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꽃, 바다 그리고 겐조 퍼퓸과 향기로운 외출에 나선 성한빈.

베이지 스트라이프 드레스 셔츠는 랑방(Lanvin). 팬츠는 아미(Ami). 슈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티셔츠는 더 로우(The Row). 화이트 데님 팬츠는 이자벨마랑(Isabel Marant). 벨트는 SEFE. 모자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화이트 티셔츠는 더 로우.

A 하루 종일 할 게 많죠? 이제 이 인터뷰만 마치면 퇴근입니다.
정말 즐거웠어요. 사진도 마음에 들고요. 남은 인터뷰도 제가 한번 잘해보겠습니다!

A <얼루어> 7월호의 얼굴이 됐습니다. 7월 10일은 제로베이스원의 데뷔 1주년이기도 하죠. <보이즈 플래닛>을 종종 봤는데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정말 보셨어요? 혹시 원픽이…?

A 하하! <얼루어>는 물론 성한빈! 벌써 1년 가까이 흐른 걸 실감해요?
너무 감사하게도 바쁘게 달려왔어요. 체력적으로는 힘들 때도 있었지만 멤버들과 돈독해지면서 그 시간도 즐겁게 이겨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 이제 팬 분들인 ‘제로즈’ 분들과 함께 이룬 과정과 성과가 너무 감사하고요. 시행착오가 없지는 않았지만, 1년 동안의 활동에 자부심이 있어요. 지난 1년간의 경험이 앞으로도 너무 큰 영양분이 될 것 같아요.

A “둘, 셋, D1, Be the ONE! 안녕하세요, 제로베이스원입니다”라는 인사는 늘 리더인 성한빈에게서 시작되죠. 이런 인사말은 평생 가더군요.
너무요. 오래 하고 싶어요. 그러려면 잘해야 해요.(웃음)

A 초심을 담은 인사말의 의미를 알았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어요?
대화할 때 자주 하는 말이 초심이에요. 처음 시작할 때만큼의 에너지와 열정을 잘 끌어와서 잘해야 한다는 말을 많이 해요. “D1, Be the ONE!”이라는 말이 그런 초심과 저희가 가진 불씨에 가까운 용어거든요. 저한테는 너무 의미 있는 구호예요.

A 한빈 씨의 초심은 뭐였어요?
다른 꿈을 좇다가 아이돌을 꿈꾸게 되었죠. 원래 꿈을 포기하고 넘어올 정도의 확신이 있었어요. 그 순간에 대한 마인드라고도 할 수 있고요. 꿈을 향한 에너지도 있죠. 이번에 시상식을 준비하면서도, 작년에 데뷔할 때도 멤버들과 그런 얘길 자주 해요.

A 마지막까지 갖고 싶은 마음은 뭔가요? 초심과 다를 수 있잖아요.
팬 분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그거는 꼭 끝까지 가져가고 싶어요. 저를 믿어야 팬 분들에게도 믿음을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 자신을 잃지 않는 거, 그것도 제게는 중요한 목표점인 것 같습니다.

A 스스로에 대해 믿고 있는 건 뭔가요?
저는 사실 순하고 바르고, 외면적으로도 조금 그렇게 보일지라도….

A 보기와는 다르다?
네, 진짜로 해야 하는 일과 그런 열정에 있어서는 완전히 직진이에요. 밀고 나가는 추진력도 있고요. 뭘 해야 하는지 정해졌다면 곧장 직진할 정도로 그런 열정을 갖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어요.

A 오래전에 아이돌이 될 거라는 말을 들었다면 뭐라고 했을 것 같아요?
사실 상상도 못했던 일이죠. 하지만 아이돌의 꿈을 꾸고 있었다면, 무조건 믿었을 것 같아요. 믿음이 있어야 그 목표 부근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타입이에요. 아마 “나도 알고 있어”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요?

A 데뷔 전과 후 성한빈은 뭐가 가장 달라진 것 같아요? 세상 사람이 내 존재를 아는지 모르는지 이건 정말 큰 변화 아닌가요?
너무 크죠. 카페에 가도 맛있는 거 하나 챙겨주시거나 할 때 너무 감사하고요. 가장 달라진 점은 저를 사랑하고 응원해주는 함께할 우리 팬 분들이 생겼다는 거예요.

A 그렇게 해서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한 9명이 함께하게 되었어요. 멤버들과 있을 때는 어떤 모습이에요?
활동기에는 잠이 모자라서 조금 조용할 때도 있는데, 엄청 활발해요. 잠깐 자고 일어나면 또 텐션을 높이면서 “이제 재밌게 하러 가자!”라고들 하죠. 밥먹을 때도 시끄럽고, “맞아 맞아!” 하면서 놀아요. 약간 친척 집 놀러 온 느낌. 맨날 보는데도요.

A 그 친척 집에서 어떤 역할이에요?
중재하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요즘은 좀 물 흐르듯이 같이 참여해요. 저도 텐션이 결코 낮지 않아요. 항상 ‘상’ 정도에 머무는데, 리더 모먼트가 필요할 때만 ‘중’ 정도.

A 리더로서 누리는 특권은 없나요?
없어요, 전혀. 저희 제로베이스원은 MZ 팀이다 보니 그런 특혜는 존재하지 않고요. 리더라는 이유로 멤버들과 대화를 많이 할 수 있는 게 가장 큰 특권이지 않을까? 사실 생각해본 적이 없었는데, 질문을 받고 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어요.

A 늘 다 같이 있다가 오늘은 혼자 촬영했네요. 좀 심심했나요?
아무래도 조금 허전하죠. 왜 가끔 가다가 이제 다른 스케줄이 있어서 멤버들이 한두 명씩 없을 때 그 9명에서 7명이 돼도 되게 비어 있는 느낌이었는데 아무래도 혼자여서. 한 명의 빈자리도 엄청 커요. 각자만의 역할이 다 있어서.(웃음)

A 리더 입장에서 가장 큰 조력자는 누군가요? 부반장 역할을 하는 사람.
건욱이? 요즘에는 규빈이가 좀 떠오르고 있고요. 상황을 잘 정리하려고 노력하는 그런 꿈나무, 규빈이가 있습니다.

A 점점 성장하는 걸 느끼나요? 새로운 목소리를 발견하기도 하고요?
처음에는 댄스 퀄리티에 주로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노래도 너무 중요해졌죠. 노래뿐 아니라 얼굴도, 끼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니 2집 서브 타이틀곡 ‘Take My Hand’ 녹음이 의미 있는 기억으로 남았어요. 원래 작곡가님이 생각하던 방향이 있었는데, 제가 부르는 걸 듣고 곡 전체 분위기가 한 번 바뀐 적이 있어요.

A 그 경험으로 보컬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나요?
저한테는 너무나 값진 경험이었어요. 열심히 한 보람도 있었고, 나를 좀 더 믿고 더 다양한 걸 약간 도전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죠.

A ‘올라운더’라고 많이 표현하는데, 사실은 좀 부담스러운 타이틀일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어떻게 다 잘해요.
약간은 즐기고 있어요. 올라운더에 가까워지려고 계속 노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랩은 빼고요. 랩을 제가 지금 한 세 번째 해봤는데, 노력해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A 데뷔 후 제로베이스원이 가장 자랑스러웠던 때는 언제였나요?
아무래도 데뷔 쇼케이스가 강렬해요. 우리는 이제 ‘제로베이스원’이구나! 올해는 새해 시작할 때.  2024년 1월 1일요. 연말 무대 할 때 해가 바뀌면서 새해가 됐는데, 우리가 함께 해를 보낼 정도의 사이가 됐구나 싶어 마음이 벅찼어요. 또 멤버 건욱이가 성인이 된 날이라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해서 더 뭔가 쫄깃쫄깃한 기억이 있고요.

A 올해 남은 6개월 동안 가장 기대하는 스케줄은 뭔가요?
앞으로 월드 투어를 준비하고 있어요. 또 성장한 제로베이스원의 모습을 어떻게 보여드릴지, 시작을 잘하고 싶고 그게 가장 기대돼요.

A 데뷔 후 여러 활동을 경험해보는 건 어떤가요?
오늘 딱 느꼈어요. <보이즈 플래닛>에서도 화보를 찍고 싶다고 말했는데, 오늘 처음으로 단독 화보를 찍었잖아요. 진짜 이런 기회가 더 많으면 좋겠다.(웃음) 촬영 들어갈 때 에너지가 확 느껴지면서 마냥 즐기게 됐어요.

A 옷 갈아입고 포즈를 취하는 동안 계속 그런 생각을 했군요?
너무 즐거웠고, 다음 컷은 또 어떻게 나올까 계속 설렜습니다. 제로즈들도 좋아해주면 좋겠어요. 제가 팬이어도 좋아하는 아이돌이 커버를 찍으면 자랑스러울 것 같아요. 저희 멤버들이 얼마 전 커버 촬영을 했을 때도 너무 자랑스러웠거든요.

A 지금처럼 다정한 말을 많이 하기로 유명한데, 평소 어떤 생각으로 사람들을 대하는지 궁금해지네요.
요즘은 두 가지예요. 행복한 일이 있으면 그런 에너지를 잘 전달하자. 혹시나 내가 기분 나쁜 일이 있어도 다른 사람에게 나쁜 영향이 가지 않게 하자.

A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는 유행어처럼?
비슷해요. 그리고 입을 최대한 닫고 귀를 많이 열자. 말을 아예 안 하는 게 아니라 대화를 잘하려면 타인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요. 그리고 타인의 기분을 잘 살피고, 위로해주고 싶어요.

A 오늘은 향수와 함께 촬영했어요. 멤버들도 향수가 있을 텐데 같이 쓰는 편인가요, 각자 자기 것이 분명한가요?
자기 것이 분명한데 향수는 제 걸 많이 빌려 쓰는 편이에요. 한 30병 있습니다. ‘플라워 바이 겐조’는 제가 데뷔 초에 자주 뿌렸고 ‘겐조 옴므’는 겨울에 많이 뿌렸어요.

A 하하, 공용으로 쓸 향수를 드려야겠군요.
공용으로 하나 두고 쓴다면 ‘로 겐조’를 고르겠습니다. 시원하고 여름에 어울리는 향이라 모두 좋아할 것 같아요.

A 요즘에는 ‘잠뿌’ ‘비뿌’ 같은 신조어도 있죠. 한빈 씨의 습관은 뭔가요?
보통 옷을 입고 마지막에 향수를 뿌리잖아요. 저는 샤워하고 향수 뿌리고 옷을 입어요. 그날에 따라서 향수를 정하고, 거기에 맞춰 옷을 입는 편이에요. 향수 정말 좋아해요. 만들어도 봤는데, 역시 사는 이유가 있더라고요.(웃음)

A 겐조의 세 가지 향을 온몸으로 표현했는데, 오늘 느낌은 뭐였어요?
오늘 느낌요? 화보와 커버 작업을 해보고 싶었는데 오늘 그 꿈이 이루어졌죠. 게다가 제가 좋아하는 향수와 함께요. 오늘 느낌은 살짝 플라워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마음이 그쪽으로 향했어요.

*본 기사에는 협찬이 포함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