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날 / 장동윤 & 이주명
꽃 한 송이를 피우려는 청춘이 있다. 장동윤과 이주명이 함께한 <모래에도 꽃이 핀다>는 그런 드라마다.
| 장 동 윤 |
<오아시스>,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에 <모래에도 꽃이 핀다>까지 2023년에만 작품 4편을 선보이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잠잘 시간은 있었나요?
작년이 좀 미쳤어요. 이렇게 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담배는 원래 안 피우고 최근에 커피도 끊었거든요. 술은 한때 좀 좋아했지만 지금은 금주를 시작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가 없더라고요. 워커홀릭 성향이 어느 정도는 있다고 인정해요. 약간 공무원 스타일?
공무원 스타일의 배우라니, 흥미롭네요.
제 친구들은 직장인이 많아서 옆에서 보곤 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막 유별나게 그런 것도 아닌 거 같아요. 요즘 배우들은 다 열심히 살더라고요.
맞아요. 그래도 한 해에 작품 4편까진 드물죠.
이제는 좀 공들여서 하려고요. 더 여유 있게 신중하게 선택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만큼 성과도 좋았어요. <오아시스>도 시청률이 높았고,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도 국내외 반응이 좋았는데, 반응을 즐기고 있어요?
찍으면서도 너무 좋은 드라마라고 생각했어요. 잔잔한 드라마다 보니 선배님들도 이 정도의 반응을 예상하지 못한 것 같아요. 다들 행복해하셨고 저도 그랬고요.
‘유찬’이는 결국 사랑을 이루지 못했죠.
그게 유찬이 캐릭터죠. 그래서 저는 더 좋더라고요. 그 아련함이.
기회가 그렇게 많았는데, 답답하지 않아요?
그런 면은 개인 장동윤과는 다르죠. 정말 좋은 사람이고 놓치면 안 되는 사람이면 저는 불도저처럼 할 수 있거든요. 반면 유찬이는 되게 답답한 스타일이에요. 저도 결말을 어느 정도 알고 연기했는데, 감독님이 그러시더라고요. 편집하실 때 유찬이를 보면 너무 짠한 매력이 잘 살아 있었다고. 그걸 바라신 것 같아요. 저는 전적으로 감독님과 작가님의 방향에 복종하는 스타일이거든요.(웃음)
자, 치킨집 생활을 끝내고 이제 모래판 위의 씨름 선수가 됐어요. 씨름 선수 하면 강호동, 이만기 등이 떠오르기 쉬운데, 동윤 씨는 슬림한 편이죠?
씨름은 태백급, 금강급, 한라급, 백두급이 있는데요, 저는 이름은 김백두지만 태백급이에요. 태백급은 80kg 미만 선수를 말하죠. 실제로 태백급 선수를 찾아보면 그냥 ‘몸짱’이에요. 저도 그 이미지에 맞추려고 급하게 찌워서 촬영에 임했어요.
원하는 만큼 증량됐나요?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니까 일주일에 5kg씩 찌더라고요. 어디까지 올라가나 싶었어요. 제 인생 최고의 몸무게를 찍었거든요. 드라마 끝나고 지금은 다시 급격하게 뺀 상태예요. <조선로코–녹두전> 할 때와 달리 이제는 잘 안 빠지더라고요.
씨름은 거의 자연 상태에 샅바만 둘러요. 부담될 법도 한데요.
후문을 듣자면 ‘빤스’만 입다보니 노출에 대한 부담 때문에 캐스팅을 많이 고민하신 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김백두 캐릭터가 되게 매력적이거든요. 경상도 출신에 나이 설정도 저랑 똑같이 1992년생이에요. 몸무게는 제가 맞췄고, 대본에 나온 키도 저랑 같았어요. 씨름만 잘 표현하면 제가 잘 살릴 수 있겠다 싶었죠.
김백두가 되어 씨름을 해보니 재능이 있었어요?
씨름을 해보니까 제가 딱 씨름에 맞는 하체 발달형이에요. 어릴 적부터 했으면 소질 있었겠다 싶을 정도로요. 관계자분들도 하체나 몸통 부분에 자질이 있다고 하셨어요. 제가 원래 힘이 없지는 않거든요.
학교 다닐 때 남자아이끼리 꼭 힘자랑하잖아요. 이기는 편이었어요?
뒤지지 않았죠! 마른 체격이지만 여러 운동을 즐기는 편이고, 원래 힘쓰는 걸 좋아해요. 해보니까 씨름이 상남자, 진짜 남자의 스포츠예요. 완전히 힘이죠. 전신의 힘이 다 발달해야 하거든요. 백두는 정말 귀여워요. 순박하고 통통하고. 다만 살이 찐 제 모습은 저한테 충격이었죠.(웃음)
백두의 주특기는 뭐예요?
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보니 순발력과 기술로 먼저 치고 들어가는 스타일이에요. 기술이야 많은데 저는 들어잡채기와 왼배지기가 쾌감이 있더라고요. 용인대 씨름부에 연습하러 자주 갔어요.
청춘을 다루는 만큼 비슷한 또래 배우가 모였어요.
이주명 배우를 비롯해 배우 6명이 다 또래예요. 이들의 청춘 이야기인데, 다들 두세 살밖에 차이 나지 않는 또래고, 그래서 저희 케미가 유독 좋았어요. 특히 이주명이는 저랑 한 살 차이에 부산 출신. 그런 케미에서 오는 매력과 재미가 있을 거 같아요. 서로 대화를 많이 했어요. 백두가 유경에게, 유경이 백두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매력적으로 보일까 같은 것을 서로 물어보곤 했죠. 저는 소통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번에는 소통이 너무 잘됐어요. 저희 6명의 단톡방도 있고 자주 봐요.
관계자 사이에서 대본이 좋은 작품으로 소문났던데요. 대본을 못 본 입장에서 어떤 작품일까 더 궁금해지더라고요.
드라마를 보면서 울고 웃고 감동받길 원하잖아요. 저희 드라마에 다 있어요. 웃음도 많고 백두를 보고 눈물을 흘릴 수도 있고요. 따뜻한 작품이에요. “그 책 좋던데 네가 한다며?” 하는 소리를 많이 들었어요. 진짜 재미있거든요.
애서가로 알려졌는데, 읽고 싶은 책과 연기하고 싶은 책은 어떻게 달라요?
이 작품은 그 둘이 일치했어요. 저는 좀 더 인간미 있는 작품, 사람 냄새 나는 작품을 좋아해요. 백두는 겉으로는 굉장히 단순해 보이는데, 실은 속 깊고 정말 순수해서 남보다 똑똑한 면이 있어요. 자기 마음에 대해 잘 몰랐다가도 알면 정말 빠르게 인정하고 그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그런 면이 저와 닮은 거 같아요. 글 쓰는 것도 그런 것 같아요. 차가운 이성과 따뜻한 감정을 지니고 있어야 글을 쓰거든요. 내가 그걸 쓸 수 있는 뜨거운 마음이 있어야 글을 쓸 수 있는 거 같아요. 제가 시를 썼던 사람이라.
하하, 먼저 말을 꺼내네요. 찾아보면 장동윤이 학생 때 쓴 시를 누구나 볼 수 있죠. 지우고 싶거나 하진 않죠?
왜 지워요? 되게 잘 썼는데요?(웃음) 왜냐하면 지금은 그렇게 못 써요. 순박한 고등학생이 쓴, 진짜 시거든요. 지금은 이제 사회의 때가 묻으면서 더럽혀졌기 때문에 못 쓰는 거죠. 시를 쓰던 취미가 이제 영화로 간 거 같아요
더러움 속에서도 꽃은 피어나죠.
그럼요! 모래 속에서도 피죠.
오랜만에 청춘을 앞세운 현실 로맨스라고 기대가 됩니다. 요즘 오히려 그런 작품을 만나기가 어려워요.
지극히 현실적이라 저는 공감하는 게 많았거든요. 선수로서는 변변한 성적을 내지 못해 은퇴를 해야 하나 싶고, 저물어가는 청춘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도 그렇고요. 어릴 적부터 친구였던 유경이와 이루지 못한 사랑을 고민하는 것도 그렇고요. 서른둘이 일에 대해서도 그렇고, 사랑에 대해서도 그렇고 좀 애매한 나이잖아요. 청춘이 저무는데 이룬 건 없는 느낌. 그게 김백두의 고민이거든요.
유경이가 첫사랑이라면서요. 왜 늘 드라마는 첫사랑으로 돌아갈까요?
순수하고 아름답잖아요. 중간에 연애 5~6번 했다고 하면 아름답지 않잖아요.
마지막 사랑이 더 아름다운 거 아니고요?
저는 기자님의 의견에 동의해요. 아름다운 건 마지막 사랑이죠. 다만 첫사랑에 대한 아련한 기억은 남아 있죠. 첫사랑을 그리워하는 게 아니라 그때 그 젊고 풋풋하던 시절에 사랑을 했던, 아무것도 없던 시절의 나를 그리워하는 것도 있을 거 같아요. 이제 다시 돌아갈 수 없으니까요. 이제 아저씨가 됐으니까요.
하하, 벌써 아저씨라고 생각해요?
저도 뭐 이제 아저씨잖아요.(웃음) 미래를 좀 더 생각하긴 해요. 지금보다 미래를요. 그동안 너무 일만 하고 살았나 싶거든요.
지금이라도 하면 되죠. 배우가 연애한다고 누가 뭐라고 하나요?
연애, 저도 안 해본 건 아닌데 점점 신중해져요. 제 나이에 맞게 살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어요. 저는 할아버지처럼 살고 있거든요. 최근에는 ‘내가 굳이 왜 그렇게 살았지’ 하는 생각도 들고 고민이 많아요. 일에 대한 욕심을 놓을 생각은 없고, 하고 싶은 것도 많거든요.
연기 말고 또 뭐에 욕심내고 있어요?
영화 공부도 더 하고 싶고, 학교도 졸업하고 싶고요.
졸업장을 딸 생각이에요?
따야죠! 학업과 드라마를 병행하느라 늦어졌지만 전공 과목은 다 들었어요. 이제 전공 심화 하나 듣고 나머지는 교양으로 채우면 돼요.
얼마나 남았는데요?
그것도 쓰실 거예요? 너무 많이 남았는데….
| 이 주 명 |
<스물다섯 스물하나>는 어떤 작품으로 남았어요?
종영했을 때와 완전히 똑같아요. 그때 그 감정 그대로 감사한 작품이고 사랑했던 작품이고요. 클립 같은 게 많이 뜨는데, 다시 보면 ‘내가 이렇게 했구나’ 싶어요.
항상 보는 편인가요? 봐도 또 보고 싶은 건 뭐예요?
다시 보고 싶은 건 다 같이 수학여행 가는, 그런 좀 밝은 신요. 진짜 청춘 같고 제 학창 시절 같은 잔상이 있거든요.
돌아가면 바꾸고 싶은 게 있어요?
저는 INFP라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하는데, 없어요. 어차피 돌아가도 똑같을 거 같아요. 제 성격에 똑같이 다 겪어봐야 하고, 그런 성격인 거 같아요.
오늘은 장동윤과 커플 화보라는 걸 찍게 됐습니다. 현장에선 잘 맞던가요? 로맨스 드라마도, 커플 화보도 무엇보다 케미가 중요하죠.
안 맞죠.(웃음) 동윤 오빠는 ENFP라 너무 밝아요! 에너지가 엄청 넘쳐요. 그래서 현장에서 제가 가장 많이 한 말이 ‘조용히 좀 해’였거든요.(웃음) 저는 커플 촬영 처음이에요. 과감해야 해요?(웃음) 재미있을 거 같아요. 저희 둘의 케미는 좋은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도 잘 나온다고 하셨거든요.
‘청춘 6인방’ 중 장동윤 씨가 ‘투머치 토커’를 담당하고 있나요?
제일 많아요. 단톡방에서도 말을 가장 많이 하는 건 동윤 오빠고요. 요즘은 동윤 오빠가 이것저것 취미 생활을 하면서 뭔가를 만드는데, 그 과정을 하루에 한 번씩 영상을 찍어 공유하고 있어요. 하루하루 다르더라고요.
내향형인 주명 씨에게도 나쁘지 않네요. 적극적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으면 편하잖아요.
맞아요. 저는 약간 묻어가는 스타일이죠. 들어주고요. 저도 친해지면 말을 좀 하는데, 제가 얘기하는 건 그냥 ‘아 맞나, 맞나’ 하고 그냥 넘어가요. 드라마 배경도 경상도고 해서 연기도 대화도 다 사투리로 했거든요.
하하, 동윤 씨는 대구 출신이고, 주명 씨는 부산 출신이라 고향의 바이브가 바로 나오네요. 동윤 씨는 주명 씨를 두고 ‘소통이 되는 배우’라고 했어요.
소통은 아주 잘돼요! 그래도 아무리 동윤 오빠라도 진짜 고민은 말 못할 테니 제가 먼저 물어보는 편이에요.
<모래에도 꽃이 핀다>에서 유경이 바라보는 백두는 어떤 사람이에요?
제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죠. 저는 장동윤이 김백두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엄청 순수한 모먼트가 있어요. 밝고 천진난만한, 순수함의 결정체예요. 또 솔직한 사람이라 저희 모두 급속도로 친해질 수 있었어요. 드라마가 나오면 저희 6인의 케미가 좋다는 말을 듣고 싶은데, 동윤 오빠 역할이 컸어요.
오유경은 어떤 사람이에요?
처음에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 이름에도 비밀이 있거든요. 그런 모습도 제게는 러블리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주명이라는 이름은 새삼 멋있네요.
너무 중성적이라 어릴 때는 어디 동사무소나 병원에 전화해서 이주명이라고 말하면 남자분이냐고 항상 물었어요. 엄청 스트레스 받았거든요. 연기를 하는 지금은 저랑 같은 이름이 거의 없어서 좋아요.
하하, 키가 173센티니까 웬만한 남자 배우만 해요.
동윤 오빠랑 맨날 둘이 오늘은 ‘내가 더 큰 거 같아’ ‘오늘은 내 신발 때문에 내가 더 큰 거 같아’ 티격태격하면서 많이 놀았어요.(웃음)
유경이의 인물 설정에 따르면 어릴 때부터 골목대장입니다. 보다 씩씩한 연기를 해야 했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체중도 늘리고 많이 노력했어요. 걸음걸이뿐 아니라 사투리도 본격적으로 쓰려고 했죠. 사투리도 단계가 있거든요. 정말 괄괄한 사투리를 써야겠다. 아무래도 저는 비밀이 있는 캐릭터이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나한테 기대하는 게 뭘까 고민했던 거 같아요.
시놉시스를 보면 ‘거산’이라는 배경이 궁금해져죠, 어떤 곳이에요?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요? 거산은 경상도의 바닷가 도시예요. 해운대 같은 번화한 곳은 아니고 좀 소박한 곳이죠. 동윤 오빠랑 제가 쓰는 사투리가 언제나 들려오고, 바닥은 항상 축축하고 멸치 냄새가 나는 곳. 그래서 정감 있고 따뜻한 곳인 거 같아요. 사람 냄새 나는 곳요.
<전국노래자랑>인가 싶을 정도로 로케이션 촬영이 많았다면서요? 로케이션 촬영의 즐거움도 있있어요?
로케 촬영이 진짜 많았어요. 때론 왕복 9시간을 달려가는 거예요. 나중에는 적응이 돼서 2시간 정도 거리면 감사하게 생각했어요. 다 지나가면 추억이 되고 적응하게 되더라고요. 맛있는 지역 음식을 먹는 것도 재미있고요. 촬영하는 틈틈이 맛집 많이 갔어요. 포항식 물회! 너무 맛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요?
자주 촬영한 곳이 있는데 굴다리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요? 폭이 좁은데 바람이 너무 불어서 프로펠러처럼 날리는 뒷머리를 뒤로하고 오징어 냄새를 맡으며 팩소주를 들고 연기를 했어요. 그곳에서 촬영할 때 감독님이 비틀스처럼 걸어가는 6인방이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게 어떤 느낌인지 너무 와닿았어요. 팩소주와 오징어, 그리고 우리의 비틀스 같은 모습. 그래서 기억에 가장 남아요.
유경은 이주명과 많이 닮았나요?
저는 저 자신을 컨트롤하거나, 감정을 크게 드러내지 않으려는 편인데, 유경이는 너무 솔직해요. 특히 소꿉친구였던 백두랑 붙으면서 마음의 벽을 허물죠. 제가 정말 보여주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이거든요. 근데 감정을 그렇게 드러내도 좋겠다는 걸 유경이한테서 많이 배웠어요.
드라마를 설명할 때 ‘애쓰는 청춘의 사랑’이라는 말이 계속 등장해요. 무슨 꽃을 피워야 해요, 유경이는?
백두와 유경은 사랑과 우정 사이 어디쯤에 있는 거 같아요. 결국 백두와의 감정이 중요하니까요. 그리고 사건이 풀리는 과정에서 제가 뭔가 역할을 하는데, 그것도 감정이 중요하게 작용하거든요. 백두에 대한 감정, 나의 감정, 친구와의 감정. 우정으로 시작됐지만, 결국에는 사랑이 된 것 같아서 사랑과 우정 사이 어디인가에서 꽃을 피워야하지 않을까 해요.
대본이 좋은 작품으로 소문났던데, 소문대로였나요?
책이 너무 재미있어요. 다양한 장르가 복합적으로 섞여 있으면서 뻔하지 않은 로맨스가 묻어 있는 드라마예요. 그래서 다들 여기저기에서 “대본이 너무 재미있더라, 그거 들어갔다며?” 하셔서 책임감을 갖고 촬영했어요. 오히려 힘이 들어가면 안 되겠다 싶어서 내려놓으려고 했고요. 이번 작품은 대본대로만 가고 싶다. 그러면 너무 잘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본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거든요. 작가님도 너무 좋으시고, 대본만큼 유쾌하신 분이에요.
작가님 만났을 때 물어보고 싶은 거 없었어요?
작가님은 서울분이신데 어떻게 이렇게 사투리를 잘 쓰셨지? 너무 신기했어요. 지역색을 그대로 나타내주셨거든요. 사투리를 쓰면 배우가 수정을 많이 하게 되거든요. 경상도 출신인 저희가 그대로 해도 될 정도로 이질감이 없었어요. 그런 재미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에요. 저희 6명의 티키타카가 너무 좋거든요.
그런 과정을 거친 드라마가 곧 시작되네요.
저는 이 작품으로 얻은 게 정말 많아요. 저희 드라마 제목처럼 ‘모래에도 꽃은 핀다’는 걸 느끼게 해준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도 이런저런 생각과 감정이 6개월 동안 많이 오갔거든요. 그래서 ‘뭘 해도 꽃은 피는구나!’ 이왕이면 저는 빨간 장미를 피우고 싶어요.
배우로서는 어떤 꿈을 꾸고 있나요?
배우라는 건 좋은 것도 많고 힘든 것도 많은 직업인 거 같아요. 저한테 꿈은 방대하게 품고 싶지도 않고 없다고 말하기도 싫은 존재? 연기가 꿈이 아니면 좋겠어요. 그게 제 꿈인 것 같아요. 꿈이라고 하면 너무 애쓰게 되잖아요. 편하게 내려놓고 나답게 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어요.
‘청춘’을 그리는 드라마라면서요? 청춘의 조건은 뭘까요?
마음이죠. 저는 사랑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그냥 다 청춘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