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 비통의 새로운 아이콘 GO-14 백
디자이너의 영감과 트렁크 제작의 비법 그리고 장인정신을 한데 모았다. 메종의 새로운 시작과 완성을 이룩할 GO-14 백은 열정의 산물이다.
시간을 거슬러 2014 가을/겨울 파리 패션위크, 당시 마크 제이콥스의 뒤를 이어 루이 비통의 새로운 여성복 아트 디렉터가 된 니콜라 제스키에르(Nicolas Ghesquiere)의 루이 비통 첫 데뷔 쇼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결과는 오늘날 루이 비통이 그러하듯 대성공. 우아하면서도 실용적인 세련미, 여기에 그만의 미래적인 뉘앙스로 위트를 가미하고 전통과 혁신을 고루 담아낸 균형적인 룩은 그야말로 위풍당당했다. 요란한 장식으로 럭셔리를 표현하는 대신 여성이 입고, 들고, 신고 싶은 루이 비통을 새롭게 창조한 것. 특히 하우스의 근간인 앤티크 트렁크를 초미니 사이즈로 변형한 쁘띠뜨 말 핸드백, 트렁크 내부 소지품을 고정하는 벨트 모양에서 영감 받은 부츠 디테일 등 런웨이 곳곳을 장식한 다양한 액세서리도 주목받았다. 특히 그해에는 여행용 트렁크 안감의 다이아몬드 패턴을 알마 백과 포셰트 라바트 백에 접목한 스타일이 처음 등장했는데, 리본을 이용해 다이아몬드 패턴을 표현하는 테이핑 기술로 완성한 디자인이었다. 이후 10월 대중에게 첫선을 보이며 ‘Ghesquiere October 2014’라는 코드명을 얻었고, GO-14 백이라는 이름으로 하우스의 상징적인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리고 올해 2023년 또 한 번 변신을 거듭한다.
트렁크 속 숨은 공신, 말타쥬
GO-14 백의 특징이기도 한 말타쥬는 1854년 이래 항상 최고 품질을 지향하며 혁신과 스타일을 결합한 고유의 디자인을 전 세계에 소개해온 메종의 유구한 트렁크 제작 역사를 표상하는 패턴이다. 말타쥬는 십자무늬로 교차하는 퀼팅 패턴으로, 오랜 세월 루이 비통 트렁크 내부를 패딩 처리하는 안감 역할을 해왔다. 이는 여행 중 쉼 없이 움직이는 트렁크 안의 서류를 제자리에 고정할 수 있도록 고안한 기술인데 걸룬 트림, 즉 가죽 위에 수놓은 끈 자수 디테일을 일컫는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고 트렁크 안에 고이 숨겨져 있던 간단하지만 탁월한 자수를 바로 제스키에르만이 주목하고, 자신의 첫 컬렉션에 녹여내 수면 위로 끌어 올린 것이다. 그는 “루이 비통에는 여러 상징적 디자인 코드가 존재합니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이죠. 이런 코드를 다시 사용하고 변형해 새롭게 창조하고 싶었습니다”라고 전한다. 이것이야말로 하우스의 철학인 진정한 ‘여행 예술(Art of Travel)’인 셈. 말타쥬는 200여 년 동안 루이 비통 역사의 서막을 연 트렁크와 함께 탄생한 뒤 궁극의 우아함을 위해 발전을 거듭했고, GO-14 백을 장인 기술의 완성이자 번성하는 메종 헤리티지의 정점이라고 소개하는 이유다. 말타쥬가 완성되기까지는 총 20단계의 복잡하고 기나긴 여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 전통 퀼팅 기술에서 한발 더 나아가 무려 17m의 트림을 장착하는 정교한 기술이 필요하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산화되어 바랜 듯한 효과를 주는 가죽 염색 기법인 파티나 공법 과정을 거친다. 이처럼 GO-14 백이 이룬 완벽한 조화는 루이 비통 아틀리에의 전문성과 공명하며 메종의 헤리티지를 한 차원 더 높은 곳으로 격상시킨다.
뉴 클래식을 상징하는 백
새롭게 출시된 GO-14 백은 여유로우면서도 감각적인 패디드 램스킨 백으로 말랑말랑한 텍스처를 선사한다. 탄력 있고 부드러운 말타쥬가 감싸 안은 가방은 독특한 오버스티칭이 새겨져 있는데, 이는 디자인의 곡선과 쿠션감을 강조하는 효과를 낸다. 수준 높은 파티나 공법 덕분에 GO-14 백은 칠흑 같은 블랙, 시크한 모노크롬, 흐릿하면서 은근한 토스티드 톤까지 폭넓은 색상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모두 가방의 디테일한 질감을 드러내기에 최적화된 색상이다. 또 골드 주얼리에 빗대도 뒤지지 않을 눈부신 체인은 걸림 없이 자연스럽게 이중 연출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그루브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로써 어깨에 메거나 팔에 걸 수도, 클러치처럼 움켜 쥘 수도 있게 된 GO-14 백. 동시대 여성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을 두루 발산하도록 다양한 스타일로 연출 가능한 가방으로 자신만의 헤리티지를 창조하길 바란다.
PROCESS TO GO-14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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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디터
- 최정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