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점 말고, ‘눈동자 점’도 뺄 수 있다고?

깨끗한 눈동자, 건강한 눈빛을 위하여! 안과 전문의를 만나 흰자 위 점 제거 시술과 눈 건강을 지키는 방법에 대해 물었다. 

눈동자 옆에 있는 점이 계속 신경 쓰인다.
통상 희게 보여야 하는 흰자 위에 점이 있어 검게 보이는 현상이다. 점이 크게 위치하면, 흰자가 잘 보이지 않거나 심하면 눈 전체가 검게 보이기도 한다. 흰자는 공막과 그 위를 덮은 결막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공막은 안구 전체를 둥글게 싸고 있고 결막은 공막 앞면을 덮고 있다. 바로 이 반투명한 결막 위로 갈색의 점(모반)이 생기면 이를 결막모반이라고 한다. 상피와 진피로 나뉘는 피부처럼 결막도 깊이에 따라 상피층과 실질층으로 구분하는데, 상피층에 위치한 모반은 ‘단순결막모반’, 좀 더 깊어서 실질층까지 위치하는 모반은 ‘복합결막모반’이라고 한다. 

혹시라도 시력이 나빠지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결막모반 같은 흰자 질환은 시야, 시력 등 눈 기능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따라서 별도의 제거 시술이 필요한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흰자 위 점 형태로 나타나지만, 넓게 퍼져 흰자 전체가 누렇게 보이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색이 짙어지거나 커지면 불편하지 않아도 외관상 좋지 않아 제거 시술을 위해 병원을 찾기도 한다. 다만 복합결막모반은 볼록하게 형성되어 눈 건조증과 불편함을 유발할 수 있다. 

눈 속의 점을 티 안나게 제거하고 싶은데, 구체적인 시술 방법과 회복 기간이 궁금하다.
단순결막모반은 아르곤 레이저로 간단하게 제거할 수 있다. 결막 표피층의 점에 레이저 열로 화상을 입혀 제거하는 방식이다. 시술 시간은 5분 내외로 짧고, 결막 상피에는 통증세포가 거의 없어 아픔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또 흉터 없이 곧 재생되기 때문에 흔적을 남기지 않아 감쪽같다. 시술 후에는 염증 예방을 위한 안약을 2주 정도 점안하면 금세 회복된다. 복합결막모반은 레이저 시술이 아닌 결막을 잘라내는 수술이다. 결막절제술은 흉터나 충혈이 남을 수 있어 결막재건술을 함께 진행한다. 수술 자체는 간단하며, 15분 정도 소요된다. 

오타모반(공막모반)은 결막모반과 무엇이 다른가?
일본의 의사 ‘오타’가 처음 명명한 질환으로, 대부분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결막모반과 달리 선천성 질환이다. 마찬가지로 눈 건강에는 영향이 없으나 흰자위가 검게 보여 일상에 지장받을 수 있다. 점이 흰자 위 넓게 분포해 눈 전체가 검은색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을 정도. 눈의 공막 윗부분에 분포한 점을 떼어내어 제거하면 깨끗한 흰자로 눈을 맑아 보이게 할 수 있으며, 보통 수술 3일 후부터 정상 생활이 가능하다. 

10년 전 눈 미백 시술이 한창 유행했다. 부작용으로 문제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해당 시술과 달리 안전할까?
수술의 기본은 무엇보다 안전이다. 위에서 언급한 두 수술 모두 대한안과학회지와 해외의 유수 SCI 논문에 수술 과정과 경과 등이 다수 보고되었다. 논문심사 위원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게재한 안전한 시술인 셈이다. 이 외에 최근 미용과 관련한 안과 시술과 수술이 많아진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정상 검은자, 결막에 질환이 없음에도 눈동자 색 변환, 동공 확장 등 미용을 위해 과도하게 시술하는 것은 눈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위험하다. 

점이나 주근깨가 많은 피부라면, 결막모반이나 공막모반과 같은 흰자 질환에 더 취약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피부질환과 결막모반, 오타모반은 관계가 없다. 결막모반은 자기도 모르게 생기는 경우가 많다. 피부에 점이 생기는 것처럼 특별한 원인 없이 갑자기 나타나기도 하고, 자외선이 흰자 위 멜라닌 세포 활성화를 유도해 생겨나기도 한다. 반면 오타모반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선천성 질환이다. 따라서 두 질환 모두 별도의 예방법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결막모반, 오타모반을 제거할 때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무엇인가?
시술과 수술 후 만족도가 매우 높다. 대다수 환자는 흰자 위에 점이 있거나 흰자가 검게 보여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고 한다. 상대방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기 두렵다며 대인기피증이 있거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 ‘수술 후 자신감도 생기고 성격도 활발해져서 대인관계가 원만해졌다’고 말하는 것을 여럿 보았다. 해당 시술과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의학적인 면뿐 아니라 정서적인 면을 고려한다면 제거가 필요할 때도 있다. 

해외에서도 안과 시술과 수술을 위해 국내 병원을 많이들 찾는다고 들었다.
외국에서는 모반을 물리적으로 자르는 방법을 권하는데, 결막모반을 잘라내려면 상피뿐 아니라 안쪽 조직까지 제거하게 되어 충혈과 흉터가 후유증으로 남는다. 이렇다 보니 진단을 정확하게 내리지 않거나, 시력에 영향을 주지 않으니 그냥 살아도 지장이 없다고 말하는 케이스가 많다. 요즘엔 메일로 문의하고 예약하는 외국인 환자가 늘었다. 치료가 어렵다고 생각해 포기했다가, 시술과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찾아오는 거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의료 선진국에서도 연락이 많이 온다. 

최근 해외에서 눈동자에 컬러를 입히는 타투 시술이 화제다. 엘프처럼 보이고 싶다며 푸른빛의 눈동자를 한 여성, 외계에서 온 악마를 콘셉트로 해 눈 전체를 검게 만든 남성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눈동자 색을 결정하는 건 홍채인데, 이 색은 바꿀 수 없다. 결국 맑은 유리처럼 투명한 조직인 검은자, 즉 각막에 색을 입히는 거다. 그런데 각막은 ‘시력’과 관련된 아주 중요한 조직이다. 눈 가운데 동공 부위만 남기고 각막 중간층에 색소를 입힌다고 소개하던데, 아주 위험한 수술이다. 각막은 눈 안쪽에 병이 생겼을 때 들여다보기 위해 반드시 투명하게 유지해야 한다. 색을 입혀버리면, 눈 안에 염증이 생겨도 발견할 수 없다. 게다가 백내장이나 망막박리, 녹내장 같은 심각한 질환이 생겨도 진단하기 어렵고, 설사 발견하더라도 치료나 수술이 거의 불가능하다. 시력에 관여하는 눈의 각막에 색을 입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안과 전문의의 눈 관리 방법이 궁금하다.
직업상 하루 종일 컴퓨터 모니터와 수술현미경을 들여다봐야 하기 때문에 눈을 혹사하는 편이다. 그래서 정기적으로 시력검사, 안압검사, 안저검사(동공을 통해 눈 안쪽의 망막과 시신경을 보는 검사)를 받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눈 질환은 원상 회복이 어렵다는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괜찮아지겠지 하면서 병을 키우다가 심각해진 후에야 안과에 가는 일이 없도록 사소한 증상에도 관심을 기울일 것을 당부한다. 현대인 대부분은 컴퓨터 앞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고,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본다.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안과 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 또 루테인 등 눈 영양제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에디터
김민지
포토그래퍼
CARLOS TEIXEIRA
모델
MAGA ABRAMOFF
스타일리스트
PATRYCJA JURASZCZYK
헤어&메이크업
SUSANA SANCHE
아트디렉터
JOSÈ SANTANA
도움말
권지원(한양대학교 명지병원 안과 전문의 & 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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