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URE FOREST 얼루어 나무 심기 캠페인

5월의 마지막 주 화요일, 이촌한강공원에 조성된 ‘얼루어 숲’은 탄소를 줄이고 대기환경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에서 비롯했다. 직접 심은 조팝나무 4000그루가 만든 초록빛 물결.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쬐던 5월 28일, 이촌한강공원 한편에 울창한 ‘얼루어 숲’이 탄생했다. 폭넓은 콘텐츠로 환경과 관련한 고민을 나누는 <얼루어>의 탄소 상쇄 프로젝트가 드디어 결실을 맺은 것. 탄소 상쇄권 기부 릴레이 캠페인 ‘얼루어 탄소 발자국 챌린지’와 지난 4월 22일 열린 ‘제13회 얼루어 그린 캠페인’까지, 개인은 물론 셀럽과 인플루언서, 환경을 고려하는 여러 기업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챌린지 기부금과 ‘얼루어 그린 캠페인’ 수익금 중 일부를 모아 마련한 조팝나무 4000그루는 연간 약 1.2톤의 탄소 저감 효과를 거둔다고 한다. 탄소중립의 의미와 중요성을 전하려고 나무 심기에 나선 우리를 응원이라도 하듯 활동하는 내내 하늘은 맑고 푸르렀다.

‘얼루어 숲’ 앞에 꽂은 팻말.

오후 1시 30분, <얼루어>를 비롯해 탄소 크레딧 기부 앱 카본몬스터를 개발한 제시아플랫폼과 환경보호에 앞장서는 러쉬코리아, 지구 환경보호 실천을 전개하는 환경실천연합회 구성원이 집결지인 이촌한강공원 4주차장에 하나둘 모여들었다. 활동하기 편한 옷차림의 참가자들은 나무 심기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친 듯했다. <얼루어> 팀은 단체복을 맞춰 입고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햇빛에 피부가 그을리지 않을까 걱정하며 모자와 선글라스를 챙긴 참가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모든 인원이 모이자 환경실천연합회 주도하에 다 함께 활동지로 이동했다. 조팝나무 4000그루가 식재될 장소는 이촌한강공원 한강대교 북단 오른쪽에 위치한 한강경찰대 이촌센터 옆. 폭 50m 남짓한 땅 위로 식재를 위한 구획이 표시되어 있었다.
참여 기관 각각의 짧은 인사가 끝나자 오늘 활동을 안내할 환경실천연합회 활동가의 설명이 이어졌다. 활동의 의미와 식재 방법을 일러준 뒤 안전에 각별히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설명을 집중해서 듣는 참가자들의 모습에서 나무 심기 활동에 대한 열정이 느껴졌다. 본격적인 활동에 앞서 참가자 40여 명을 6개 조로 나누고 굳은 몸을 푸는 간단한 준비운동을 했다.

식재에 사용된 모종삽. 나무 심기에 집중하는 <얼루어> 팀원들.

만반의 준비를 마친 참가자들은 장갑과 팔토시를 낀 채 한 손에 커다란 대삽을 들었다. 식재 활동의 첫 번째 단계는 땅 고르기. 뭉친 흙은 부드럽게 풀고 사이사이 박힌 돌은 빼내며 나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주는 거다. 삽질이 처음인 이들은 낑낑거리기도 했지만, 이내 요령을 터득해 곧잘 땅을 골랐다. “와, 이렇게 큰 돌이 있어요?” 여기저기서 탄성이 쏟아졌다. 땅이 어느 정도 정리되자 활동가가 곧장 다음 단계로 안내했다. 나무가 튼튼히 자라도록 본래 있던 흙에 상토를 배합하는 일이었다. 구획당 상토를 한 포대씩 고르게 뿌리고, 흙과 상토가 적절히 섞이게 삽으로 흙을 이리저리 뒤적였다. 따가운 햇살과 참가자들의 열의 넘치는 움직임으로 활동지에는 열기가 가득했다. 땀을 흘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입가에는 은은한 미소가 흘렀다.

노끈으로 묶여 있는 조팝나무 묘목을 일일이 풀고 미처 제거하지 못한 비닐을 뿌리에서 떼어냈다. 묘목을 심는 방법은 간단하다. 삽이 들어갈 정도의 깊이로 땅을 좁게 파고 그 안에 분리된 묘목의 뿌리를 넣은 뒤 흙을 덮어 밟아주면 된다. 단, 일정한 간격을 두고 심어야 고르게 자랄 수 있다. 초반에는 너도나도 대삽과 모종삽을 들고 땅을 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덧 완벽한 분업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몇몇이 땅을 파면 다른 이들은 엉킨 묘목 뿌리를 풀어 바닥에 뉘어놓았다. 텅 빈 땅은 어느덧 파릇파릇한 조팝나무로 빼곡히 채워졌다. 높은 기온 탓에 중간중간 그늘에 앉아 물과 간식을 먹으며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조팝나무가 건강히 자라도록 땅을 다지고 있는 <얼루어> 팀원들의 모습.

오후 3시가 다 되어갈 무렵, ‘얼루어 숲’은 꽤 모양새를 갖췄다. 주변 쓰레기와 돌을 치우며 식재는 마무리됐다. 마지막 순서는 나무가 땅에 뿌리를 깊이 내리도록 물을 듬뿍 주는 일. 커다란 대야 두 개를 가득 채운 물을 물조리개에 옮겨 담아 몇 번을 오가며 마른 땅을 촉촉하게 적셨다. 참가자들은 물을 가득 넣어 무거운 물조리개를 있는 힘껏 나무 위로 들어 올려 물을 주면서 뿌듯함을 만끽했다. 자칫 힘들고 처질 수 있는 뒷정리도 여럿이 하니 빠르게 끝났다. 온 힘을 다해 완성한 ‘얼루어 숲’ 앞에 서서 단체 사진도 찍었다. 더운 날씨에 몇 시간 동안 지속한 야외 활동으로 녹초가 될 법도 하지만, 참가자들은 해맑은 얼굴로 서로를 살폈다. 곳곳에는 함께 힘을 합쳐 만든 결과물을 카메라에 담으며 기록하는 이들도 있었다. 하늘은 여전히 맑았고, 떠다니는 구름마저 아름다웠다. 탄소 저감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한자리에 모인 참가자들이 어느 때보다 값진 만족감을 느꼈기를 바란다.

에디터
이재윤
포토그래퍼
OH EUN 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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