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CK IN PLEASE / 감사합니다, 신하균 & 이정하

불편하지만 즐겁고, 즐겁다가도 불편한 배우 신하균과 이정하가 보낸 호텔에서의 하루. 

신하균이 입은 재킷과 팬츠는 어니스트 더블유 베이커 바이 10 꼬르소 꼬모 서울 (Ernest W. Baker by 10 Corso Como Seoul). 셔츠는 서커스폴스(Circusfalse). 네크리스와 링은 샬롯킴(Charlotte Kim).
이정하가 입은 재킷과 셔츠, 팬츠와 보타이, 포켓 스퀘어와 삭스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슈즈는 크리스찬 루부탱(Christian Louboutin).

카디건과 슬리브리스, 팬츠와 삭스, 슈즈는 모두 프라다(Prada).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니트와 쇼츠는 디올 맨(Dior Men).

신하균이 입은 재킷과 셔츠, 팬츠와 슈즈, 네크리스는 모두 디올 맨.
이정하가 입은 재킷과 셔츠, 팬츠와 타이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Bottega Veneta). 슈즈는 구찌(Gucci).

코트와 셔츠는 프라다. 선글라스는 까르띠에(Cartier).

| 신 하 균 |

A 오늘 화보 콘셉트 아시죠? 직장 상사와 보내는 호캉스.
말도 안 되는 콘셉트더라고요.(웃음)

A 하하, 그런데 그런 일이 있습니다. 출장 예산 문제도 있고요. 같은 침대까지는 아니더라도 트윈 룸을 쓰는 경우가 종종 있고.
얼마나 싫을까요? 일이라고 생각하니까 조금 이해되네요. 그런데 내가 호텔에 쉬러 가는데 상사와 간다? 그건 정말 이해가 안 돼. 생각해보면 군대 있을 때 그런 적은 있었네요. 원래 저는 매니저하고도 각방을 써요. 웬만하면 따로따로.

A 그 어색함을 위해 두 분을 호텔로 모셨습니다. 여행은 자주 하시나요?
마음에 맞는 사람이랑 종종 가는데, 호텔에서는 거의 잠만 자죠. 친구와도 가족과도 같은 방 안 씁니다. 무조건 방 따로요. 일 때문에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만 예외예요. 불편합니다. 혹시 내 소리 때문에 상대방이 깰 수도 있고 상대방의 뒤척임 때문에 내가 또 잠이 안 오고. 불을 켜도 되나? 싶고.

A 같은 방 쓰면서 미니바 먹고, 오늘처럼 같이 양치하는 것도 재미인데요.
남자들이 화장실에 왜 같이 들어가요? 미니바는 비쌉니다. 나가서 사와야죠.

A 여행을 해보면 개인 습관을 알 수 있는데 어떤 습관을 갖고 있어요?
짐은 꼼꼼하게 싸는 편이에요. 옷 많이 안 가져가는 따뜻한 나라를 좋아해요. 그냥 쪼리랑 반바지에 티셔츠만 입어도 되는 곳. 제가 다 계획 짜고 예약해요. 호텔도 동선에 맞춰서 가장 적당한 곳으로 예약하고, 책을 사보면서 공부도 다 합니다.

A 불편하다면 사원을 맡은 정하 씨가 좀 더 불편하지 않겠어요? 1998년에 데뷔했는데, 정하 씨가 98년생이죠.
제가 98년 데뷔인가요?

A <기막힌 사내들>, 98년작. 현장에서 막 무섭게 하지는 않으시죠?
그랬구나! 우리 일은 그러면 안 되죠. 그렇지만 제가 해줄 얘기는 하죠. 현장에서 지켜야 할 것들. 일과 관련된 것들은 좀 냉정하게 얘기해요.

A 가장 지켜야 하는 게 뭔가요? 시간 약속? 대사 숙지?
그런 건 너무 당연한 거고요. 현장에서의 집중력 같은 걸 얘기해요. 우리 일이 누군가에게 결과물로 즐거움을 주기 위해 하는 일이지, 우리가 즐겁자고 하는 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장은 좀 더 이성적이고 차가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A 진지하게 듣고 있을 정하 씨가 그려지네요. 어떤 후배인가요?
정하 씨가 질문을 많이 하거든요. 착하고, 순수하고, 굉장히 열심히 하는 친구라. 같은 배우로 만난 거니 사실 동등한 입장이죠. 나는 이 역할을 맡은 거고, 그 친구는 그 역할을 맡은 거고. 정하가 궁금해하는 거에 대해서는 얘기해주지만, 결국 연기는 누가 누구를 가르친다기보다는 본인이 깨우치는 거니까. 저는 가이드 정도죠.

A 요즘 젠지 사원을 설명하는 세 문장이 있는 것 아세요? “제가요?” “이걸요?” “왜요?”인데, 만약 후배에게 그런 말을 들으신다면?
이 쫘식이….(웃음)

A 곧 공개될 드라마 <감사합니다>의 ‘JU건설 감사실’에서도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이번 드라마의 신 팀장은 어떤 인물인가요?
감사밖에 모르고 사람을 믿지 않는 사람이죠. 쉽게 말하면 감사실은 횡령을 찾아내는 팀이니까요. 제가 하는 일이 어떤 믿음을 이용해서 죄를 짓는, 사람을 속여서 돈을 가져가는 일을 밝혀내는 것이기 때문에 칼 같은 면이 있어요. 지금 이 회사의 일을 해결하면 또 다른 회사에 스카우트되는 사람이죠. 반면, 정하 씨는 굉장히 따뜻하고 감성적인 역할을 맡았고요.

A 항상 새로움을 탐색하시죠. <감사합니다>의 새로운 점은 뭐였나요?
제일 좋아하는 대사가 “믿음을 이용한 죄가 얼마나 큰지 제가 최선을 다해서 보여주겠습니다”라는 대사예요. 그래서 선택한 것 같아요. 믿음을 이용한 죄, 믿음에 대한 이야기, 사람에 대한 이야기여서 좋았어요. 그리고 드라마에서 보기 어려웠던 감사팀을 다루는 것도 새로웠고요,

A 사실 회사원이 가장 만나고 싶지 않은 팀 아닌가요? 드라마에 감사실이 등장하는 장면은 주로 주인공이 억울하게 수난과 고초를 겪을 때죠.
드라마에서도 제가 나타나면 다들 막 일어나서 “무슨 일 난 거 아니야?” 그래요. 문제가 없으면 볼 일이 없는 사람들이니까.

A 괴물 같았던 <괴물>과 악에 물드는 과정을 보여준 <악인전기> 이후 오피스물을 선택했는데, 회사 생활이야말로 배우들은 잘 모르는 세계죠. 매일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드라마를 보면서 하루의 피로를 풀어요.
그렇죠. 저도 작품으로 맛만 보는 세계지만 퇴근하고 드라마 볼 생각에 기대되고 즐거운 마음을 드리고 싶어요. 시간을 내서 봐주시는 건데, 그 시간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늘 고민합니다.

A 신차일 안에도 그런 따스함이 있나요?
이야기가 가진 따뜻함은 있어요. 그렇지만 신차일은 원리원칙주의자고, 아무도 믿지 않아요. 왜 저렇게 됐는지 전사는 있죠. 과거의 트라우마도 있고요. 신차일은 내가 가는 길이 정말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어떤 분위기나 사람이나 상황에 흔들리지 않아요. 사실 요즘 그런 사람이 좀 드물잖아요. 그런 점이 좋았어요.

A 배우 신하균은 어떤 원칙을 계속 갖고 있나요?
저는 평소 삶과 일할 때를 명확히 구분해서 사는 편이라 일할 때 정해놓은 것들이 있어요. 일할 때의 루틴, 지켜야 할 것, 태도, 자세…. 작품은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지만, 내가 어떤 마음으로 임하고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가. 사실 거기서부터 시작된다고 보거든요. 이 이야기를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인물에 어떤 자세로 다가갈지를 고민해요. 그냥 대사만 외워서 현장에 가는 건 저랑 맞지 않는 일이에요.

A 인터뷰할 때마다 항상 부족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이번엔 자랑 좀 해보시면 어때요?
뭘 자랑해요…. 지금도 잠을 못 자요. 촬영하고 들어가면. 아쉽고 결과물 나올 때까지 불안하고. 오늘도 화보 촬영 끝나면 대사 공부해야 해요.

A 언제쯤 숙면을 취할 수 있나요?
작품이 다 끝나야죠. 그때면 여행도 갈 수 있겠죠.

A 인터뷰가 어려운 분으로 알려졌는데, 제가 한 다섯 번 만난 바로는 항상 담백하게 재미있는 인터뷰를 하는 분이죠. 왜 어렵다는 소문이 났을까요?
그러게요. 이런 지면 인터뷰는 좋아해요. 앞에 카메라만 없으면 괜찮습니다.

A ‘꽁꽁 얼어붙은 고양이’ 챌린지를 그렇게 잘하시는데 못할 게 있나요? 후배들보다 잘하시는 모습을 보니, 지금 시대에 데뷔했다면 아이돌 못지않는 엄청난 소녀 팬을 생성했을지도요.
뭘 잘해!(웃음) 다 보셨구나 그걸…. 저희 홍보팀이 가르쳐준 걸 그냥 따라 한 거예요. 저도 예전에는 소녀 팬들이 있긴 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도 그렇고 예전도 그렇고 그냥 신뢰받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밖에 없어서.

A 예전에 춤 좀 추셨죠? 아무리 생각해도 리듬감이 남다르던데.
당연히 있죠, 왜 없겠어요? 드라마에서도 춘 적 있고. 제가 음악을 좋아합니다. 제가 딱 서태지 세대거든요. 우리 때도 있었어요, 댄스 가수가. 그다음에H.O.T, 젝스키스 같은 아이돌이 나왔고요. 저는 그걸 관통해온 사람이죠. 음악을 정말 좋아해요. 차에서도 항상 음악을 틀죠. 작품 촬영할 때도 음악이 주는 영감이 되게 커요. 저는 연기에도 리듬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A 글도 그렇습니다. 글도, 인터뷰도 리듬감을 부여하기 위해 몇 번이고 매만지고 수정하는 과정을 거치거든요.
맞아요. 그때 음악이 큰 도움을 줄 수 있어요. 연기도 그냥 대사만 외워서 할 수 있는 게 아니죠. 캐릭터의 리듬감과 호흡에 맞춰서 템포를 주고 또 이제 대사를 얹어야 하는 거니까. ‘이 신에 맞는 음악이 뭘까’ 제가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서 들어요. 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느낌을 음악으로 들어요. 나중에 작품에 실제로 음악이 입혀지지만, 그전까지는 저만의 감성으로 듣죠. 그런 시간이 저는 되게 좋거든요.

A 오늘은 뭐 들으면서 오셨어요?
오늘처럼 너무 가까운 거리나 별생각 없을 때는 재즈나 93.1 FM 라디오를 들어요.

A “아쉬운 부분도 있고, 보람 있는 부분도 있고”. 이게 배우 신하균의 어록이 되면서 시트콤에 대사로 차용되기도 했습니다. 이번에는 어떤가요?
아쉬운 건 매일 있어요. 보람되는 건, 아직 촬영 중이니까 작품이 끝나면서 천천히 생각해보려고요. 가장 큰 보람은 결과물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거죠. 그 시간을 즐겨주셨으면 하고요. 그러면 제가 부족하고 아쉬운 게 있어도 보람이 큽니다.

A 작품 안 할 때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백수로 규정하시더군요. 긴 촬영이 끝나면 어떻게 보내실 생각인가요?
백수죠, 누가 안 찾아주면. 늘 말하지만, 저희는 선택받는 사람들이니까요. 또 나를 찾아주길 기다려야죠.

이정하가 입은 로브는 테클라(Tekla). 슬리브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하균이 입은 로브는 테클라. 네크리스는 샬롯킴. 슬리브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정하가 입은 레더 프린지 베스트와 팬츠는 폴로 랄프 로렌(Polo Ralph Lauren). 브레이슬릿은 샬롯킴. 셔츠와 볼로타이, 카우보이 햇과 벨트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신하균이 입은 재킷과 셔츠, 팬츠와 타이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 부츠와 카우보이 햇은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레더 재킷과 셔츠, 슈즈는 모두 구찌. 네크리스와 링은 샬롯킴. 팬츠와 삭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 이정하 |

A 늦었지만 백상 신인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어, 이거 우리 드라마 제목인데요.

A 작년 인터뷰 전문이 ‘<무빙>의 봉석과 이정하가 두려움을 이겨내고 날아오른다’였는데 결국 잘 날고, 인정도 받았어요. 상 탔을 때 어땠어요?
너무 당황했어요. 제 이름을 저는 못 들었고요. 갑자기 윤정 누나가 일으켜서 화면을 봤는데 제가 있었어요. 너무 떨려서 진짜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오는 줄 알았어요.  작가님 얘기도 못했어요. 진짜 그 정도였어요.

A 1년 만인데, 그 사이 연예인 다 됐네요.
으하하, 무슨 말씀이세요. 아닙니다. 그냥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것 같아요.

A 1년 전과 확 다른 분위기가 느껴지는 걸요. 오늘 화보는 두 분 다 정말 즐기는 것 같았어요. 상황만 드리면 어쩜 그렇게 합이 척척 맞는지. 화보를 찍는데 자꾸 메소드 연기를 하시더라고요.
저도 진짜 진짜 즐거웠어요. 스튜디오보다는 이런 로케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상황을 주시니까 상상할 수 있었고요. 작년 <얼루어> 촬영 이후 운 좋게 화보 찍을 기회가 많았는데, 멋있게 보여야 하는 게 제일 어렵더라고요. 오히려 그런 거 신경 쓰면 더 이상하게 나오는 것 같다고 사장님이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어요.

A 1년 동안 다양한 활동을 경험했죠. 화보도 그렇고, 새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음악중심> MC도 됐고요. 뭐가 달라진 것 같아요?
맞아요. 너무 감사한 기회를 많이 얻었어요. 덕분에 사회성도 좀 는 것 같아요.

A 이런 순수함으로 대선배인 신하균 씨에게도 웃음을 주고 있나요?
선배님이 오히려 웃겨주세요. 촬영이 길어지면 선배님이 장난을 쳐서 분위기를 만들어주세요. 그럴 때조차 그 캐릭터로서 웃겨주셔서 그게 너무 멋있어요.

A 자, 오늘은 ‘직장 상사와의 호캉스’에서 사원 역을 맡으셨어요. 즐겁지만 불편하고 불편하지만 즐거운.
정확하세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웃음)

A 신하균 씨와 호캉스, 소속사 대표님과 호캉스를 한다. 뭐가 더 나아요?
당연히 하균 선배님이랑 하죠. 대표님요?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힐 것 같아요.

A 그래도 아까 베개 싸움 장면에서는 선배님을 한 대도 못 때리던데. 그 짧은 순간에 신하균 씨와 함께 베개 싸움의 합을 짜는 걸 보고 감탄했습니다.
제가 어떻게…! 선배님 엉덩이 만지는 신이 있는데, 잘 못해서 NG가 많이 났어요. 계속 선배님이 괜찮아! 괜찮아! 하셔서 점점 세게 칠 수 있었고, 오케이가 났어요.

A 멱살 잡는 신은 없어요?
그건 <무빙> 때 양동근 선배님. 너무 어려웠죠 그때도. 정말 대단한 선배님들이고 선배님들을 존경하는 마음이 크니까 정말 어려워요.

A 호캉스는 해본 적 있나요?
한 번도 안 해봤어요. 만약 저한테 호캉스 갈래, 가평 빠지에 갈래 하면, 가평을 갈래요. 그런데 호텔에서도 수영할 수 있으니 그런 건 좋아요. 바닷가에 있는 호텔이면 더 좋고요. 그런데 호텔에서의 로망은 있어요. 룸서비스 잔뜩 차려 먹는 것. 사실 지금까지 여행다운 여행을 못해봤어요. 시간도 없었고요. 한번쯤 가보고 싶어요.

A 어딜 가보고 싶어요? 위시 리스트를 말해본다면.
가까운 데부터 시작해볼래요. 오키나와 요론섬은 어떨까요.

A 멀어요. 비행기 타고 그다음에 또 페리나 비행기 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오히려 좋아요. 사람 없고!

A <감사합니다> 촬영이 한창이니 끝나면 여행을 갈 수 있겠군요. 이 작품은 어떻게 하게 됐어요?
<무빙> 이후에 제안받은 작품이에요. 작품이 일단 너무 재밌고요. 그리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면서 에피소드 형식인 작품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무빙>과 곧 개봉할 영화 <빅토리>에서는 계속 학생 역할을 했는데 회사원 역은 처음이라 도전해보고 싶었고요. 제가 하고 싶었던 모든 게 다 들어 있어서 너무 하고 싶었어요. 저는 그러니까 벽을 타는 역할인데요. 그것도 좋았고요.

A 진짜로 벽을 타요? 증거를 수집하러 직접 뛰는 역할인가 보죠?
정확하십니다. 진짜 벽 타요. 저 와이어도 없이 탄 적도 있어요. 한 번도 아니에요. 저는 증거를 찾고 걸리면 선배님인 신 팀장님이 와서 지켜주세요.

A 그게 바로 팀이고 팀워크죠.
그래서 저는 베개 싸움할 때 방어만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웃음)

A <감사합니다>의 구한수는 어떤 사람인가요? 정하 씨와 닮았어요?
저랑 전혀 안 닮았어요. 한수는 여러모로 저랑 달라요. 예를 들어 다른 회사 사람들은 감사팀을 싫어하거든요. 그런데 한수는 그걸 몰라요. 정말 순수하게“왜 사람들이 우릴 미워하냐”는 식이죠. 정당한 일을 한 건데 왜 싫어하는 거냐? 반문해요. 제가 봐도 참 순수한 캐릭터입니다.

A 실제 팀워크를 위해서 배우들이 따로 모이기도 했나요?
촬영 들어가기 전에 선배님께서 술을 사주셨어요. 잘해보자. 이제 한 팀이니 케미 좋게. 언제든지 의견이나 궁금한 거 있으면 말하라고 하셨죠. 의견이 있으면 다 수용해줄 수 있고, 같이 맞춰가자고 하셨고요.

A 신하균 씨 말로는 정하 씨가 그렇게 질문이 많았다던데요.
말을 못하고 있었어요. 선배님이 언제든 질문하라고 하셨는데도 머뭇거리고 있었죠. 그랬더니 옆에서 해보라고, “선배님은 언제든 열려 있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때부터는 궁금한 거, 고민되는 걸 다 여쭤봤어요.

A 뭘 그렇게 물어봤어요?
연기죠! 지금까지 하신 작품도 대단하시지만, 현장에서 직접 보는 선배님은 진짜 너무 멋있어요. 작품에 대한 것도 여쭤보고요. 정말 연기를 잘하고 싶은데 그게 어려우니까요. “선배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런 장면에 있어서 저는 이런 준비와 연습을 해왔는데 맞을까요?” 주로 이런 대화들이에요. 제 연기를 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제게 연기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제가 어떤 의견을 드려도 항상 방법을 제시해주세요. 대단하십니다.

A 현장에 그런 좋은 롤 모델이 있다는 건 어떤가요?
거의 그냥 현장이 수업 같아요. 선배님이 하신 말씀이 있어요. 아무리 촬영이 길어도, 배우가 신이 많아도 카메라 앞에 서는 시간은 하루에 거의 한두 시간밖에 안 된다. 근데 그 한두 시간에 우리가 집중을 못하면 배우라고 할 수 있겠느냐. 그 말씀이 마음 깊이 와닿았어요.

A 신 팀장과 한수 사이는 어때요? 아까 신하균 씨에게 설명드렸는데 젠지 사원의 세 마디를요. “제가요, 이걸요, 왜요?”
어제 촬영에도 “왜요?” 있었고요. “저요?”도 자주 하고.(웃음) 가끔 보면 한수가 다 잘못해요. 저희가 정말 예측할 수 없는 사건이 많아요. 캐릭터들 간 감정이 공유되면서 닮아가는 점도 재밌는 것 같아요. 저는 <감사합니다>는 신차일과 구한수의 성장기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A 한수는 역시 젠지 사원이군요. 젠지 사원의 장점도 느끼죠?
초반에는 그러다, 점점 성장합니다! 젠지 사원의 장점? 편해요. 아무것도 모르니까. 스트레스 덜 받아요. 깨달았을 때 스트레스 받는 거 말고는 그전까지는 폭풍 전야처럼 평화로워서 좋아요.

A 극 중 구한수는 감사실에 언제까지 근무할 것 같나요?
근데 한수가 고집이 있어요. 눈치는 조금 없지만 열정이 있거든요. 감사실에 들어간 것도 플로리다에 꼭 가겠다는 한수의 꿈이 있어서고요. 이제 감사를 점점 알게 되고, 팀장님처럼 되고 싶지 않을까요? 그럼 포기하지 않고 쭉 날아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머리로는 15년 다닐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음은 매일 사표 쓰려나요?

A 한수처럼 정하 씨도 매일 성장하고 있겠죠. 데뷔할 때와 뭐가 제일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생각보다 제가 부끄러움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그전에는 많은 사람 앞에 설 기회가 없어서 몰랐던 것 같아요. 좀 더 당당히 하려고 노력하죠. 그리고 제가 두서없이 말하는 것 같아서, 그걸 좀 보완하고 싶고요. 제 안에 욕심이 점점 커져요,

A 어떤 욕심이에요?
전에는 연기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이었다면, <감사합니다>를 찍고 나서 진짜 연기가 뭔지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릴러 작품을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들고요. 악역, 오컬트도 해보고 싶고 대작 영화의 커다란 세트도 경험해보고 싶고요.

A 신 팀장에게 감사를 당해도 그 마음은 그대로일까요?
연기에 대한 마음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어요. 그거랑 비빔국수 좋아하는 건 아무리 감사를 당해도 그대로일 것 같아요. 그리고 또 있어요. 제목이 <감사합니다>여서인지 그 말이 새롭게 들려요. 말할 때도, 들을 때도 정말 기분이 좋아요.

에디터
허윤선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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