 있어요.

무심코 섭취한 약이 ‘광과민성’이라는 부작용을 만들어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를 피하기 위해 장기 복용한 약물을 자체적으로 중단한다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꼭 전문가와 상의하길 권해요. 광과민성과 멀어지는 가장 현명한 방법은 태양과 멀어지는 것! 자외선이 강한 낮 시간에는 최대한 실내에 머무르며 폭염으로부터 대피하세요.

    에디터
    황혜진
    포토그래퍼
    pexels
    도움말
    정소영(인제대 해운대백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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