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RECTOR’S PICK 절대 안 번지고 물만으로도 지워지는 마스카라가 있다
메이크업도 아이템 빨! 튜빙 마스카라를 알고 메이크업의 완성도는 물론 삶의 질까지 높아졌다.
스무 살부터라 치면 약 20년, 이렇게 오랜 메이크업 경력이 있는데도 해결하지 못한 고민이 있다. 바로 마스카라 번짐! 눈 밑이 거뭇거뭇해지는 게 곤욕스러운 건 20대 초반이나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이나 같다. 또 민낯이면 얼굴이 더 정돈되지 않은 듯 보이고, 블러셔까지 곱게 올린 ‘풀메’ 상태라면 왠지 아마추어처럼 느껴진다. “마스카라 번짐을 막기 위해 눈 밑에 파우더 처리를 하세요”라는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한동안 투명 파우더를 잔뜩 올리고 마스카라를 사용해왔는데, 이도 테크닉 부족 탓인지 눈 밑 잔주름이 부각되어 보기에 좋지 않았다. 차라리 안 하는 게 더 나았다.
튜빙 마스카라에 눈뜨다
한동안 끊었던 마스카라를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바르게 된 것은 ‘튜빙 마스카라’를 알고 나서다. 마스카라 종류는 볼륨 마스카라, 롱 래시 마스카라, 워터프루프 마스카라, 스키니 마스카라 정도인 줄 알았는데, 몇 달 전 ‘Best Tubing Mascara 10’이라는 해외 뷰티 기사를 보게 되었다. ‘튜빙 마스카라’? 에디터에게도, 국내에서도 생소한 용어였지만,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는 순위를 매길 만큼 핫한 아이템인 듯했다. 심지어 틱톡에서 튜빙 마스카라 추천 영상이 챌린지처럼 번지기까지! 그 영상을 몇 편 보고 나니 궁금증이 생겨 도저히 안 써볼 수가 없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데?
튜빙 마스카라는 한두 번만 발라도 짙고 풍성한 속눈썹을 연출해주고, 웬만한 유분이나 습기에도 번지거나 지워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클렌징이 매우 편하다. 아이 리무버나 클렌징 오일 없이 미온수로 적신 후 손가락이나 세안 수건으로 속눈썹 방향을 따라 쓸어내리면 끝! 단, 유분에 강한 특징 때문에 오일 클렌저로는 잘 지워지지 않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마치 인조 속눈썹을 떼어낸 듯 속눈썹 모양이 그대로 벗겨지는데, 본인의 속눈썹 모가 절대 아니니 안심해도 된다. 심지어 눈에 안전하기까지 하다. 마스카라 액이 건조된 후 가루가 날리거나 여러 번 문질러 세안하지 않아도 되니, 에디터처럼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에게도 제격. 바르고 지우는 시간을 모두 합해 30초 남짓. 튜빙 마스카라, 그동안 왜 몰랐을까?
숨은 튜빙 마스카라 찾기
튜빙 마스카라가 이런 기특한 효과를 내는 건 ‘폴리머’ 덕이다. 이 성분은 마치 라텍스 장갑처럼 속눈썹을 한올 한올 감싸는 역할 을 한다. 속눈썹 모를 둘러 싸는 형상이 ‘튜브’와 같아 튜빙 마스카라라 부르게 된 것. 해외에는 이런 류의 마스카라를 제품명에서부터 ‘튜빙 마스카라’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많지만, 국내에서는 찾기 어렵다. 하지만 분명 존재한다. 수많은 마스카라 중 튜빙 마스카라를 찾는 방법은 전성분을 보는 것이다. “일반적인 튜빙 마스카라 제형은 수중유 에멀션 제형으로 폴리머 중에서도 후막을 형성하는 피막 형성제가 다량 포함되어 있어요. 또 아크릴계 공중합체 수지를 대표적으로 사용하죠. 마스카라 전성분 중 ‘아크릴레이트코폴리머’를 포함한 성분이 있으면 튜빙 마스카라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코스맥스 책임연구원 박솔지의 설명이다. 좀 더 쉽게 찾고 싶다면 제품의 상세 페이지나 단상자에 ‘워터프루프’ 내지는 ‘생활 방수’라는 표현과 함께 ‘이지 워셔블 타입’이라는 언급이 있는지 확인하면 된다.
튜빙 마스카라도 다 달라요
먼저 해외 기사에서 언급한 제품을 먼저 테스트해봤다. 확실히 일반 마스카라에 비해 번짐이 적고, 있어도 오후 3시 이후에 아주 조금이었으며, 이마저 물티슈로 살짝만 스쳐도 지워지는 정도였다. 평소에는 클렌징 밤이나 오일과 클렌징 폼으로 2중 세안을 하는데, 튜빙 마스카라의 세정 용이함을 테스트하기 위해 우선 미온수로 얼굴을 적신 후 손가락이나 화장솜으로 마스카라를 닦아냈다. 일반 마스카라나 워터프루프 마스카라와 비교할 수 없이 깔끔하게 제거되었지만, 제품별로 차이는 있었다. “튜빙 마스카라에 함유된 아크릴계 공중합체 수지는 무엇과 배합되었는지에 따라 특성이 바뀝니다. 그래서 건조되는 속도, 점성, 부착력, 피막의 두께 등이 달라지는 거죠. 즉, 특성을 나타내는 주된 성분뿐 아니라 파우더나 왁스 등 다른 원료와의 상용성도 매우 중요해요.” 박솔지 연구원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 튜빙 마스카라라고 해서 모두 같은 효과를 내는 건 아니다. 폴리머 함량에 따라 세안 시 장갑을 벗듯 한 번에 떨어져 나가기도 하고, 일반 마스카라와 비슷하게 조각조각 떨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 롱 래시나 컬링 효과도 차이가 난다. 번지지 않고 아이 리무버가 없어도 된다는 점에서 이미 만족스러웠지만, 좀 더 파고들다 보면 이 중에서 내 인생 마스카라를 찾게 될 것 같았다. 에디터가 수급한 국내에서 판매 중인 튜빙 마스카라는 총 13개. 이를 모두 사용해보고 발림성, 속눈썹 완성도, 세정 용이성을 평가해 베스트 튜빙 마스카라 4가지를 골랐다. 지우기 귀찮아서, 번질까 두려워서, 마스카라 가루가 눈에 들어가서 등 온갖 이유로 마스카라를 멀리하고, 속눈썹 연장이나 인조 속눈썹을 착용했다면, 이 제품들을 반드시 점찍어두길 바란다.
BEST TUBING MASCARA
1 클리오의 샤프 쏘 심플 마스카라 #01 펌카라
마스카라 솔이 가늘고 섬세해 짧고 가는 속눈썹에 사용할 때 유용할 것 같다. 컬링 효과가 뛰어나 뷰러를 따로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 자연스러운 메이크업을 즐기는 사람에게 추천한다. 튜빙 마스카라 중에서도 쉽게 지워지는 편. 4g 1만6천원.
2 아워글래스의 언락드 인스턴트 익스텐션 마스카라 #울트라 블랙
일상에서의 번짐이 거의 없다. 습기가 가득한 공간에서나 번짐이 있는 수준인데, 이도 물티슈로 쉽게 닦아낼 수 있는 정도. 속눈썹이 적당히 풍성해 보이지만 뭉침 없이 깔끔하게 발리며, 세정 시 마스카라 용액이 조각나기는 하지만 한두 번만 더 문지르면 제거된다. 10g 4만5천원.
3 샤넬 뷰티의 이니미터블 엑스트렘
내 속눈썹이 길고 많아진 것처럼 자연스럽게 뭉침 없이 발린다. 마치 가닥으로 된 인조 속눈썹을 붙인 느낌. 하지만 지울 때는 조각으로 떨어지는 편이라 따뜻한 물로 눈가를 충분히 적신 후 손보다는 세안 패드를 사용해 닦아내는 것을 권한다. 6g 5만5천원.
4 타르트 by 세포라의 타르트레트 튜빙 마스카라
숱이 많게 타고난 듯 풍성해 보이는 글래머러스한 속눈썹을 연출한다. 민낯에 바르면 약간 어색해 보일 정도. 지울 때도 튜빙 마스카라라는 명칭에 걸맞게 한 번에 깔끔하게 지워진다. 8ml 3만4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